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
가뭄으로 말라가던 철쭉과 꽝꽝나무 주변의 풀을 잘랐다.
자르면서 돌이켜보니 똑같은 생명인데
어째서 나는 풀을 자르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가.
봄에 황화코스모스 씨앗을 길가에 뿌렸었다.
이제 자라서 꽃을 많이 피운다.
풀들은 자르면서도
꽃나무의 영양분을 더 많이 빼앗을 지도 모르는 황화 코스모스는 남겨 놓는다.
내가 심은 나무
내가 뿌린 씨앗,
의미의 선택은 내 손에 의해 결정되었고
식물의 생과 사도 내 손에 의해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