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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Nov 10. 2023

강진, 정약용의 자취를 찾아서ㆍ3

오후가 되었다. 10만 평이나  되는 땅에 심은 녹차밭을 지나 백운동 별서정원 숲길로 들어섰다. 편백나무와  소나무 숲길을 지나가니 큰 대나무숲이 나타났다. 대나무숲 아래에서 자라는 차를 따서 말리면 죽로차가 되는데 이슬을 먹고 자란 차라서 죽로차라고 한다.

숲 속에 자리 잡은 한옥 한 채. 조선 숙종  때 연안이씨 이담로 처사가 조성한 별서정원으로 지금까지 12대째 후손이 살고 있다고 한다. 물 위에 술잔을 띄우고 시 한 수를 짓는 놀이를 한 정자가 있었다. 경주의 포석정 못지 않았다. 정약용선생이 제자들과 와서 시를 짓고 친구와 앉아 18년의 강진 유배생활 중 월출산을 바라보며 시름을 잠시나마 잊지 않았을까? 대금소리가 절절하게 가슴에 파고들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이한영 차 문화원 백운차실로 갔다. 차의 은은한 향기가 전해왔다. 설록차의 전통이 지금까지 어어온다는 것이 대단했다.

차를 마시고 강진만 갈대숲 생태공원으로 갔다. 고려시대 때는 청자의 고장이었고,  조선시대 제주도와 뱃길이 이어지는 마량포구가 있는 곳. 임영웅의 '마량에 가고 싶다'는 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길게 이어지는 습지에는 칠게와 짱뚱어들이 지천이고 시베리아 벌판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온 고니들의 소리와 기러기, 청둥오리들의 별천지였다. 앞으로 국가정원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니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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