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과 유년의 이야기

눈 내린 한낮

겨울 아닌 겨울처럼

늘 쨍쨍하던 날씨가

갑자기 돌변하여 떠나버린 내 사랑처럼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몰고 와 제트기류를 남방으로 밀어버렸다


새벽부터 흩뿌리던 눈발은

아침이 되자 흰나비 떼처럼 하늘을 덮어버렸다

모든 기억을 지울 듯이 내리던 흰 눈도

한낮이 되어 멈추자

다시 되살아나는 유년의 기억들


바다로 가신 어머니가 삶아 놓으신 고구마

뽀얀 김 호호 불어가며 목메이게 먹던 속노랑 고구마의 맛이

오늘 다시 기억 속에 살아나 가슴을 메이게 하고 있다


삶은 살다 보면 환하게 어둠 걷힐 날 있다고

인생은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손짓하고 있다


2022.12.5 첫눈 내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