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067
사람이 된 모기!
"히히히!
내가 누군지 알면 모두 놀랄 거야!"
모기는 파리와 잠자리를 만나기 위해 들판으로 날아갔다.
들꽃이 많이 핀 들판 한가운데서 모기는 오랜만에 파리와 잠자리를 만날 수 있었다.
"잘 지냈어!"
모기가 인사하자
"그럼!
자연과 더불어 잘 지냈지."
잠자리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파리 넌 어떻게 지냈어?"
하고 모기가 묻자
"난!
요즘 힘들어!
똥만 먹으니까 힘이 나질 않아."
파리는 정말 힘이 없었다
"그럼!
나처럼 사람 피를 좀 먹어 봐.
힘이 날 거야."
모기가 하늘을 빙빙 날며 말했다.
"사람 피!
난 목숨을 걸고 먹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하고 파리가 말하자
"무슨 소리!
난 사람 피를 먹은 뒤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어.
상상도 못 할 일들이라고!"
하고 모기가 말하자
"그게 뭔데?"
하고 잠자리가 물었다.
"놀라지 마!
난 사람 피를 먹은 뒤로 사람이 되었어.
내가 사람이 되어 파리채로 친구들을 죽이고 있어서 놀랐어!"
"뭐라고!
친구들을 죽였다고?"
하고 파리가 묻자
"그래!
내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죽였어.
그런데 그 모기가 내 친구였어!"
"이런!
살인자가 되었군!"
잠자리가 말하자
"살인자!
넌 친구를 죽인 살이자야."
하고 파리가 말했다.
"아니야!
내가 모기였으면 친구를 죽이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사람이 된 뒤로 내 몸을 물고 피를 빨아먹는 모기를 죽이게 되었어.
"그러니까!
넌 살인자야."
하고 잠자리가 말했다.
"무슨 소리야!
그럼 사람들은 모두 살인자이지."
하고 모기가 말했다.
"맞아!
사람들은 원래 살인자들이야.
자기 배를 채우고 또 욕망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동물을 죽이고 자연을 파괴했으니 살인자 중에 가장 무서운 살인자야."
하고 파리가 말했다.
"그렇지!
나보다 더 나쁜 살인자는 바로 사람들이지?"
하고 모기가 물었다.
"아니!
누가 더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어.
모두 살인자니까!"
하고 잠자리가 말했다.
"난!
사람이 되고 싶은 건 아니었어.
누군가 피를 먹었더니 사람이 된 거라고!"
모기는 살인자 누명을 쓰자 억울했다.
"세상에 먹을 게 많은 데 하필이면 피를 먹다니!
나처럼 똥을 먹으면 살인자 소리는 듣지 않잖아."
하고 파리가 말했다.
"그런데!
사람 피가 그렇게 맛있어?"
하고 파리가 물었다.
"응!
똥에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맛있어."
모기가 대답하자
"정말?"
"그렇다니까!
한 번 먹어 봐."
모기는 사람 피를 먹고사는 게 자랑스러웠다.
"난!
말라서 가루가 된 피를 먹어 본 적은 있어.
그런데 팍팍하고 맛이 없던데!"
하고 파리가 말하자
"그러니까!
싱싱한 피를 먹어야지.
나처럼 사람 몸에 딱 달라붙어 싱싱한 피를 빨아먹어야 맛있지!"
모기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니까 친구를 죽이지!
친구도 모르고 죽이다니."
잠자리는 사람 피를 먹는 모기가 싫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건 아마도 사람 피일 거야.
내가 숲에 사는 동물들 피도 먹어봤는데 맛이 없어.
그중에 제일 맛있는 피는 사슴 피였어.
하지만 사슴 피도 어린이들 피보다 맛이 없었어!"
모기는 그동안 경험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사람과 동물 피 빨아먹은 이야길 했다.
"파리야!
넌 누구 똥이 제일 맛있었어?"
하고 모기가 물었다.
"똥!
