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흔들지 마!!

유혹에 빠진 동화 203

by 동화작가 김동석

꼬리 흔들지 마!


그림 나오미 G




아빠가 꼬리를 흔들었다.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엄마는 꼬리를 들고 아빠를 노려봤다.


"히히히!

나랑 싸우자는 거죠.

날카로운 발톱 맛을 봐야겠군요."

엄마는 숨겨둔 날카로운 발톱까지 꺼냈다.


"무슨 소리야!

난 당신이 좋아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 거야."


"웃기지 말아요!

꼬리를 들고 나랑 싸우자고 시비를 걸었잖아요."


"아니야!

나는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


"히히히!

그렇게 말하고 기습 공격하려고 하죠.

내가 다 알아요.

나는 절대로 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덤비고 싶으면 덤벼 봐요."

엄마는 꼬리를 더 높이 올렸다.


아빠는 겁이 났다.

꼬리를 두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히히히!

항복해도 소용없어요.

앞발로 한 대 맞아야겠어요."

엄마는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며 아빠에게 다가갔다.


"멈춰!

그 선을 넘지 마.

난!

절대로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아."

아빠는 엄마와 싸우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잘못했어.

내가 꼬리를 올려서 미안해.

그러니까

한 번만 용서해 줘."

아빠는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히히히!

한 번만 용서해 준다.

다시는

내게 덤빌 생각 마."

엄마는 높이 든 꼬리를 내리며 말했다.

날카로운 발톱도 숨겼다.


"당신 화내니까 무섭다!"

하고 말한 아빠가 긴 꼬리를 흔들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또!

나랑 싸우자는 거예요.

용서할 수 없어."

엄마는 긴 발톱을 꺼낸 뒤 아빠 빰을 한 대 후려쳤다.


"으악!"

그날 밤 아빠는 아들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는 안방에서 혼자 편안하게 잠을 청했다.


엄마는 화해하지 않았다.

아니

아빠 꼬리가 어떻게 반응하는 가 보고 있었다.


개와 고양이가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표정이 달라서 싸운다.

엄마 아빠도 서로 다른 표정과 결과에 화내며 싸웠다.


"화해!

엄마가 먼저 사과해."

아들은 엄마방에 들어가 말했다.

분명히

엄마가 잘못했다.


"너도 한 대 맞을 거야!

까불지 말고 나가."

엄마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아빠!

엄마가 아직 화해할 생각이 없어요."

아들은 침대에 누워있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는 천장만 멍하니 바라봤다.

엄마에게 맞은 볼이 빨갛게 보였다.


"아빠!

엄마한테 친절하게 대하지 마세요."


"왜!"


"엄마는 고양이야!

고양이는 친절한 걸 싫어해요.

꼬리를 높이 들고 흔들면 더 싫어해요.

고양이 앞에서 꼬리를 높이 들면 싸우자는 신호예요."

아들은 엄마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아빠는

눈을 감았다.


"고양이가 된 아내와 살아야 할까!"

아빠는 생각했다.

고양이와 살아야 한다는 현실에 눈앞이 캄캄했다.


"여보!

저녁 먹어요."

부엌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아빠는 꼼짝하지 않았다.


한바탕 소란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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