brunch

별~별 볼 일

3. 덕분입니다?

by 하리

그 어떤 꿈을 꾼 기억도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문자가 온 것이다.

' 축하드립니다. 최종적으로 선정되셨습니다.'

그랬다. 어디로부터 들어온 안내 톡의 짧은 내용 중에 유독 두레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뭔지는 잘 모르지만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한다는 건가 보네 하는 정도의 인식이었다. 그리고 마련된 설명회 자리에 갔다가 무려 석 달 열흘만에 맺은 첫 매듭이었다.

그 사이 할까 말까? 갈등도 많았고 만약에 하게 된다면 누구랑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더 큰 고민이었건만 아무것도 아는 바 없이 그저 두레라는 단어에 필이 꽂혔다. 게다가 내가 평소 하는 일과도 어느 정도는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그래, 또가 되든 개가 되든 한번 시도해 보는 거야.

너무나도 무모하고 막연한 도전장은 그렇게 혼자 딱 한 시간 집중적 공략의 설명회장을 나서면서 마음은 이미 서류통과는 물론 사람들과 합류하여 신나고 즐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고 있었다.

기쁨과 기대에의 부응은 먼 것 같은데 왜 그리 갈등도 많고 희비가 엇갈리는지 한마디로 내 마음 나도 몰라라였다. 그랬던 그 일의 결과가 8월 말일자에 통보를 받았다.

마을 주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함께 하겠다 하여 신청한 2022 관광두레에 당당히? 아니다 거의 억지로 선정된 것이다.


그사이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첫 예로 어떻게든 신청서류를 접수해야 하는데 기본 인원이 3명 이상이라야 했다. 곰곰 생각에 잠겨보니 마음을 홀린 두레란 낱말에 합당한 사람도 찾아야 하고 관광이란 단어에 걸맞은 상품도 마을 안에서 찾아야 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고민하고 찾은 것이 농촌체험이란 것을 상품화해볼까 싶었다. 다행히 동네 제일 입구에 있는 집부터 차례대로 살피자니 작물이 예전보다 다양했다. 주요 농산물인 참외에다 낙농가도 몇 되었으며 특수작물도 기대 이상으로 다양했다.

집집마다 손님을 치를 준비가 하나도 없이 가까스로 작물을 생산해서 판매하는데 이른 농가에다 이도 저도 아니고 원료 공급하는 것만도 허덕이는 우리 집 같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그냥 포기하기에는 무척 매력적인 단어였고 무언가 새로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치를 포기할 순 없었다.

나름 할만하다는 농장주와 틈틈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짧은 지식이나마 설득 작전으로 들어갔으며 거부하면 직접 찾아가기를 몇 번 한 뒤에 삼께 할 농장주들과 한 자리에 모였다. 드디어 마음이 모였다. 그리고 서류 준비를 시작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