다 맛있지.
특히 어린이 똥이나 사슴 똥이 맛있어."
하고 파리가 말하자
"사슴 똥도 먹어 봤어?"
하고 모기가 물었다.
"당연하지!
숲에 들어가 며칠을 기다리다 사슴이 똥 누는 걸 기다렸다 먹고 오지."
"그렇구나!
또 누구 똥 먹어봤어?"
하고 모기가 물었다.
"히히히!
허수아비 똥도 먹어 봤지."
하고 파리가 말하자
"거짓말!
허수아비는 먹지도 않는 데 어떻게 똥을 눠?"
하고 잠자리가 물었다.
"히히히!
그러니까 똥이 맛있지.
나도 허수아비가 똥 눌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
그런데
허수아비도 똥을 누더라고!"
파리는 허수아비 똥을 먹던 때를 생각하며 신나게 말했다.
"그럼!
허수아비 똥은 어떻게 생겼어?"
하고 모기가 물었다.
"그건!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내가 먹기는 했지만 아직 허수아비 똥맛을 표현할 말을 찾지 못했어."
하고 파리가 말했다.
"그렇구나!
경이로운 맛이었을까?"
하고 잠자리가 물었다.
"아니!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다니까."
파리는 정말 허수아비 똥을 먹었지만 그 맛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모기야!
넌 또 누구 피를 먹고 싶어?"
하고 잠자리가 물었다.
"난!
꼭 먹어보고 싶은 피가 있어."
하고 모기가 말하자
"그게 뭔데?"
하고 파리가 물었다.
"난!
산타할아버지 피와 루돌프 사슴 피를 먹고 싶어."
"뭐라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하고 잠자리가 말했다.
"히히히!
난 루돌프 사슴 똥은 먹어봤어.
정말!
솜사탕 같이 맛있었어."
하고 파리가 말하자
"정말!
루돌프 사슴 똥을 먹었다고?"
하고 모기가 물었다.
"그렇다니까!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를 태우고 온 루돌프가 싼 똥을 먹을 수 있었어.
운이 좋았지.
원래 루돌프가 싼 똥은 모두 모아서 다시 가져가는 데 말이야."
파리가 말하자
"나도!
루돌프 피 먹고 싶다.
아니!
산타할아버지 피도 먹고 싶다."
하고 모기가 말했다.
"산타할아버지 피는 먹기 힘들 거야!"
하고 파리가 말하자
"왜!
산타할아버지 피를 먹어야 사람이 되었다 모기가 되었다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하고 모기가 말하자
"누가!
누가 그런 말을 했어?"
하고 잠자리가 말하자
"그건!
도깨비가 그랬어.
내가 도깨비 소굴에 들어가 도깨비 피를 빨아먹다 잡혔는데 그 도깨비가 그렇게 말했어."
"정말?"
"그래!
그래서 난 크리스마스날만 기다려!"
하고 모기가 말했다.
"넌!
산타할아버지 피도 먹기 전에 얼어 죽어."
하고 파리가 말했다.
"죽을까?"
하고 모기가 물었다.
"엄동설한!
이런 말 들어보지 못했지?
난 말아!
파리로 살면서 겨울을 살아남기 위해 별 짓을 다 했어.
작년 겨울에도 순이 방에서 한 걸음도 나오지 않았어.
봄이 되어서야 순이 방에서 나왔다고."
파리는 지난겨울에 살아남기 위해 혹한과 싸운 이야기를 잠자리와 모기에게 해줬다.
"그렇구나!
내가 겨울까지 살아야 하는 데 걱정이다."
모기는 정말 산타할아버지 피를 먹기 위해서 크리스마스까지 살아남는 게 더 걱정되었다.
"그런데!
잠자리나 파리 피는 안 먹지?"
하고 잠자리가 모기에게 물었다.
"그렇지!
너희들 피는 맛이 없을 것 같아."
"뭐!
맛이 없다고?"
"그래!
