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뜨지 않았어!

상상에 빠진 동화 0103 달이 뜨지 않았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07. 달이 뜨지 않았어!



땅꼬는

들판을 향해 걷고 있었다.


"이봐!

달빛 다섯 스푼 줘."

독수리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다 땅꼬를 보고 말했다.


"아니!

오늘은 달빛이 없어요."

땅꼬는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왜!

없다는 거야.”


"하늘에 달이 뜨지 않았어요!”

땅꼬는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달이 뜨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달이 뜨지 않았으니까 달빛을 팔아야지.”

독수리는 큰 소리로 말했다.


"달이 뜨지 않은 날은 달빛을 팔지 않아요!”

하고 땅꼬가 달빛 바구니를 소나무 뒤에 숨기고 말했다.


"거짓말!

내가 지난달에도 지켜봤어.

달이 뜨지 않은 날은 더 많이 달빛을 팔았잖아!”


"아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거짓말!

엄마랑 같이 햇살도 팔고 달빛도 팔았잖아.”


"잘못 본 거예요.

저는 절대로 햇살 아니 달빛을 팔지 않았어요."

땅꼬는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히히히!

내가 모를 줄 알아.

다 알고 왔으니까 어서 달빛을 내놔!”


"없다니까요!"


"뒤에 숨겼잖아!

그 소나무 밑에 작은 구멍이 있다는 것도 알아.”


"어디!

어디에 구멍이 있다는 거예요?”


"비켜!

죽고 싶지 않으면."

독수리는 땅꼬가 서 있는 나무 밑을 향해 날았다.


"으악!"

땅꼬는 쏜살같이 옆 나무 뒤로 도망쳤다.


"아니!

분명히 이 나무 밑에 구멍이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독수리는 소나무 밑을 샅샅이 뒤졌지만 구멍은 없었다.


"그 나무 밑이지!"

땅꼬가 서 있는 나무 밑으로 독수리가 다시 날았다.


"으악!

살려주세요."

땅꼬는 쏜살같이 도망쳤다.


"여기도 없잖아!"

독수리는 나무 반대편에 있는 작은 구멍을 찾지 못했다.


"바보!

바보 같아."

숨죽이고 조용히 지켜보던 곤충들이 소곤거렸다.


"뭐!

바보라고.”


"히히히!

달빛을 숨긴 구멍도 못 찾으니 바보지."

소나무 가지에 앉아있던 매미가 말했다.


"이것들이!

죽고 싶어."

독수리가 긴 발톱을 꺼내 날아갔지만 매미는 벌써 옆 소나무로 날아갔다.


"히히히!

바보! 바보! 달빛도 못 찾는 바보!"

소나무 위에서 구경하던 새끼 다람쥐들이 노래 불렀다.


"저것들이!

내가 너희들을 잡아먹을 거야.”


"히히히!

더 작은 구멍으로 숨어도 잡아먹을 수 있을까."

하고 말한 새끼 다람쥐들은 아주 작은 구멍으로 도망쳤다.


"달빛만 찾으면!

너희들을 모두 잡아먹을 거야.”


"히히히!

땅꼬가 숨긴 달빛을 찾으려면 수백 년이 걸릴 거야."

주변에서 독수리를 지켜보던 곤충들이 말했다.


"걱정 마!

언젠가는 숨긴 달빛을 찾을 테니까."

독수리는 소나무 밑에서 달빛을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림/이서영(42기), 박수빈(42기), 서은채(42기)/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땅꼬!"

들판 친구들이 소나무 뒤에 숨은 땅꼬를 불렀다.


"독수리 갔어!

이제 집에 가도 안전할 거야.”


"고마워!"

땅꼬는 소나무 그림자 밑에서 몸을 일으키며 대답했다.


"바보 독수리야!

저기 구멍에 달빛이 있는데 못 찾다니."

새끼 다람쥐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너희들도 조심해!

배가 고픈 독수리가 너희들을 노리고 있으니까.”

하고 땅꼬가 말하자


"알았어요!

문 꼭꼭 걸어 잠그고 잘게요.”

새끼 다람쥐들이 대답했다.


"오늘 밤에는!

달빛을 안 팔 거야.

모두

잘 자고 내일 봐.”

하고 땅꼬가 말하자


"알았어!

독수리가 보면 안 되니까 어서 집에 가.”

들판 친구들이 대답하며 말했다.


"알았어!"

땅꼬는 들판 친구들과 인사하고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