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 게 하루가 숨가쁘게 돌아가는가.
하루 일기를 쓸 새도 없이 지친 몸으로 잠 자리에 눕는다.
글을 이 정도로 쓰지 않을 거라면 뭐하러 어렵게 브런치를 열었는지.
몇 줄의 글을 쓸만한 정신적인 여유가 필요한데 오늘도 직장에서 일거리를 잔뜩 받아 왔다.
월요일이 마치 수요일쯤 되어 버린 느낌이다.
어제, 일요일에 종일 집앞의 풀을 깎았다.300평 규모의 노지에 풀이 가득하여 다 깎으려면 사흘쯤 걸릴 것이다.
예초기로 깎는다면 금방 끝나겠지만
풀을 깎는 행위가 곧 나에게는 정신수양이기에 ㄷ느려도 양손가위로 깎고 있다.
어제의 풀깎기 노동으로 인해 지금도 허리와 어깨가 욱신거린다.
일요일날 풀을 깎는 사람은 나만은 아니었다.
옆집의 어느 가문 좋은 집안의 산소를 말끔하게 깎는 이도 있었다. 그 또한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 꼬박 이틀 낮을 풀 깎는 데에 할애했다.
덕분에 묘지는 폭신한 이불처럼 아늑해졌다.
도심에 살고 있는 앞집의 부부도 주말이면 정원을 가꾸러 온다. 이번 주는 풀 깎는데 하루를 다 쓰고 갔다. 그이는 양손가위가 아니라 기계를 쓴다. 하루종일 왜앵 소리가 적막한 집주변을 가득 채웠다. 오늘 꾸리를 데리고 산책을 하며 보니 잔디를 너무나도 깔끔히 잘라서 삭발한 소년의 뒤통수 같았다.
그리고 옆집에는 주중에만 4일 동안 플을 깎는 이가 다녀간다.
꼼꼼한 성격 덕분에 자른 나무까지 가지런히 쌓아두기 때문에 나뭇가지 한가닥에도 쏟은 정성에 감동을 하며 자연에 대해 더 진지하게 임하도록 해준다.
그동안 어수선하게 살아왔던 내 삶을 정돈하고자 하는데 도움을 준다. 고마운 분이다.
집 주위에 어제까지 자른 풀들이 말라가는 냄새를 맡으며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글 하나쯤은 꼭 써보자고 마음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