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면도를 하다가 발견한 눈썹
왜 그 자리에 있는 걸까
땀이나 빗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눈을 보호하려는 거다
속눈썹도 마찬가지
눈알을 보호하려는 거다
코 하나에 콧구멍이 두 개인 것도
폐가 두 개라서 그렇다
나이가 들면서 사랑니도 빠지고 심지어 어금니까지 상해 빠지는 것도 순리이다
그럴 때 임플란트를 해서
노년의 삶을 살아간다
면도를 하면서 얼굴을 본다
하루라도 면도를 안 하면 얼마나 늙어 보일까
흰머리도 염색해서 늙음을 숨겨
나를 위장한다
남녀가 있는 것도
부족함을 서로 채워주고
후손을 잇게 하려는 것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는 법
조물주가 아니었다면
이런 오밀조밀한 세상이 있기나 했을까
식물이나 동물이나 인간이나
다 특성대로 살아가고 있으니
모자라다고 아쉬워하지 말고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