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403
대나무 숲의 전설!
대나무가 휘청거릴 때마다
점프를 하며 놀던 고양이가 있었다.
전설의 주인공은
대나무를 타고 놀던 고양이 <뚠뚠>이었다.
뚠뚠은 새끼를 낳고 죽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뚠뚠이 죽은 뒤 대나무 숲은 조용했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대나무 숲을 기웃거렸다.
'꽁냥! 꽁냥!'
전설을 품은 대나무 숲에 찾아온 새끼 고양이었다.
"엄마가 이곳에서 놀았단 말이지!"
뚠뚠이 낳은 새끼 고양이 <꽁냥>이었다.
꽁냥은 엄마처럼 대나무에 올라가 놀고 싶었다.
엄마처럼 묘기를 부릴 수는 없었지만 대나무에 올라가 노는 게 꿈이었다.
"너무 높아!
가늘고 길어서 올라가기 힘들었을 텐데.
엄마는 어떻게 올라갔을까!"
꽁냥이 가장 큰 대나무 밑에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너무 높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엄마가 끝까지 올라갔다니!
믿을 수 없어."
꽁냥은 대나무를 붙잡고 올라가는 엄마를 생각했다.
바람이 불자
대나무가 휘청거렸다.
가지가 서로 부딪치며 사그락 소리를 냈다.
"엄마!
저는 못 올라갈 것 같아요.
무서워요!
바람 소리도 무섭고 대나무끼리 부딪치는 소리도 무서워요.
엄마!
좀 더 커서 도전해 볼게요."
꽁냥이 대나무 숲에서 나왔다.
"아가!
좀 더 크면 와라."
하고 엄마가 뒤에서 말하는 것 같았다.
꽁냥은 들판을 달렸다.
들판 한가운데 있는 바위산까지 달려온 꽁냥은 배가 고팠다.
"뭘 먹을까!"
바위산 꼭대기에서 들판을 내려다보며 고민했다.
"먹지 않고 살 수 없다니!"
꽁냥은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며칠 동안 굶어보기도 했지만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었다.
"엄마는 배고플 때 어떻게 했을까!
바로 사냥을 나갔을까.
아니면
먹지 않고 그냥 놀았을까."
꽁냥은 배고픔을 참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멀리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엄마!
보고 싶어요."
꽁냥은 해가 지면 엄마가 보고 싶었다.
들판에서 혼자 살아남은 꽁냥은 어둠이 싫었다.
특히
하늘을 나는 독수리를 보면 무섭고 두려웠다.
동생들을 독수리가 잡아먹지만 않았어도 꽁냥은 어둠이 무섭지 않았을 것이다.
"독수리를 조심해야 해!"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들판에서 눈 깜박할 사이에 독수리는 날아와 사냥감을 낚아채간다는 것을 눈으로 봤다.
동생들을 낚아채간 독수리는 지금도 들판 끝자락 숲에서 살았다.
꽁냥은
노을을 보며 바위산에 앉아 있었다.
"안녕!"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며 바위산에 앉아있는 꽁냥을 보고 인사했다.
"안녕!
오늘은 무슨 똥이야?"
"이거!
독수리 똥이야."
"독수리!"
꽁냥이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독수리 말만 들어도 꽁냥은 무섭고 두려웠다.
"똥 속에 뼈가 있어!"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다 말고 서서 말했다.
"뭘 잡아먹었을까!"
"아마도!
들쥐를 잡아먹은 것 같아."
쇠똥구리는 똥 냄새만 맡아도 독수리가 무얼 잡아먹었는지 알았다.
"대나무 숲에 안 갈 거야?"
하고 쇠똥구리가 물었다.
"갈 거야!"
하고 꽁냥이 대답했다.
"언제?"
"조금 있다가!"
꽁냥은 대나무 숲에 가는 걸 쇠똥구리에게 항상 말해주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죽으면 대나무 숲에 와서 사체를 옮겨달라고 부탁했었다.
"꽁냥!
대나무 위에 올라가 봐.
엄마가 얼마나 넓은 세상을 보며 살았는지 알 수 있을 거야!"
쇠똥구리는 꽁냥이 엄마 뚠뚠도 잘 알고 있었다.
"고마워!
언젠가는 나도 대나무 위에 올라갈 거야."
꽁냥도 엄마처럼 대나무 위에 올라가 신나게 놀고 싶었다.
"꽁냥아!
대나무 위로 올라갈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뭔지 알아?"
"아니!"
"자신을 믿는 거야!
대나무는 절대 부러지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쇠똥구리는 뚠뚠에게 들은 이야기를 새끼 고양이 <꽁냥>에게 해주었다.
"자신을 믿으라고!
자신을 믿어야 대나무에 올라간다고 뚠뚠이가 말했어.
우리 엄마도 나처럼 무서워했어!"
꽁냥은 쇠똥구리 말을 생각하며 용기가 생겼다.
"오늘은 대나무에 올라가야지!"
쇠똥구리와 헤어진 꽁냥은 바위산을 내려와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
"꽁냥! 꽁냥!
나는 고양이 꽁냥!
대나무에 올라갈 고양이 꽁냥이!
