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태어난 너와 나는 신토불이.
신토불이. 신토불이야.
하지만 나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들은
본디 애프리커 대륙에 있었다.
나는 이주민의 자손인 것이다.
이 땅은 원래 누구의 것이었나.
자연엔 이름표가 없고 울타리가 없는데,
누가 자기 땅이라 주장하며 금을 긋는가.
가진 것 없는 내 애비와 내 애미는 금 바깥에서
금 안을 바라보며 침을 흘렸다.
그 습관은 내게도 이식되어 나도 아침과 밤 사이에
저 넓은 땅 위에 건설된 건축물을 우러러보며
주눅들면서도 군침을 건방지게 흘린다.
나도 결국 내 명의의 땅을 가지면,
그 안에 누구도 내 허락 없이 들이지 않을 걸 안다.
나는 이주민의 자손이지만,
결국 하층정착민의 둘째이기에 물욕을 물고 늘어진다.
이 땅에 태어난 게 자랑스러운 적은 2002년 월드컵 말곤
기억이 잘 안 난다. 군대에서 보낸 2년은 허비가 극심했다.
대체로 나는 그게 뭐든 전반적으로 다 싫었다.
땅 없는 나도. 땅 없는 부모도.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의 조상들과
금 안의 사람들도. 그래도 금 바깥의 사람(나 포함)들은 좀 덜 싫었다.
그래서 묻는다.
여긴 어디?
너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by vongm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