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야!

유혹에 빠진 동화 204

by 동화작가 김동석

토끼야!


들판의 의사 샤걍(다람쥐)!

동물을 치료해 주며 하루를 보냈다.

어제도

덫에 걸려 다리를 다친 멧돼지

아카시아 가지를 먹다 날카로운 가시가 입안에 박힌 염소 등을 치료해 줬다.

그림 전승빈 / 청담미술학원(보정)

깡충깡충!

토끼 한 마리가 뛰어 왔다.

환자가 없는 것을 보고 진찰대 위로 올라가 누웠다.


"선생님!

눈을 크게 해 주세요.

앞발도 길게 만들어 주세요."

하고 토끼가 의사를 보고 말했다.


"못합니다!

다른 병원에 가보세요."

샤걍은 토끼가 원하는 수술을 해줄 수 없었다.


"선생님!

돈은 얼마든지 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보다 두 배로 크게 해 주세요.

다리는 앞다리가 좀 길면 좋겠어요."

하고 토끼가 샤걍에게 애원했다.


"못합니다!

토끼는 토끼다워야 합니다."

샤걍은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환자들이 원하는 대로 해준데요.

그러니까

선생님도 제가 원하는 대로 수술해 주세요."

토끼는 포기하지 않았다.


"안됩니다!

문 닫을 시간입니다."

샤걍은 하얀 가운을 벗으며 말했다.


"선생님!"

토끼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토끼는

눈을 크게 하면 세상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앞다리도 뒷다리처럼 길게 하면 잘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들판에서 동물을 치료하는 샤걍은 토끼 말을 듣지 않았다.


토끼는 돌아갔다.

저녁때가 되면 또 병원을 찾았다.

샤걍에게 하는 이야기는 똑 같았다.

눈을 크게 해 달라는 것과

앞다리를 길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샤걍은 토끼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림 나오미 G

"토끼야!

숲으로 들어가면 호랑이 의사가 있어.

그곳 의사는 토끼가 원하는 대로 수술해 줄 거야."

하고 들쥐 또리가 말했다.


"거짓말!

호랑이가 의사 흉내를 내며 동물 잡아먹는 것 다 알아."

토끼는 숲 속에 사는 호랑이 의사 소문을 들었다.

아파서 찾아간 동물을 모두 잡아먹었다는 소문이었다.


토끼는 집으로 향했다.

토끼는 눈을 크게 뜨고 걸었다.

앞다리도 길게 늘어뜨리고 걸었다.


들판 친구들이

토끼를 보고 웃었다.





#토끼 #샤걍 #다람쥐 #전승빈 #청담미술학원(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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