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찾는 데 참으로 오래 걸렸다.
왜 그리도 자신이 없었을까?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이름을 찾고자 노력하면서
점점 우울감을 잊을 수 있었다.
이름을 찾고 나니 홀가분함에 약도 그만 먹고자 했다.
그런데 아직 때가 아닌가 보다.
섣불리 약을 끊었다가는 부작용에 섬망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가.
다음 번 의사를 만나면 약의 양을 조절해 달라고 요청해 봐야겠다.
지난 번 상담시에 앞으로 계속 약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는데
내가 내 상태를 가장 잘 알건만 의사는 자꾸만 내가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그동안 살아왔던 삶을 거부 당했기에 좌절감을 크게 느끼고 우울증에 빠진 듯 한데
지난 몇 달 간은 모든 상황에 정상인처럼 대하기가 어려웠다.
책을 많이 읽으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말이
나에게도 길을 찾게 해 주었다.
고미숙씨의 유튜브를 많이 봤다. 지금은 책도 읽고 있다.
나는 길을 잘 찾아 가고 있음을 알겠다.
참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