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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권태주 Jul 07. 2024

내시경

내시경

       ㅡ지워진 기억   





크린뷰올산으로

깨끗하게 비워진 위와 내장

건강검진센터 침대에 누워

목에 마취약을 삼키고

혈관에 주사를 는다


간호사의 한 마디

약을 주입합니다라는 말에

지워진 기억들

그 시간 속 나의 모습은 없어졌다


목으로 들어간 기계는 위장을 훑었을 테고

내장을 휘젓고 다니던 기계는 대장의

용종을 거침없이 떼어냈을 것이다


아픈 속을 어루만지며 돌아오는 길

길가에 홀로 솟아나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잘 참았다며 웃는다

<사진 출처ㅡ양평 블룸비스타 호텔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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