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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석 Oct 19. 2023

2-1. 인도-갠지스강 평원의 형성

열차는 세계 최대의 충적 평야를 느리게 달린다. 

(사진 4개 : 경지 1개, 바라나시 강 1개, 아그라나 바라나시, 불교 발상지, 뉴델리 밤 항공사진 1개)

(지도 2개 : 지형, 테티스 해 퇴적)     


갠지스강을 끼고 있는 바라나시에서 오후에 바라나시 역으로 간다. 우리는 밤기차를 타고 타지마할 묘와 아그라 붉은 성이 있는 아그라로 갈 예정이다. 열차는 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역 건물은 흰색이고, 디자인에 인도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다. 힌두교 사찰 모습을 하고 있으며, 건물 꼭대기에 차크라(법륜)가 있다. 역 건물에 영어로 ‘바라나시’라고 쓰여 있다. 왼쪽의 힌디어도 ‘바라나시’일 것이다. 1862년에 개통되었으니 우리나라 구한말 무렵이다. 바라나시는 사방으로 철도가 뻗어 있는 철도 교통 요지다. 하루에 300대의 열차가 정차하며, 바라나시가 기종점인 열차도 45대나 된다. 

많은 사람들이 릭샤를 타고 역에 도착했다. 역 안은 사람들로 붐빈다. 사람들은 역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도 많다. 플랫폼에 염소들이 돌아다니고, 철로에는 쥐들이 왔다 갔다 한다. 사람들의 배설물도 꽤 보인다. 

출발 예정 시간은 오후 3시 35분이었으나 30분 늦게 출발했다. 그리고 12시간 40분 걸리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6시간이 더 걸렸다. 우리는 열차를 타고 가면서 훤할 때는 계속 철로 주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떤 역에는 원숭이들이 플랫폼에 모여 있다. 그들은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것일 게다. 

세계의 대평원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바다 아래서 퇴적된 암석이 수천 만 년 전 그대로 융기한 구조평야다. 기후가 적절하면 농사짓기에 유리하고 사람이 많이 살 수 있다. 서유럽 및 영국 대부분의 지역과 미국의 중앙 대평원이 그러하다. 반면 기후가 불리하면 사람이 살기 힘들다. 북부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 그 예다. 또 다른 대평원은 오랫동안 육지가 침식 받아 이루어진 경우다. 시베리아 대평원이다. 그러나 낮은 기온과 적은 강수량 때문에 사람이 살기 어렵다. 세 번째는 이들보다는 면적이 작기는 하지만 큰 하천 주변의 충적 평야다. 하천을 따라 흙과 모래가 운반되어 퇴적된 평야를 충적평야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충적 평야로는 가장 넓은 갠지스 강 유역의 대평원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거대한 충적 평야를 지나면서 과거의 바다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아프리카 남동쪽에 있던 인도 아대륙이 1억 년 전에 광대한 테티스 해를 지나 1년에 20센티미터씩 북상을 시작하여 5천 만 년 전에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한다. 이후 이 땅덩이는 1년에 수 센티미터씩 유라시아 대륙판 아래로 내려 들어가고 있다. 

현재의 페르시아 만 같았던 바다가 주변에서 떠내려 온 자갈, 모래, 흙이 쌓여 점차 바다가 메꿔지기 시작했다. 강가 강(영어로 갠지스 강)이 동쪽으로, 인더스 강이 서쪽으로 이 퇴적물들을 운반하여 거대한 평야를 만들었다. 인도반도 동쪽 벵골만과 서쪽 아라비아 해 사이의 바다를 완전히 메꿔, 섬이었던 인도 아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했다. 지도의 하얀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이 평야의 퇴적층 평균 두께는 1,300미터가 넘는다. 반면 갠지스 강과 인더스 강 사이에서 가장 높은 부분, 즉 갠지스강과 인더스강을 나누는 분수계의 해발고도는 350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바다가 메꿔진 퇴적층을 보면 얼음의 대부분은 바다 속에 있고, 일부만 떠 있는 빙하와 같다. 참고로 서울 남산 높이가 271미터, 롯데타워 높이가 555미터다. 이를 통해 지도에서 보는 인도 북부의 평야는 경사가 얼마나 완만한지 알 수 있다. 그래서 강가 강(영어로 갠지스강)은 배로 항해하기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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