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약

by 여록

우울증을 자체 진단하고

자체 치료를 하려 했으나

이명과 눈물 증상이 갈수록 심해져

지난 주 목요일에 정신과를 다녀 왔다.


의사샘이 너무 성의없이 천편일률적인 답을 내놓는 것 같아 신뢰가 반 밖에 가지 않았지만 일단 약을 먹어보며 내 상태를 관찰해 보기로 했다.

의사가 내린 내 병명은 중증우울증, 비전형우울증, 양극성우울증이다.

아직은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데 그렇게까지야 중증일까 싶다.

다음 주 상담시에 내가 약간 우울감을 느끼다가 바로 쾌발랄해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이런 게 양극성이라는 건가.


불면증이 우울증에 가장 나쁘다며 10시 30분에 약을 먹고 무조건 앉거나 서 있다가 졸리면 침대로 가야한다고 했다. 자정 전에 잠드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고.


평소 2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올빼미인데 나같은 올빼미들은 얼마나 많은 수가 우울증에 걸렸을까.


우울증약을 먹은 첫날은 깊이 잠에 빠졌다.

다음날 약기운에 정신이 약간 흐릿하고 메스꺼움을 느꼈다.

둘째날에도 잠을 잘 잤다. 약 증상은 조금 완화되었다.

셋째날에는 잠도 잘 잤고 다음날 약기운도 거의 느끼지 않았다.

눈물도 3일 동안 아주 조금 흘렸을 뿐이다.


그래서 어제는 약을 안먹고 자보기로 했다.

내가 약에 의존하지 않고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졸려서 잠자리로 갔건만

12시 잠이 안온다.

1시 각성이 된다.

2시 딴짓을 해도 잠은 오지 않는다.

3시 어서 자야 할텐데, 내일 일정 어쩌지? 걱정이 된다.

3시 30분 결국 약을 먹었다.

그리고 10~20분 후에 잠이 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니 10시 반이다.

8시간도 못잤군.


어젯밤 잠을 유쾌하게 못잤기 때문인지 엄마의 휴대폰을 교체하는 대리점에서 순간 발작적인 행동을 했다.


오늘은 약을 조금 전에 먹었다.

약을 잘 먹고 잠도 잘 자는

착한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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