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창작동화의 세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달콤시리즈 402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6. 2023
아래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봄이 왔다.
산골짜기 봄은 골짜기에서 시작되었다.
얼음이 녹고 물이 흐르는 소리가 봄을 알렸다.
영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강아지처럼 말이다.
"할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뭐예요?"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가 마당에 놓인 평상에 앉아있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
"네!"
"그거야!
너무 많지.
그중에서 하나 골라야 한다면
뭐가 좋을까.
아마도
저 거지!"
할아버지는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저거!
그게 뭔데요?"
손자 영수는 궁금했다.
"저거!
눈부신 햇살이지."
하고 말한 할아버지는 살며시 눈을
감고 눈부신 햇살을 음미했다.
"아침이면 나타나는 햇살이 뭐가 중요해요?"
영수는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이 녀석아!
눈부신 햇살이 없으면 세상이 어떻게 되는 줄 알아?"
"몰라요!"
"어둠의 세상이지!
어둠의 세상은 곧 배고픔의 세상이고
또 고통이 꿈틀거리는 세상이란 말이야."
"눈부신 햇살이 없어도 저녁에 잘 살잖아요!"
영수는 할아버지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저녁!
어쩌면 눈부신 햇살이 힘들어 저녁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거짓말이
어디 있어요!"
영수는 할아버지가
거짓말하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할아버지도 일하다 보면 저녁에 쉬고 싶거든!
그러니까
눈부신 햇살도 낮에 일한 뒤 쉬고 싶어서 어둠을 만들지 않았을까?"
할아버지는 손자 생각을 듣고 싶었다.
"할아버지!
눈부신 햇살도 원래 있었고 어둠도 원래 있었어요.
그러니까
눈부신 햇살이 어둠을 만들었다는 건 맞지 않아요."
하고 영수가 말하자
"그래!
세상에 원래 있었단 말이지?"
하고 할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네!"
영수는 대답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그럼!
너도 원래 있었냐?"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물었다.
"난!
없었지만 이렇게 태어났잖아요.
원래
있던 것은 그대로지만
없던 것은
새로 태어나는 것 같아요."
영수는 생각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다.
"원래!
원래란 말이야.
있다고 하면 있는 것이고 없다고 우기면 없는 것이야.
그러니까!
눈부신 햇살이 원래 있었다면 것이야.
왜냐하면
그것을 증명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렇겠지!"
할아버지는 어려운 우주의 신비를 어떻게 손자에게 설명할까 고민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도 없었지만 새로 태어난 것이잖아요?"
하고 영수가 묻자
"그렇지!
할아버지도 원래 없었지.
그런데!
눈부신 햇살은 원래 있었다니 신기하구나."
할아버지는
자연의 순환을 손자에게 설명해주고 싶었지만
지식이 부족하다 생각했다.
"할아버지!
눈부신 햇살, 달, 별 같은 우주의 행성과 위성은 원래 있었던 것 같아요."
영수는 아는 것처럼 말을 이어갔다.
"뭐야!
이제 우주 이야기를 또 시작하는 거야
."
하고 할아버지는 귀찮은 듯 말을 했다.
"네!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눈부신 햇살이라고 했으니까 그렇죠."
"그렇지!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눈부신 햇살이 제일 좋아."
"그럼!
할아버지
그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뭐예요?"
영수는 할아버지의 두 번째 답을 듣고 싶었다.
"그게 뭘까
!"
할아버지는 영수에게 답하기 전에 한 참 생각했다.
"빨리!
할아버지 빨리 말해보세요
."
영수는 할아버지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그건!
아마도 똑같아.
두 번째로 좋은 것도 눈부신 햇살이야."
"그게 뭐예요
!
안 돼요.
다른 걸 말해야죠."
영수는 할아버지가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
"이 녀석아!
할아버지 맘이야.
할아버지는 자꾸만 손자가 묻는 말이 귀찮아졌다.
"좋아요!
그럼 세 번째로 세상에서 좋은 게 뭐예요?"
하고 영수가 또 물었다.
"또!
