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상상에 빠진 동화 0054 비 오는 날!
03. 비 오는 날!
들판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제저녁부터 내린 비는 아침까지 그치지 않았다.
꿀벌은
햇살 담긴 바구니를 들고 빨강 우비를 입었다.
"비 오니까!
햇살이 많이 팔리겠지.
좋아 좋아!"
꿀벌은 밖으로 나갔다.
비가 많이 내렸다.
그칠 비가 아니었다.
또리는
장사를 나가지 않았다.
밤에 비가 그칠 때만 나갔다.
또리는
지혜로웠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햇살이 팔리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햇살 두 스푼에 천 원!
햇살 팔아요."
꿀벌이 외쳤다.
하지만
빗소리에 꿀벌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꿀 보다 소중한 햇살!
비 오는 날 필요한 햇살!
햇살 팔아요."
꿀벌은 외쳤다.
비 오는 날!
햇살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꿀벌이 외치는 소리가 빗소리에 들리지 않았다.
꿀벌은
비가 너무 쏟아지자 집으로 돌아갔다.
삼일 동안
햇살 한 스푼도 팔지 못했다.
"햇살!
파는 게 어렵구나.
꿀은
하루에 몇 개씩 팔았는데!"
꿀벌은 집에 들어와 생각했다.
오후에 비가 그치자
또리는 햇살 바구니를 들고 들판으로 향했다.
"햇살!
한 스푼에 천 원."
"또리야!
햇살 다섯 스푼 줘."
두더지였다.
"또리야!
햇살 네 스푼."
다람쥐였다.
"이봐!
햇살 다섯 스푼."
들판 한가운데 굴을 파고 사는 너구리였다.
"여기!
햇살 세 스푼."
하고 독수리가 외쳤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햇살이 다 떨어졌습니다.
내일 일찍 오겠습니다."
하고 또리가 말하고 집을 향했다.
"이봐!
햇살이 필요하단 말이야.
둥지에 물이 가득 찼어!"
독수리는 외쳤다.
사실이었다.
하지만
또리는 햇살을 다 팔았다.
"기다리면
꿀벌이 햇살 팔러 올 거예요."
하고 또리가 달리며 외쳤다.
"알았어!"
독수리는 꿀벌을 기다렸다.
꿀벌은
햇살 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