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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증언으로서의 신약 성경

성경 묵상 이야기3

by 김태훈

올해엔 신약성경의 복음서를 읽을 때, 예수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의 증언으로서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성경이니까 당연히 중요한 책이지 라는 막연한 권위를 스스로 부여했던 것 같다.


최근 주목했던 부분은 마가복음이다. 마가는 베드로의 서기관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그래서 마가복음은 베드로의 말과 행동에 대해 특히 생생하게 진술되는 특징이 있다. 마가복음은 주후 50년대 중반 쯤에 씌여졌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는 베드로가 50대 초중반의 나이로 살아있을 때이다. 즉, 베드로를 가까이에서 수행하고 있던 마가는 직접적으로 베드로에게 예수님의 행적에 대해 생생하게 들었을 것이며 그것이 마가복음의 내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도 요한과 함께 예수의 사역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고 가장 열렬한 제자로 살았던 베드로가 기억하는 예수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적어도 예수님과 삶을 함께 했던 베드로가 아직 살아있을 때 증언한 내용이 씌여진 것이라면 증언으로서의 마가복음은 그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누가복음의 경우 누가복음 자체에서는 저자를 밝히지 않지만 수많은 내외적 증거로 인해 누가복음의 저자는 누가로 인정받는다. 누가는 직업적으로 의사였으며, 바울과 선교 여행에 동행했던 바울의 동료였다. 누가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을 기록했는데, 원자료로서 마가복음도 참고했겠지만, 바울에게 들은 초대교회의 사역을 생생하게 보고 듣고 기록했을 것이다. 사도행전에 바울의 순교가 기록되지 않은 점에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역시 바울이 살아있을 때 씌여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한 사람 건너뛰어 들은 얘기가 아니라, 사도 바울과 초대교회의 인물들에게 직접적으로 예수님과 초대교회의 모습을 전해듣고 복음서를 썼다고 볼 수 있다.


마태복음의 마태와 요한복음의 요한 역시 그 자신이 열두 제자에 속한 사람들이니 예수의 삶을 직접 목격하고 기록한 책임은 분명하다.


목격자의 증언으로서의 신약 성경. 막연한 종교 경전으로서의 중요성이 아니라 예수와 가까이 살았던 사람의 생생한 증언으로서의 성경이 요즘 새롭게 다가오며 묵상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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