또 대답해야 하는 거야?"
"네!
세상에 너무 많은 것이 있는데 할아버지 대답은 한 가지였어요."
"그렇지!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눈부신 햇살이라니까!
이제 그만 물어."
"할아버지!
눈부신 햇살보다 더 좋은 건 없어요?"
영수는 포기하지 않고 할아버지 무릎까지 파고들며 물었다.
"있지!
눈부신 햇살보다 더 소중하고 좋은 건 있지
."
"그게 뭔데요?"
"가장 소중한 것!
그건
소중한 생명이지."
"있으면서 말 안 했어요?"
"이 녀석아!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 변함없이 눈부신 햇살이야.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라면서요
!"
영수는 할아버지에게 따지듯 물었다.
"이 녀석아!
가장 소중한 생명도 눈부신 햇살이 있어야 탄생하는 법이야."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소중한 생명에 대해 좀 더 길게 설명을 해줬다.
영수는
호기심이 많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세상에 모든 것이 다 소중하다는 말이 맞아!"
영수는 저녁밥을 먹고 일기를 쓰며 낮에 할아버지가 해준 말을 생각했다.
"눈부신 햇살!
햇살을 파는 녀석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
영수는 며칠 전에 읽은
<햇살 한 스푼!> 동화를
읽으며 생각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햇살을 누가 살까
!
눈만 뜨면 나타나는 햇살인데
."
하고 생각한 영수는 햇살을 파는 들쥐
<
또리
>
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 말처럼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게
바로 눈부신 햇살이구나."
영수는 눈부신 햇살이 없으면
어떤 생명도 순탄지 않은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눈부신 햇살!
어둠을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눈부신 햇살
!
힘들고 고된 일을 멈추고 쉬게 하는 눈부신 햇살
!
모든 생명체의 생성과 소멸에 관여하는 눈부신 햇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눈부신 햇살!"
영수는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생각을 하나하나 낙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낙서는 영수의 머릿속을 거대한
상상의 세계로 여행하게 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뭔지 말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선생님은 반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물었다.
"김순이!
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뭐지?"
하고 선생님이 물었다.
"저는!
여기 친구들이 제일 좋아요."
하고 순이가 대답했다.
"하하하!"
반 친구들이 모두 웃었다.
"고마워!"
어떤 친구는 순이를 보고 고맙다는 말도 했다.
"조용!
모두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하도록 해봐!"
선생님은 반 어린이들에게 말하더니
"이택상!
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뭐지?"
하고 선생님이 묻자
"저는!
엄마 아빠가 제일 좋아요."
하고 대답했다.
"하하하!"
이번에도 반 친구들이 모두 웃었다.
"맞아!
나도 우리 엄마 아빠가 좋아."
앞에 앉은 도순이도 웃으며 말했다.
"그렇군!
다음엔 김영수.
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뭐지?"
"네!
저는 눈부신 햇살이 제일 좋아요."
하고 영수가 대답했다.
"우우우!"
반 친구들이 영수 대답을 듣고 모두 놀란 얼굴을 하며 소리쳤다.
"왜!
눈부신 햇살이 좋지?"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사실은!
어제 할아버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뭐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눈부신 햇살이 좋다고 대답했어요."
하고 영수가 말하자
"그래
!"
선생님도 깜짝 놀랐다.
"네!
두 번째로 좋은 게 뭐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는
또 눈부신 햇살이라고 대답했어요."
하고 영수가 말하자
"와!"
반 친구들이 조용히 듣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가 이유도 말해주었니?"
하고 선생님이 묻자
"네!
눈부신 햇살보다 더 소중하고 좋은 건 생명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소중한 생명도
눈부신 햇살이 있어야 태어나고 살아갈 수 있다는 말을 했어요."
하고 영수가 대답했다.
"그렇지!
어떤 생명도 눈부신 햇살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지."
선생님이 말을 이어갔다.
반 친구들은 조용히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들었다.
영수는
학교에서 집에 가는 중이었다.
"꿀벌아!
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뭐니?"
