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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 May 31. 2024

0. 미국대기업의 임원이 됐어

- 한국출생

- 서성한중 한 곳에서 기계공학 학부졸업

- H사 사원 2년

- 미국 퍼듀대학 산업공학석사

- 시카고의 포츈500안에 있는 대기업 D회사에 Associate으로 일시작

- Sr Associate->Project Manger-> 매니저까지 4년

- 매니저부터는 2명의 Associate을 두며 매니저커리어 시작

- 2년 후 Sr Manager가 되며 팀장이 됨 그러며 기다리던 영주권도 취득

- 1년 반 후 뉴욕 이업계 최고회사라는 A사로 이직. Director라는 타이틀로 시작

- 4년 후 VP로 승진하며 호주 시드니에 오세아니아 소비자 부분 Chief Credit Officer로 주재원을 나감

- 3년 후 본사복귀하지만 8개월 후

- 탑3 은행중 하나인 J사에 Executive Director로 이직

- 2년 후 소비자 사업부 Managing Director로 승진. 그게 지금의 현재야.


이렇게 짧게 쓴 이력을 보면 세상 순탄하게 산거 같지?

아래를 보면 어떨까?

- 한국출생

- 고등학교 때 아버지 돌아가심 어머니 청소일시작

- 27살에 1년 유학자금만 들고 석사유학시작. 공돌이 토종이라 영어로 개고생

- 자금 떨어져서 10% 넘는 이자로 학자금대출

- 여름인턴 찾기 실패 이력서 백장 넘게 썼지만 인터뷰하나 못 잡음.

- 석사 2년 차에도 100개가 넘는 지원에도 인터뷰하나 만 잡을 정도로 실패 결국 졸업을 6개월 미룸

- 취업했지만 곧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터짐 우리 팀, 마케팅팀 전부 잘리고 나하나 아주 작은 포트폴리오 모니터나 하라고 살려줌

- 와이프 H1B취업비자 추첨에 떨어짐. 결국퇴사 후 대학원진학. 아직 내 학자금도 못 갚았는데 와이프 학비도 내야 함

- 매니저도 없이 디렉터한테 보고하라지만 아주 작은 포트폴리오라 아무도 신경 안 씀. 디랙터도 따로 사간을 안 내줌

-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영주권이 꼬여서 1년 걸릴게 6년 걸림

- A사로 이직했더니 6개월 만에 대량 해고시작. 내 밑에는 1명만 남고 다 자름

- 기존 호주 CCO에게 1년간 인수인계받으며 새 마켓을 배우라고 보냈지만 코로나 터짐. 기존 CCO넘이 자기 본사 가서 더 큰 자리 얻으려고 했는데 나라 간에 이동이 없게 되자 남게 됨. 졸지에 오세아니아에 CCO가 두 명 됨 그래서 소비자랑 기업부분 두 개로 나눠서 하나씩 함

- 기존 CCO는 이미 호주에서 6년 된 베테랑에 컨츄리매니저랑도 친하고 해외사업부에도 인맥이 많음. 결국 내가 밀림. 졸지에 호주에서 잘리게 생김.

- 극심한 스트레스에 혈변도 보고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지기도 하는 등 공황장애에 시달림

- 잘리면 호주비자도 말소되고 코로나라 6개월마다 미국에 들어가야 하는 영주권자의 의무를 하지 못해 잘못하면 영주권취소 그럼 한국밖에는 갈 수 있는 곳이 없게 됨

- 어찌어찌 미국에 왔지만 3년 호주간동 안 내 회사 내에 인맥들이 다 와해된걸 느낌. 목디스크시작 손 저림으로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너무 아파서 눕지를 못함 공벌레처럼 몸을 모으고 자야지만 그나마 잘 수 있음


링크드인, 인스타 같은 곳에는 휴가 갔을 때 승진할 때 이직할 때같이 좋은 일만 적어. 겉에 보이는 것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회사에서 높은 직책에 있으니 2세라고 생각해 아니라고 하면 금수저 학부유학생… 다 아닌데.

정말 인생의 힘든 시간일 때 선배나 친척 부모님처럼 누가 이 길을 걸어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야. 하지만 20년이 넘어가는 미국생활에 난 그런 귀인을 만나지 못했어.


그래서 좀 더 현실적으로 유학, 미국에서의 취업과 이직, 직장 내에서 정치와 인맥관리 같은 나 어릴 적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으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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