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5

by 여록

2월 말일까지는 망했다!

이동진님 말에 따르면

어느 연구에서 "바쁜 건 악이다" 라는 걸 밝혔다는데 요즘의 나야말로 매우 사악한 인간이 된 것 같다.


바쁘기 때문에 몸이 아프다는 엄마도 등한시하고 여행피로로 눈이 3미터는 들어간 언니의 한탄도 못들은 척 한다.

반려견과의 시간도 줄었고 누군가 대화를 할 때도 집중하지 못하고 생각이 날라 다닌다.

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안이 두려울 정도.


내 삶은 내가 조절하며 살겠다고

퇴사를 시도했고, 일을 줄이겠다며 우울증 핑계도 대봤는데

사는 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퇴직은 일단 1년 유보 되었으며

우울증에서는 벗어난 듯 하여 핑계가 되지 못하고

예전처럼 일 제안이 들어오면 거절을 하지 못해 하나가 끝나기 전 다른 일이 대기를 하고 있다.

다시 심장 박동수가 늘었고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다.

공황, 우울, 번아웃이 찾아오면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인생의 전성기처럼 일에 덤비는 내가 두렵다.


시간이 빨리빨리 지나가서 60대가 되기를 기다린다.

그 때가 되면 이 많은 임무로부터 벗어나 내 시간은 온전히 나 스스로를 위해 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마음으로는 평온한 삶을 지향하지만

행동은 복잡하고 어수선하게 벌여 놓는

이율배반적인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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