영수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핀 코스모스 꽃 위에 앉아 있는 꿀벌에게 물었다.
"나야!
꿀을 먹게 해주는 꽃이 제일 좋지."
꿀벌에게는 세상의 모든 꽃이 제일 좋았다.
"코스모스야!
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게 뭐니?"
영수가 코스모스 꽃에게 물었다.
"응!
난 두 가지야.
하나는 뿌리를 내리게 해 준 흙이 좋아.
그리고
흙보다 더 좋은 건 바로 눈부신 햇살이야."
"뭐라고!
눈부신 햇살이라고?"
영수는 깜짝 놀랐다.
"응!
아주 작은 씨앗을
흙속에서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게 해 준 게 눈부신 햇살이거든!"
하고 코스모스가 말했다.
"그렇구나!"
영수는 깜짝 놀랐다.
"나무야!
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뭐지?"
영수는 산길로 접어들어 큰 소나무에게 물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
큰 소나무가 다시 영수에게 물었다.
"응!"
"그거야!
눈부신 햇살이지."
나무는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렇구나!
그럼 두 번째로 좋은 건 뭐야?"
영수가 다시 키가 큰 소나무에게 물었다.
"두 번째!
그런 질문이 어딨어?
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것은 바로 눈부신 햇살이야."
하고 큰 소나무가 말했다.
"그렇구나!"
영수는 깜짝 놀랐다.
큰 소나무는 할아버지보다 더 눈부신 햇살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작은 나무야!
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게 뭐지?"
영수는 큰 소나무 밑에 있는 아주 작은 참나무에게 물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건 눈부신 햇살이죠."
어린 참나무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렇구나!"
영수는 집에 오는 길에 많은 동식물에게 물었다.
모두 대답은
한결같이 눈부신 햇살이었다.
"할아버지 말이
맞았어!"
영수는 할아버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게
눈부신 햇살이라는 말을 조금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게는 왜 안 물어봐?"
영수가 집 앞 감나무 밑을 걷는데 박쥐 한 마리가 물었다.
"그렇지!
박쥐 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좋은 게 뭐지?"
"히히히!
내가 어둠이 좋다고 말할 줄 알았지?"
하고 박쥐가 웃으며 물었다.
"아니!"
영수는 웃으며 묻는 박쥐가 갑자기 무서웠다.
"나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게 눈부신 햇살이야."
하고 박쥐가 말하자
"뭐!
박쥐 넌 어둠을 좋아하잖아?"
하고
영수가 묻자
"이런!
이런 바보 멍청이.
어둠도 눈부신 햇살과 같은 빛이라고.
눈부신 햇살이 없으면
어둠도 존재할 수 없는 거야.
그러니까!
박쥐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게 바로 눈부신 햇살이지."
하고 박쥐가 말한 뒤 감나무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바보!
바보 멍청이!
난!
아마도 그럴지 몰라."
영수는 한참이나 감나무 밑에 서 있었다.
"눈부신 햇살!
모두에게 가장 소중한 눈부신 햇살이구나."
영수는 집에 돌아와 손을 씻고 할아버지를 찾았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밭에서 엄마 아빠와 일하고 계셨다.
"영수야!"
할아버지는 달려오는 영수를 보고 불렀다.
"할아버지!
오늘도 눈부신 햇살이랑 일하고 계시군요
."
하고 말하자
"그렇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친구랑 일하니까 재밌지."
할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고 같이 일하던 아들이 물었다.
"뭐가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좋은 친구랑 일한다는 게 무슨 뜻이에요?"
하고
아들이
다시 물었다.
"뭐긴!
우리 가족이지.
이렇게 아들, 며느리, 손자랑
같이 일하는 거지.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어!"
하고 말한 할아버지는
삽자루를 내려놓고 담배를 피우러 밭고랑을 걸어 나갔다.
아들과 손자는
가족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끝-
그림 나오미 G
keyword
햇살
창작동화
가족
3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동화작가 김동석
직업
출간작가
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팔로워
854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나도 자랑할 것 많아!
대나무 숲의 전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