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는 볼 수 있지만, 손으로는 잡을 수 없는 곳에서
들려오는 밤하늘 한강 위 열차 소리,
우에서 좌로 사라진다.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는 모른다.
날씨는 후덥고, 밤은 밤이고, 너는 따지듯이 내게
말을 쏟아내고, 내가 원하는 건 집에 가 조용하게 잠드는 것인데,
집은 바다 건너에나 있다. 숙소는 강가에서 눈으로도 볼 수 없고,
손으로도 잡을 없는 곳에 있다. 그 좌표는 내가 아니라, 네가 안다.
서울 어딘가에 있는 숙소는 하루에 10만원이라 들었는데,
내 체크카드엔 7만원도 없다. 너한테는 10만원 이상 있고,
나는 혼나듯이 너의 말을 듣는 척 한다.
화가 나지만 참아야 하고, 다시 또 들려오는 열차 소리.
이번엔 좌에서 우로 간다.
나에겐 폰이 없다. 그것은 숙소라 불리는 곳에 있다.
1주일 전에는 아마 토요일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는 보름 전부터 취해 있었던 것 같고,
나의 이름은 필명으로 대체하여 집도 숙소도 아닌
서울 뒷골목에 영수증처럼 꼬깃꼬깃 구겨진 채 놓아졌다.
너는 점점 더 나를 꾸짓고,
나는 10만원 이상 갖고 있는 너의 얼굴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
너는 오늘이 월요일이라며 나를 붙잡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에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열차소리가 들려온다. 잠에서 깬다.
은하철도다. 너는 블랙아웃이 되고, 오늘은 후더운 밤이었다.
탑승료는 후불. 모든 걸 걸고,
아래서 위로 솟구치는 은하철도를 타고 집으로 가자.
by vongm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