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을 캐며

지난 늦가을 딱딱한 땅에 심은 마늘

모진 추위 몰려오던 한겨울을 온몸으로 버티며

봄을 맞았다.

신의 조화였던가.

어느 날 몸이 근질거리더니 여섯 쪽으로 갈라졌고

몸속에서는 마늘종까지 솟아올랐다.

장마가 몰려오는 7월

깊이 박힌 뿌리를 뽑아 햇볕에 말린다.

곰이 인간이 된 고조선 신화를 품고

이 땅에서 변함없이

우리의 입맛을 다스린 너

이제 알몸으로 누군가의 식탁에 오르고

김치 속으로 스며들며 찌개의 맛을 돋을

너의 희생

오늘 대부도 밭에서 농부의 손에

적군처럼 무수히 쓰러진 마늘 대를 남긴 채

동족끼리 한데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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