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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 Jun 01. 2024

3.2.2 이직

봄에 딸이 태어났어. 아기도 돌봐야 하니 좀 쉬는 김에 이직준비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뉴욕으로 장소를 정하고 indeed, monster 같은 곳에 이력서를 올리고 잡서치를 시작했어. 목표는 겨울이 오기 전에 옮기자.


리쿠르터들한테 연락이 오기도 했고 직접 찾아서 지원하기도 했고. 그 결과 3군데에서 인터뷰가 진행되기 시작했어.


첫 번째 회사는 영국계 은행인 B사야. 글로벌한 회사고 그때 맨해튼바로 옆에 있는 롱아일랜드시티에 Analytics center of excellence를 만들고 전 세계 사업부의 Analytics를 서포트하는 곳이었어. 리쿠르터를 통해서 VP(미국 많은 은행에서 VP는 팀장이야) 자리를 진행했어.


두 번째 회사는 한때 시가총액 1등이기도 했던 C은행이야. 뉴욕에 빌딩이 많은데 그때 뽑던 위치는 B은행과 같은 롱아일랜드 시티였어. 여기는 당시 하던 일과 같은 이자율 정하는 부서 팀장인 VP포지션이었어.


마지막은 내가 일하는 업계에선 거의 1위 기업인 A야. 지금은 사라진 월드트레이드 센터 바로옆인 맨해튼의 다운타운 (맨해튼은 업타운-미드타운-다운타운 이렇게 나눠. 월스트리트도 다운타운에 있지). 여기는 그냥 막무가내로 회사 잡사이트에서 지원한 이자율 정하는 부서의 Director(A사의 디랙터는 팀장이야) 포지션이었어. 일은 C은행이랑 똑같았지.


보통 미국의 이직은 추천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는 낙하산이라고 나쁜 눈으로 보기도 하지만 미국에선 더 장려하는 일이야. 좋은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는 것도 능력으로 평가받고 아무래도 추천으로 지원 시 웬만하면 서류전형은 통과하기가 쉽지. 그런데 나는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지원했어 몬스터 인디드 같은 곳에 이력서를 올렸더니 리쿠르터들이 알아서 붙기도 했고.


모두 다 전화인터뷰는 통과했고 온사이트 인터뷰에 초대받았어. 첫 회사는 B은행. HR이랑 조율해서 날자를 정하고 비행기, 호텔, 그리고 뉴욕 공항에서 호텔(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홀리데이인 호텔이었던 거 같아)까지 리무진을 조율해 줬어.


우리 딸이 거의 60일 정도 되었을 때였던 거 같아. 그래도 어머니가 오셔서 조금은 마음 편하게 인터뷰를 갔던 거 같아. 인터뷰는 거의 리더십에 대한 거 아니면 실제 했던 프로젝트를 설명해 봐라 같은 질문이었어. Center of excellence라길래 좀 화려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건물도 작고 그날 비가 많이 왔었는데 좀 회색빛의 느낌으로 기억이 남아. 인터뷰를 한 사람도 좀 차가웠다는 기억이.. 아무튼 내가 첫 순위의 후보는 아니었던 거 같아. 보통 떨어지면 금방 연락이 오는데 한 2-3주 걸렸던 거 같아. 결론은 오퍼를 못 받았어.


C은행과 A사는 비슷한 시기에 진행이 되었어. Individual Contributor가 아니기에 여기도 테크니컬 한 인터뷰보다는 리더십 관련 Behavior인터뷰 관련 인터뷰가 많았어.

둘 다 현재 D사에서의 직무와 비슷했기에 내가 실제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여러 가지 Regulation (법률)에 대한 이해도는 어떤지를 많이 물었고 느낌이 좋았어. 둘 다 마지막 인터뷰는 그룹헤드였던 걸로 기억해. 그리고 1주일도 안돼서 둘 다 오퍼를 받았어.


오퍼금액은 C사가 한 15% 정도 높았어. 현재 시카고 D사에 비하면 한 35% 정도 높았던 거 같아. 둘 다 아주 좋은 회사고 하던 직무라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거 같았고.


결론은 나는 A를 선택했어. 비록 돈은 더 적었지만. 이유는 다음과 같아:

1. 인터뷰하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프라이드가 느껴졌어. 우리 회사는 정말 최고다라는 (페이가 최고는 아니지만 ^^)

2. 궁금했어 A사가 업계에서 많은 리더들을 배출하기로 유명했고 내가 일하는 Credit Risk에서의 실적은 압도적이었어. 배우고 싶어졌어 여기서

3. 세련되었어. B은행 C은행 모두 아주 일반적인 인터뷰 일정이야. 뉴욕행 비행기, 뉴욕공항에서 리무진 픽업으로 호텔까지, 호텔은 롱아일랜드 시티이기에 지역에 일반적인 호텔(홀리데이인, 코트야드 메리엇이었나), 정해준 방 안에서 기다리기.. 하지만 A사는 달랐어. 일단 리무진으로 시카고 우리 집부터 시카고 공항까지를 잡아줬어 집에 올 때도 마찬가지로. 그리고 호텔은 맨해튼 안에 리츠칼튼 호텔을 잡아줬지. 이런 좋은 호텔에 자보는 게 처음인데 게다가 밤에 도착하기에 배고플 거라며 $120불인가 안에서 룸서비스시켜 먹으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일단 회사건물에 도착하면 비서한명이 나와서 일정 알려주고 점심시간에는 함께 식사하는 곳가지 데려다주고. 모든 게 달랐어.


1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봐도 A로 옮긴 결정은 신의 한 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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