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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행기 3

by 시인 권태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호텔 17층에서 해안을 조망해 보니 중간에 광안대교가 밤늦도록 조명이 반짝이고 주변의 많은 건물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TV를 켜지 않고 아내는 독서를 하고 나와 아들은 핸드폰 검색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밤 한 시에 폭죽소리에 커튼을 펼치니 백사장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폭죽은 하늘로 솟구쳤다가 불꽃을 남기고 사라졌다. 인생도 폭죽 같은 일장춘몽이 아니던가?


새벽녘이 돼서야 눈이 떠졌다. 밖에 나가보고 싶었지만 아직 쌀쌀한 것 같아 조식시간을 기다렸다. 아들과 같이 내려간 2층 식당은 뷔페가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같은 빵과 과일만이 있었다. 실망한 마음으로 식사를 포기했다.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우리는 해운대해수욕장 방향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전철역을 향해 걸었다. 어제 봐둔 돼지국밥집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부산이 자랑하는 돼지국밥을 시원하게 먹고 나서 전철에 올랐다. 노무현대통령 시절 APEC 21개국 정상들이 모여 회의한 동백섬 해안길을 걷기로 했다. 어제에 비해 바람도 잦아들었고 햇살도 비쳤다. 충분히 힐링하며 동백섬을 걷고 요트선착장이 있는 쇼핑센터 건물로 갔다. 중국인 관광객 한 무리가 요트를 타려고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해운대해수욕장으로 나와서 백사장 길을 걸었다. 비둘기들도 한가로이 숲길에 있고 하얀 갈매기들이 백사장에 무수히 모여 있었다.


우리는 해운대 아쿠아리움 표를 끊고 수족관을 관람했다.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이 각자의 방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특히 아프리카 펭귄들은 무엇이 좋은지 헤엄치며 고개를 자주 내밀었다. 상어들이 모여있는 수족관에는 작은 물고기들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리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수족관까지 둘러보니 시간이 제법 지나갔다. 점심 때가 지나 택시를 타고 친구가 알려준 해운대 맛집인 대구탕집을 찾아갔다. 시골집을 개조했는데 연예인들이 많이 다녀간 곳으로 사인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식사 후 다시 걸어서 전철역으로 향했다. 부산역에 도착하니 한 시간의 여유가 있어 카페에 들러 느긋하게 부산 여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늘 밤 자정에 있을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렜다. 대한민국 파이팅!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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