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상

80년대 중반까지

20대 젊음을 묶어두었던 곳

강산은 네 번이나 변해갔는데

은행나무 아래 사도상은 변함이 없이 독서 중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가 다정하다

가지는 멈추지 않고 뻗어있건만

젊은 날 청춘의 시계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리움이여

막연한 미래의 모습들만 그려가며 스쳐갔던 세월이여

이제 나 여기 서서 지난날을 반추해보니

인생 한낮 꿈길 속 빈 걸음이었구나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갈증의 잔들이

여기저기 깨어져 뒹굴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