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호른'을 아시나요?

by Lawside Mama


'호른'을 아시나요?

포근한 봄기운에 마음까지 몽글몽글해지는 요즘, 얼마 전 저희 가족이 다녀온 특별한 음악회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든든한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예쁘게 차려입고 목관 앙상블 공연을 보러 갔어요. 마침 연주자분의 친절한 해설이 곁들여진 콘서트였는데, 제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악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호른'**이었어요.

​동글동글 달팽이를 닮은 그 악기는 사실 금관악기지만, 신기하게도 목관 앙상블에 꼭 포함된다고 하더라고요. 연주자분 설명으로는 불기도 참 어렵고 소리도 플루트나 오보에처럼 매끄럽거나 화려하지는 않대요. 조금은 투박하고 묵직한 소리랄까요? 하지만 그 투박함 덕분에 다른 예쁜 소리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 전체를 하나로 어우러지는 역할을 한다더군요.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족들에게 물었습니다.

"다들 어떤 악기가 제일 좋았어?"

​딸아이는 꾀꼬리 같은 소리를 내는 플루트가 최고였다며 웃었고, 남편은 사람의 목소리를 닮아 편안한 오보에가 마음을 울렸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가만히 딸아이의 손을 잡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엄마는 오늘 호른이 참 좋았어. 비록 스스로는 가장 화려한 소리를 내지 못해도, 어디에서든 꼭 필요한 존재로 다른 이들을 빛내주는 그 모습이 꼭 너 같아서."

​우리 딸, 살다 보면 플루트처럼 주인공이 되어 맑은 노래를 부를 때도 있겠지. 하지만 때로는 주인공이 아니라는 생각에 마음이 작아지는 날도 올 거야. 그럴 때 오늘 우리가 본 그 '달팽이 악기'를 떠올려줬으면 좋겠어.

​네가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사실 너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으며 너만이 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일을 해내고 있는 거란다. 너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멋진 완성이라는 걸 잊지 마.

​봄바람을 타고 제 진심이 딸아이의 마음속에 예쁜 씨앗으로 내려앉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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