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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o Aug 05. 2024

6.3 Platform과 승진심사

J사는 Executive Director승진부터는 Platform을 통한 승진절차를 밟아. 플랫폼이란 승진 전에 다음단계의 롤에 해당하는 권한을 갖은 자리에서 1년 정도 일을 해보는 것이야. 즉 VP가 ED에 해당하는 큰 롤에서 ED가 MD에 해당하는 큰 롤에서 일을 해보는 거야.


플랫폼을 가지게 되는 경우는 보통 2가지 방법이야.

첫 번째는 VP가 현재 오프닝이 있는 ED롤에 지원해서 선택되는 경우. ED 타이틀을 바로 주지 않고 VP지만 ED 플랫폼으로 시작하게 돼.

두 번째는 롤자체가 자연스럽게 커지는 거야. 새로 사업부가 커지면서 업무가 늘어나는 경우. 아니면 조직개편을 통해서 롤이 커지는 경우야.


나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롤이 커진 경우야. 1년 정도 J사에서 한도조정 일을 하면서 이자율선정이나 조정 부분에 대해 많은 기회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시니어 리더들과의 만남에서 많이 꺼냈었어. 코로나동안 경제 부양을 통해 인위적으로 낮아졌던 연체율이 오르기 시작하고 Basel협약의 필요자본량을 올려야 하는 압력, 그리고 규제변화를 통해 고객 연체수수료에 대한 한도를 낮춰야 하는 부분등 회사의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 보이는 상황에 J사도 이자율선정과 조정을 통한 수익률개선의 필요성이 중요해지기 시작했어. 그리고 내 밑에 3명으로 구성된 새 팀을 만들어라는 허가도 내려졌고. 그리고 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한 분석을 하는 4명짜리 팀도 내 밑에 만들라고 했어.


이를 통해 내 롤이 이제 Managing Director 플랫폼 롤이 된 것이야.


2년 차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내 MD 프로모션 프로세스가 시작된다고 알려줬어. 6개월이 걸리는 프로세스이고 우선 내가 속한 소비자 사업부의 심사 그리고 전체 그룹의 리스크 시니어 커미티의 심사. 그 둘을 통과하면 J사 그룹차원에서의

MD committee가 시작을 해.


우선 소비자사업부 내의 심사는 쉽게 통과가 되었고 리스크 시니어 커미티의 심사에서 아직 J사에서 2년도 안되었기에 나를 잘 모른다는 시니어 리더들의 반응이 있었다고 들었어. 이때 그룹전체의 모델링을 담당하는 높은 분인 일본계 D님이 나를 강력히 밀어줘서 통과가 되었데. J사에 들어오고 첫해에 아무래도 회사 내에 아는 사람들이 많지를 않으니 이런저런 회사 내의 그룹들에 가입을 했었어. 그중 Asian Executive Forum이라는 그룹이 있었는데 ED 3-4명과 아시안으로 그룹 내에서 MD까지 올라간 분들과 작은 그룹을 만들어서 6개월짜리 한 달에 한번 1시간 동안 리더십과 커리어관리에 대한 모임을 하는 걸 참여했어. 다른 ED들이 생각보다 내성적이어서 자연스럽게 내가 모임을 셋업 하고, 그날 토론 주제를 잡아서 미리 알려주고 미팅에서도 진행자처럼 진행하게 되었어. 그때 내 그룹에 지명된 MD가 이 D 씨였어. 나를 좋게 봐주셨고 어찌 보면 그를 통해 내가 리스크 시니어 리더들의 심사에서 통과하게 된 거야. 전에도 말했지만 운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


그리고 이제 회사전체 차원의 MD 프로모션 프로세스가 시작이야. 이 과정은 다음의 순서로 진행되고 보통 4개월 정도가 걸려.

1. MD승진 추천서 접수 - 왜 내 포지션이 플랫폼인지, 왜 올해인지, 어떤 사업결과를 보여줬는지, 팀워크이나 리더십이 어떤지 그리고 회사 내에서 다양성을 어떻게 추구하는지를 보여줘야 해

2. MD committee는 3명의 지원자에 한 명의 핸들러를 붙여

3. 핸들러(보통 자기 소속 사업부가 아니야)가 내 추천서를 리뷰하고 또 추천서에 기재된 7명의 스폰서를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해. 인터뷰 마지막에는 꼭 이 질문을 해 1에서 5까지 얼마나 이 추천인이 승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때 한 명이라도 4를 이야기하면 탈락이야. 모두 5라고 해야 해. 근데 보통 스폰서는 다 본인보다 한참 높은 사람이야. 그분들께 저 5를 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절대로

4. 인터뷰 때 또 당신 말고 다른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물어. 이때 없다고 말하기 힘들어 그래서 또 다른 사람들의 이름이 나와. 그럼 핸들러는 그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또 5를 받아야 하는 거지. 내 케이스는 총 20명 가까이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어.

5. 그리고 4월 중순 핸들러는 각자의 케이스를 MD 승진 커미티에서 발표를 하게 돼. 이때 과반수이상이 동의를 해야 해. 여기서 떨어지면 6개월 후에 이 6개월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니.


J사의 MD승진심사가 힘든 이유는 내가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것. 인터뷰를 나랑 하는 게 아닌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는 것이야. A사에서의 승진은 물론 내 평판도 중요하지만 내가 인터뷰를 하는 거야. 내가 열심히 준비하고 그걸 보여줄 수 있어. 그에 비해 J사의 승진심사는 내가 너무 무력하게 느껴지고 이 모든 불확실성이 너무 힘들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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