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에서의 첫 삼 개월은 VP의 무서운 조언? 과 함께 나에겐 긴장스럽게 지나갔어. A사에서는 새로운 롤을 맡을때 처음 90일 계획을 세우라고 해. 변화가 큰 만큼 더 자세히 세우라고. 회사도 바뀌고, 모든 인맥을 새로 형성해야 하고 현재 내업무 분야의 상황파악도 빨리해야 하는 나에게 좋은 조언이었고 자금까지도 항상 해오고 있는 일이야 롤이 바뀔 때마다.
혼자만 새우는 게 아니라 상사들하고 공유하는 게 좋아 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고 계획적으로 접근하는지 그리고 중간중간 업데이트하며 어떤 진행상황을 보이는지 또 내가 빼먹은 부분은 있는지..
내 90일 계획은 대충 이러했어:
첫 30일은 당장 내팀과 같은 VP밑에 있는 동료들에 대한 업무파악. 단기 그리도 연말까지 Deliverable파악하기 그리고 Credit Risk부서의 리더들과도 다 일대일 면담을 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내 리더로서 어떤 일을 더하면 아님 덜하면 좋을지를 묻기.
다음 60일은 마케팅, 오퍼레이션, 파이낸스, 테크 쪽 관련부서 사람들을 만나고 Workflow와 인프라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마지막 90일은 연말까지 Deliverable을 작아진 현재팀으로 가능한지 평가 그리고 90일을 보내며 찾은 Low hanging fruit 한마디로 상대적으로 구현화하기 쉬운 기회들을 찾아서 리더들과 공유하는 것이었어.
내 리더 B와 누구를 30일 60일 이내에 만날지 리스트를 만들고 약속을 잡아갔어. A사는 공공연히 Relationship-driven회사라고 말할 정도로 네트워킹이 중요해. 모든 게 새로운 나에게 우선 회사 안에서 누가 나의 아군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앞으로 갈등상황에 있게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을 파악하는 게 중요했고 더 그 사람들에게는 공을 들였어.
미국팀원은 이제 1명 남았는데 (베테랑이 회사를 떠났으니) 이 친구는 프로젝트 메니지는 잘하지만 데이터분석이라는 코어 한 일은 약했고 당장은 인도팀에 그 부분은 의지해야 했어. 그리고 빨리 한 명을 뽑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3개월 차에 괜찮은 팀원하나를 뽑을 수 있었어.
내가 파악한 문제는 일단 이 팀을 아무도 중요한 팀으로 보지 않는 거야. D 사때도 이야기했지만 한도조정은 회사에 돈을 많이 벌어주기에 모두의 관심을 받는 분야고 스페셜대출분야는 A사에 특별히 존재하는 부서이긴 하지만 역시 돈을 많이 벌어주는 팀이야. 내 동료인 A나 J에 비해 이 팀의 중요성이 낮게 평가받는 게 느껴졌고 실제로 리더들이 이제 Pricing은 너무 많은 법적으로 제약이 존재하는 분야로 이제 기회가 더 없지 않냐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듣기도 했지. 이직 후 4개월 후 연말평가는 당연히 보여준 게 별로 없으니 잘 받지 못했어. 그에 따라 보상도 작았고. 난 그보다 내 팀이 인정받지 못하는 팀이라는 부분이 더 힘들었어. 다시 한번 내가 D사에서 넘어온 게 과연 잘한 건가 의문이 들고.
이러던 중 새해에 들어서자 큰 뉴스가 터졌어. 우리 회사 매출의 거의 20% 가까이를 가져오던 C사랑 우리 회사가 결별하게 된 거야. 정말 중요한 파트너인데.. 물론 회사의 최고위층은 알았겠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뉴스가 나오며 알게 되었어. 회사의 단기 장기 계획에 큰 변화를 줄 일이었고 그에 따른 사업부 조정도 필요한 사건이었어.
새 회사에 온 지 결국 6개월 만에 큰 구조조정이 시작될 거라고 했어. 가뜩이나 불안한 위치였는데 내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시기였어. 나 정말 A사에 온 게 잘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