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에서 북북동에서 남남동 방향으로 달리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
우리는 1월 13일 오후 인천공항을 떠나 저녁에 델리에 도착했다. 8시간 정도 걸렸다. 델리 안에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가 있다. 우리는 이곳 호텔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탔다. 첫 번째 여행 지역은 히말라야산맥 속의 네팔이었다.
그런데 10년 전 답사 자료집에 들어있는 여행 경로 지도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여태껏 네팔은 인도 북쪽, 따라서 수도인 뉴델리 북쪽에 있다고 알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뉴델리 북쪽으로 비행기가 날아갔어, 거기서 히말라야산맥을 봤던 거야. 이렇게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지금 살펴보니 네팔은 뉴델리의 동쪽에 있다. 왜 나는 이렇게 잘못 알고 있었을까? 인도 반도를 삼각형 모양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마름모꼴이다. 인도에서 펴낸 어떤 책을 보니 인도를 다이아몬드로 표현하고 있었다. 부끄럽다. 고등학교에서 세계지리 수업을 여러 해 했다. 칠판에 세계 지도를 그리고 그 위에 히말라야산맥이 포함된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도 많이 그렸다. 그때 히말라야산맥을 동서로 수평이 되게 그려왔다.
세계 지도 스케일에서는 이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인도 반도 스케일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수준에서는 히말라야산맥을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살짝 치우치게 그려야 하는 것이었다. 인도의 영토 형태를 삼각형 대신 마름모로 인식하는 게 더 적절한 것 같다. 인도에서 나온 어떤 책에는 인도 영토를 다이아몬드로 표현하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인도와 호랑이 모양의 한국은 반도이면서 중국과 국경을 같이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이아몬드에서 오른쪽 위의 직선이 히말라야산맥에 해당된다. 왼쪽 위의 직선은 인더스 강 유역이 되고,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 모서리는 세계적으로 긴 해안선이다. 그래서 인도는 중국과 국경 분쟁이 심각하고, 대서양 방향을 지키기 위한 해군 군사력도 매우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산맥이 이곳에 이런 방향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생대에 인도반도는 남반구의 대륙 가운데 있었다. 인도의 서쪽에 오늘날의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 남쪽과 동쪽에 남극대륙이 있었다. 1억 년 전 인도는 아프리카에서 분리되기 시작해서 테티스 해 북쪽으로 이동했다. 5천 만 년 전 결국 지금의 유라시아 대륙과 충돌해 지금의 북동-남서 방향으로 산맥을 만들었다. 테티스 해 해저의 퇴적암층이 위로 솟구쳐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산맥이 생겨났다. 그래서 현재 히말라야 산맥에서는 당시 바다에 살던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여행자들이 이 아름답고 장엄한 풍경을 보러 찾아온다. 우리도 그 중의 하나다. 이런 지리적 요인을 배경으로 인도는 중국, 파키스탄과 국경 분쟁이 심각하여 육군이 중요하다. 이것은 인도가 한국에서 자주포 등 무기를 수입해가고 있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대서양을 지키기 위한 해군의 군사력도 매우 중요하다.
지구상의 대륙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모든 대륙이 하나로 뭉쳐진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헤쳐 모여를 반복하고 있으며, 지금 헤쳐 상태인 대륙들은 몇 억 년 뒤 다시 합체될 수 있다. 현생 인류가 출현한 것은 20만 년 전이니, 몇 억 년은 까마득한 미래 이야기가 된다.
(네팔 전망대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관광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