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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 Jun 01. 2024

3.2 Sr Manager

D사에서 시니어매니저는 한마디로 팀장이야. 한 Function을 이끄는 리더로 밑에 매니저가 있을 수도 있고 그냥 어소시에이트이나 프로젝트 매니저만 있을 수도 있어.

보통 본인이 일을 잘하면 매니저까지는 승진이 가능해 하지만 시니어매니저는 자리가 생겨야 해. 누가 그 자리를 떠나거나 아니면 부서가 막 커지면서 없던 function이 생기거나.


나는 첫 번째였어. 일단 전체적인 Re-organization이 있었고 팀들의 조직체계가 많이 바뀌어졌어. 전에는 한도조정이라면 한 부서(보통 디렉터가)가 새 어카운트 한도설립부터 포트폴리오 한도조정까지 전 과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Re-org은 승인 사업부 포트폴리오 관리 사업부 이렇게 나눠서 만들어진 거야.


나는 소비자사업부의 포트폴리오 Pricing을 담당하게 되었어. 밑에는 4명의 팀원과 상하이에서 2명의 서포트가 있었고. 위로는 인도인 S디렉터랑 나를 인터뷰했던 중국계 Y VP사업부였어.


일은 재미있었고 보스들도 나를 밀어주는 분위기였고. 회사를 6년 넘게 다니다 보니 아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마케팅부서나 테크부서에서랑도 일을 진행하기가 수월했어.


시카고 다운타운에 집을 사서 산지도 한 2년, 와이프도 회사 잘 다니고 곧 딸이 태어날 예정이야. 영주권도 나왔고 그냥 삶이 편안했지. 그런데 한국에서 H사를 다녔을 때처럼 스스로에게 10년 후 내가 저 디렉터나 VP자리에 있으면 행복할까?라고 물었을 때 나의 대답은 Yes가 아니었어.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사는 도시인 시카고야. 정말 너무 멋진 도시야 여름에는 정말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단언할 수 있어. 스카이라인이 멋있고 한국직항도 있고 유나이티드 항공 본사에 또 허브공항이라 비행기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어.


하지만 정말 겨울이 너무 싫었어. 거의 6개월에 달하는 겨울이. 특히 2011년의 겨울은 최악이었어 눈이 너무 와서 사람들이 운전하다가 차를 버리고 대피했을 정도야. 아래 사진처럼.


그리고 근교에 여행할 곳이 없어. 미국의 공휴일은 보통 월요일이 많아. 그래서 그런 주말이면 어디 근교에 2박 3일 여행하면 좋은데 일단 미 중부는 정말 정말 평지야. 그 말은 산은커녕 오르락내리락하는 트레킹코스도 별로 없고 근교에 도시들 (새인트루이스, 밀워키, 인디애나폴리스 등)이 여행을 갈도시는 아니야. 좀 심심하지..


우리 둘 다 미국에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시카고를 평생 살 곳으로 정할 이유는 없었지. 그리고 기왕 사는 인생 금융의 중심이라는 뉴욕에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2013년 다시 한번 길고 긴 겨울을 보내며 와이프랑 뉴욕에 가서 살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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