똥만 먹는 파리 피가 똥맛 날 것 같아.
그리고
이슬만 먹는 잠자리 피는 물맛일 것 같아서 먹고 싶지 않아!"
"뭐야!
우리 피가 맛이 없다는 거지?"
"아니!
맛은 모르겠지만 먹고 싶지는 않아."
하고 모기가 말했다.
"히히히!
넌 파리 피를 우습게 보는 군!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피가 파리 피란 걸 모르는 군!
저기 소나무 위에 앉아있는 파랑새를 봐봐!
파리만 잡아먹어서 저렇게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잖아!
새들은 파리 잡아먹는 걸 제일 좋아하지."
하고 파리가 말했다.
"파리똥이 맛있을까?"
모기는 궁금했다.
하지만 똥을 좋아하는 파리 피는 먹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는 파리 피만 먹으러 올지도 몰라.
아마도!
산타할아버지 피가 아니라 똥 먹는 파리 피를 먹어야 사람이 되고 모기가 되는 둔갑술을 갖게 될 거야."
파리가 한 참 이야기했다.
"잠자리 피도 먹어야 할 걸!"
잠자리는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이슬을 먹고 산다는 걸 잊지 마.
너처럼
바이러스가 가득한 피를 먹거나
파리처럼
똥을 먹지 않는
잠자리 피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피일 거야."
하고 잠자리가 말하고 하늘 높이 날았다.
집으로 돌아온 모기는
추운 겨울을 날 준비를 했다.
파리처럼
누구 집에 들어가 숨어 살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처음 맞이할 겨울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산타할아버지만 만나면 되니까 잘 버터야지!"
모기는 눈만 뜨면
하늘을 쳐다보며 산타할아버지가 내려오는 가 지켜봤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날까지는 아직도 보름이나 남았다.
그림 홍정우 (전) 계명대학교 교수
"그 녀석!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있을까?"
순이 방에서 따뜻하게 보내던 파리는
영수네 외양간으로 숨어 들어간 모기가 걱정되었다.
"한 번 가볼까?"
파리는 모기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내일은 한 번 가봐야지!"
파리는 순이 책상 뒤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히히히!
외양간에 소가 있으니까 먹을 것 걱정은 없다."
모기는 배가 고프면
귓속에서 나와 황소 등에 올라타 피를 빨아먹었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귓속에 들어가 숨어 추운 겨울을 잘 버티고 있었다.
"히히히!
모기야! 모기야!"
순이네 집에 있던 파리가
영수네 집 외양간에 와서 모기를 불렀다.
"뭐야!
난 아는 척도 안 하고 모기를 부르다니?"
영수네 황소가 파리를 보고 말하자
"미안!
추운 겨울을 나는 모기가 한 마리 있는데 못 봤어?"
"응!
본 적 없어.
그런데
가끔 윙 윙 소리가 나는 것 같아.
내 피를 빨아먹기도 하고."
황소는 귓속에 숨은 모기를 본 적 없었다.
"모기야! 모기야!"
파리가 더 크게 불렀다.
"누가!
날 부르지?"
모기는 황소 귓속에서 얼굴을 내밀며 주위를 둘러봤다.
"파리구나!"
모기는 파리를 보고 귓속에서 나왔다.
그리고
황소 등에 올라앉아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다.
"춥지 않아?"
파리가 묻자
"응!
귓속은 춥지 않아.
그런데
냄새가 지독해!"
"무슨 냄새?"
"황소 귓속에
묵은 때가 가득해서 냄새가 지독하다니까!"
"히히히!
그럼
다른 곳에 숨으면 되잖아?"
"안 돼!
귓속이 따뜻하고 제일 안전해!"
모기는
정말 귓속에 숨어있으면서 추위 걱정이 없었다.
"밥은 잘 먹는 거야?"
"히히히!
매일 황소 등에 올라가 싱싱한 피를 빨아먹고 들어와 숨어있지."
"와!
