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그 긴 밤에 달맞이꽃 머위대 화살

가을, 그 긴 밤에



산촌의 밤은 언제나 손님처럼 오기엔

맨발로 달려 나가 맞기에는

부끄럼 앞서는 것을

별과 달이 운행이 엄숙한 고요를 이루어

마당가 수수목 고개 숙여

성숙함으로 세월을 묶는데

돌아감이란 무엇이며

살아 있음은 무엇이랴

내 비록 살아 숨을 쉬나

그림자만 밝고 가는 길

아직 머물 곳은 창호지 사이로

등불 비치는 나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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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언제부터인가 마음속에

그리운 사람이 생겼습니다.

밤하늘에 떠 있던 손톱달처럼 희미한 색깔이었다가

가을날 힘없이 떨어지는 은행잎처럼

진하게 다가오는 얼굴

오늘 저녁 서쪽 하늘 가득 채운 노을을 보니

슬픔 덩어리 가슴에 스며듭니다.

그대는 오늘 밤 어디쯤에서 차가운 이슬 맞으며

밤하늘 바라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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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대



시골 언덕배기에서 자라는 머위

고향 맛이 그리운 친구들에게 주고 싶어

한가지씩 대를 꺾었네

솥에 한가득 넣고 삶아 껍질을 벗기면

향긋하고 쌉쌀한 향내

삶이란 인생의 껍질 한 꺼풀씩

벗기며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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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



내가 누군가를 향해 쏜 증오의 화살은

정확히 날아가 꽂혀 그를 아프게 하겠지만

화살을 쏜 나의 마음은 미움 덩어리로 남아

더욱더 아파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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