엄마가 올라가 놀았던 대나무에 용기 내어 올라갈 고양이 꽁냥이!"
꽁냥이 노래 부르며 대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어느 것이 좋을까!"
꽁냥은 대나무 숲 한가운데서 올라갈 대나무를 골랐다.
"이게 좋겠다!"
제일 큰 대나무 앞에서 꽁냥이 올라갈 준비를 했다.
"자신을 믿어!
그리고 용기 내어 올라가는 거야."
꽁냥은 자신을 믿으려고 노력했다.
두려움도 떨치고 대나무 오르기에 도전했다.
쇠똥구리가 해준 말을 믿고 의지하려고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 거야."
꽁냥은 두 손으로 대나무를 붙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대나무가 휘청거렸다.
하지만 꽁냥은 무섭지 않았다.
꽁냥은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
올라갈 때마다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길게 구부려졌다.
"부러질까!"
꽁냥은 휘청거릴 때마다 올라가는 걸 멈추고 기다렸다.
"부러지지 않겠지!"
꽁냥은 쇠똥구리가 한 말을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을 믿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는 거야."
꽁냥은 올라갈수록 두렵고 무섭지 않았다.
"와!
이렇게 많이 올라오다니."
꽁냥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놀랐다.
벌써 수십 미터는 올라온 것 같았다.
"엄마!
대나무에 오르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꽁냥은 자신도 모르게 엄마를 불렀다.
대나무가 휘청거릴 때마다 엄마를 생각하며 도와달라고 애원했다.
"고양이야!"
숲에서 놀던 새들이 날아왔다.
"와!
대나무 숲 전설이 또 시작되는 거야."
대나무 숲 주변에 살던 새들은 고양이 <뚠뚠>이 오지 않은 뒤로 재미가 없었다.
매일매일
대나무 위에 올라가 놀던 뚠뚠을 보며 살던 새들이었다.
"안녕!"
새들이 꽁냥에게 인사하자
"안녕!"
꽁냥도 오르던 것을 멈추고 새들에게 인사했다.
"용기를 내면 끝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야!"
새들이 꽁냥이에게 용기를 주었다.
꽁냥도 응원하는 새들이 있어 좋았다.
꽁냥이 중간쯤 올라가자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기울었다.
"조심해!
떨어지니까 대나무를 꽉 붙잡아."
하고 새들이 외쳤다.
"우와!
무섭다."
꽁냥은 계속 기울어지는 대나무를 붙잡고 있었지만 무서웠다.
손을 놓을 뻔했다.
"손으로 당겨 봐!"
"어떻게?"
"점프하듯 손으로 대나무를 당겨 봐!
그러면
다시 대나무가 위로 올라갈 거야."
하고 새들이 말했다.
"점프!
점프하듯 당기라고?"
꽁냥은 두 손에 힘주고 대나무를 당겼다.
"와!"
대나무가 튕기듯 하늘 높이 솟았다.
그리고 다시 아래로 기울어졌다.
"이거다!
엄마가 대나무를 오른 이유가 이거였구나."
꽁냥은 대나무가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몸에 전달되는 무엇인가를 느꼈다.
"엄마!
재미있어요.
이제!
무섭지 않아요."
꽁냥은 대나무가 휘청거려도 무섭지 않았다.
대나무가 밑으로 내려갈수록 두 손에 힘을 주고 힘껏 당겼다.
꽁냥이 당기면 당길수록 대나무는 힘을 더해 하늘 높이 솟았다.
"와!
대나무를 잘 탄다."
새들이 꽁냥을 보고 외쳤다.
"재주도 넘어 봐!"
새들은 뚠뚠이 대나무에서 놀던 생각을 하며 꽁냥에게 말했다.
"아직!
못하겠어."
재주는 더 연습해서 할게!"
꽁냥은 오늘 대나무에 오를 것만으로 만족했다.
"내일 또 와야지!"
꽁냥은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휘어지자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꽁냥은 들판을 향해 달렸다.
들판 한가운데 있는 바위산에 올라갔다.
"내가 대나무에 올라갔어!"
하고 외쳤다.
"정말?"
무당벌레가 물었다.
"정말!
나도 엄마처럼 대나무에 올라갔어.
내가 올라가니까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구부러졌어.
그래서 그네를 타듯 대나무를 탈 수 있었어!"
꽁냥은 들판 친구들에게 오늘 대나무 숲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내일도 갈 거야?"
하고 땅속에서 얼굴을 내민 두더지가 물었다.
"응!
내일도 가서 대나무에 올라갈 거야."
하고 꽁냥이 대답하자
"그럼!
내일 구경가도 되지?"
하고 물었다.
"당연하지!
누구든지 대나무 숲에 와서 구경해도 좋아."
꽁냥은 어디선가 자신감과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았다.
그날 밤
꽁냥은 바위산에서 잠이 들었다.
달빛 별빛이 꽁냥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아가!
대나무에 올라갔다며?
장하구나!"
꿈속에서 엄마 고양이 <뚠뚠>을 만났다.
"엄마!
제가 엄마처럼 대나무에 올라갔어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어요."