넌 매일 싱싱한 피를 먹는구나!
난!
밖에 나가 똥을 발견해도 먹을 수 없어."
하고 파리가 말하자
"왜?"
"똥이 얼어서 먹을 수 없다니까!
그래서
냄새만 맡고 들어올 때가 많아."
"
그럼!
배고프겠다."
하고 모기가 묻자
"아니!
요즘은 순이가 코딱지를 많이 파서 그걸 먹고살아."
"뭐!
코딱지.
그게 뭔데?"
모기가 물었다.
"그건!
사람들 코에 들어있는 건데
날씨가 건조하면 코딱지가 생기는 거야.
그걸
손가락으로 파서 버리면 내가 그걸 먹고사는 거야."
하고 파리가 웃으며 말하자
"맛있어?"
모기가 물었다.
"맛있기는!
더럽고 냄새나지.
병균도 많이 들어있고."
"병균도?"
"그래!
겨울에 감기 걸린 사람들 코딱지에는 병균이 득실거려!"
"그걸!
먹는단 말이야?"
"그럼!
파리는 똥도 먹는 데 병균도 당연히 먹지."
하고 파리가 말하자 모기는 놀랐다.
"난!
피만 먹는 데 어떻게 병균도 먹지?"
"넌!
병균 맛을 모를 거야.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 병균을 먹어 봐.
그래야!
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거야."
파리가 말하자
"와!
파리가 겨울에도 사는 이유가 바로 그거구나."
모기는
파리들이 무서운 병균을 먹고 살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파리는 영수네 외양간에서 한 참 놀다 돌아갔다.
모기는 다시 황소 귓속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찬바람이 불고 흰 눈이 내리는 엄동설한의 긴 겨울이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었다.
"내일이 크리스마스다!"
모기는 산타할아버지 피를 먹기 위해 어디에 숨어야 할까 고민했다.
하지만
너무 추워서 다시 황소 귓속으로 들어갔다.
'음메! 음메에!'
황소울음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귓속에 숨은 모기는 죽을 번 했다.
"시끄러워!"
귓속에서 나온 모기는 황소 등에 올라타 큰 소리로 외쳤다.
"뭐라고?"
황소는 무슨 소리가 들리자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외쳤다.
'철썩! 철썩!'
등이 가려운 황소는 몇 번이나 꼬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등을 때렸다.
"으아악!'
모기는 황소 꼬리에 맞아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기는 날개가 부러지고 다리가 부러졌다.
"이게 뭐야!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있었는데.
내일이면
산타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었는데!"
모기는 다친 몸을 일으켜 세웠지만 걸을 수 없었다.
그때!
황소 뒷발이 움직이더니 모기를 짓밟아버렸다.
모기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황소는
이 사실도 모르고 등이 가려워 꼬리로 등을 또 내려쳤다.
"여기!
모기 잠들다."
파리는 크리스마스 전날
영수네 외양간에 모기를 만나러 가서 모기가 죽은 걸 알았다.
파리는
모기 시체를 안고 와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주었다.
"바보 같은 녀석!
잘 버티는 줄 알았더니.
크리스마스를
하루 남기고 죽다니!"
파리는 모기가 불쌍했다.
하지만
엄동설한을 잘 이겨내고
산타할아버지를 만나겠다는 의욕만큼은 파리보다 강하다는 걸 알았다.
"정말!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파리는 모기 말을 생각했다.
산타할아버지 피를 먹으면 사람이 된다는 게 정말일까 궁금했다.
"나도!
산타할아버지 똥을 먹을까?
그러면
나도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히히히!
모기야 고맙다."
파리는 영수네 외양간에서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렸다.
"아니야!
외양간이 아니야!
굴뚝이 있는 부엌으로 가야지."
파리는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을 타고 들어온다는 말을 순이에게 들었다.
파리는
외양간을 나와 영수네 집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새까만 솥단지 위에 앉아 산타할아버지가 오길 기다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