"잘했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거야."
엄마 뚠뚠은 새끼 꽁냥이 자랑스러웠다.
오늘도
꽁냥은 대나무 숲으로 향했다.
"오늘은 뒤로 넘기 해 봐야지!"
꽁냥은 대나무에 올라가면 체조선수들처럼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싶었다.
"꽁냥! 꽁냥!
나는 대나무에 올라가는 고양이!
꽁냥! 꽁냥!
대나무에서 묘기를 부리는 고양이!
꽁냥! 꽁냥!
하늘 높이 올라가도 무서워하지 않는 고양이!
꽁냥! 꽁냥!
나는 자신을 믿고 용기가 철철 넘치는 고양이!"
꽁냥은 노래 부르며 대나무 숲을 향해 달렸다.
"꽁냥!
오늘은 어떤 묘기를 보여줄 거야?"
하고 새들이 물었다.
"오늘은 대나무에서 멋진 묘기를 보여줄게!"
하고 대답한 꽁냥은 벌써 대나무를 붙잡고 오르기 시작했다.
"히히히!
고양이가 대나무 숲에 있다니."
꽁냥이 동생들을 잡아먹은 독수리가 하늘을 날다 꽁냥을 봤다.
"히히히!
고양이 고기를 먹겠구나."
독수리는 하늘 높이 날았다.
대나무 숲 주변을 맴돌며 꽁냥을 지켜봤다.
"조심해!"
새들이 외쳤다.
대나무 중간쯤 올라가자 휘청거리며 대나무가 기울기 시작했다.
"고마워!"
꽁냥은 새들에게 외치고 다시 대나무를 올랐다.
꽁냥이 올라갈수록
대나무는 크게 원을 그리며 휘청거렸다.
"좋아!
너무 좋아."
꽁냥은 대나무가 크게 원을 그리며 휘 철거 릴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히히히!
대나무가 올라올 때 낚아채야지."
하늘 높이 날던 독수리는 꽁냥이 하늘 높이 솟구칠 때 잡을 생각이었다.
"독수리야!"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바닥으로 기울자 새들이 외쳤다.
"뭐라고!
독수리라고."
꽁냥은 무서웠다.
하지만 너무 높이 올라온 꽁냥은 어쩔 줄 몰랐다.
"대나무를 이용해!"
"어떻게?"
"두 손에 힘을 힘껏 줘!
그리고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하늘 높이 올라갈 때 옆 대나무로 갈아 타!"
"그게!
가능할까?"
"가능해!
그렇지 않으면 독수리 밥이 될 거야."
하고 밑에서 구경하던 두더지가 말했다.
"그렇지!
대나무가 밑으로 기울었다 휘청거리며 다시 하늘 높이 솟구칠 때 놔 버리면 되는 거야."
꽁냥은 두더지가 한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
죽는 것보다 났지."
꽁냥은 두 손에 힘껏 힘주어 대나무를 당겼다.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밑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독수리 온다!"
대나무가 기운 사이로 하늘에서 독수리가 내려오는 게 보였다.
"어서 와!
좀 더 가까이 와."
꽁냥은 독수리가 대나무 가까이 날아오자 붙잡고 있던 대나무를 놓고 옆으로 날았다.
다행히 옆 대나무를 붙잡고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팍!
푸다닥!'
하늘 높이 치솟던 대나무가 순식간에 날아오던 독수리를 때렸다.
대나무는 다시 휘청거리며 밑으로 내려오다 또 하늘 높이 치솟았다.
'푸닥!
푸다닥!'
독수리는 치솟는 대나무에 맞아 땅에 떨어졌다.
"독수리가 죽었다!"
대나무 숲에서 구경하던 동물들이 소리쳤다.
독수리를 제일 무서워하던 두더지도 소리쳤다.
"독수리가 죽었어!
꽁냥이가 독수리를 죽였어."
대나무 숲에 있던 동물들은 꽁냥이 이름을 부르며 좋아했다.
"독수리가 죽다니!"
대나무에서 내려온 꽁냥도 죽은 독수리를 보고 놀랐다.
"동생들을 잡아먹은 독수리야!"
하고 들쥐가 말하자
"우리 엄마도 잡아먹었어!"
하고 두더지가 말했다.
"내 동생도 잡아먹었어!"
새들이 합창을 했다.
대나무 숲에서 제일 무서운 독수리가 죽었다는 소문은 들판에 쫙 퍼졌다.
꽁냥은 들판의 영웅이 되었다.
들판에 평화가 찾아왔다.
독수리가 사라진 들판에 사는 동물들은 행복했다.
꽁냥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대나무를 잘 탔다.
묘기도
엄마 뚠뚠이 보다 더 잘 부리며 놀았다.
"꽁냥! 꽁냥!
대나무로 독수리를 사냥한 꽁냥!
엄마 고양이 뚠뚠이를 닮은 새끼 고양이 꽁냥!
대나무 위에 올라가 노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꽁냥!
꽁냥! 꽁냥!"
오늘도
엄마 고양이 <뚠뚠>을 닮은 새끼 고양이 <꽁냥>은 노래 부르며 대나무 숲으로 달려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