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거름 주는 망치!

상상에 빠진 동화 0194 똥거름 주는 망치!

by 동화작가 김동석

19. 똥거름 주는 망치!



천상의 상상학교에 갔던 쇠똥구리가 돌아왔다.

바람을 타고 돌아오는 쇠똥구리를 베짱이가 봤다.


"쇠똥구리!"

멀리서 신나게 노래 부르며 오는 쇠똥구리를 베짱이가 불렀다.


"아니!

저 녀석은 또 우리 집에 왜 온 거야."

쇠똥구리는 들고 오던 산신령 똥을 풀숲에 숨겨놓고 집으로 향했다.


"안녕!"


"안녕!

무슨 일이야?"

처음 집 앞에 온 베짱이를 보고 쇠똥구리가 인사하며 물었다.


"똥 사러 온 거야!

내가 사슴 똥 다 사고 싶어."

베짱이는 뭘 알고 온 것 같았다.


"사슴 똥은 뭐 하려고?"


"나도 망치처럼 똥 먹고살아볼까 해서!"


"망치!

그 고양이처럼 똥을 먹겠다고.

정말이야?"


"그래!

고양이 녀석이 들판을 돌아다니며 똥을 먹고살더라니까."


"정말!

똥 먹고살 수 있어?"

쇠똥구리는 눈을 크게 뜨고 베짱이에게 물었다.


"사슴 똥만 먹을 수 있어!"


"똥은 다 똑같아!

토끼 건 노루 건 사슴이건!"


"무슨 말이야!

사슴 똥은 달콤한 향기가 나고 신비롭다고 하던 데!"


"누가?"


"일개미들이 하는 말 다 들었어!"

베짱이는 정말 일개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멍청이 같은 녀석들!"

쇠똥구리는 사슴 똥의 비밀을 안 베짱이가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았다.


"빨리!

사슴 똥 달라고."


"돈은 있는 거야!"


"아니!

겨울이 오면 줄게."


"뭐라고!

일도 안 하는 녀석이 겨울에 돈은 어디서 나와."


"사슴 똥 먹고 열심히 일할 게!"


"일한다고!

그걸 내가 믿을 것 같아."


"한 번 믿어 봐!"
베짱이는 어떻게든 사슴 똥을 먹고 싶었다.


"좋아!

믿어보지."

하고 말한 쇠똥구리는 집에 들어가 똥을 한 봉지 들고 나왔다.


"자!

사슴 똥."


"정말이지?"


"그래!

사슴 똥이니까 먹어 봐."


"알았어!"

베짱이는 쇠똥구리에게 받은 똥 봉지를 열었다.


"으악!

지독해! 지독해!"

베짱이는 지독한 냄새가 나는 봉지를 던졌다.


"그럼! 그렇지!

똥을 먹는다고 하다니.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독한 사슴 똥을 먹는다고!"

쇠똥구리는 베짱이가 먹지 못할 것을 알았다.


"독한 똥을!

개미들은 어떻게 먹은 거야."

베짱이는 사슴 똥을 먹은 일개미와 망치가 이상했다.


"일하니까!

너처럼 놀지 않고 일하니까 냄새도 맡을 시간이 없었지.

배고프니까 그냥 먹은 거야!"

쇠똥구리는 크게 말하더니 땅에 떨어진 사슴 똥 봉지를 주웠다.


"일!

일해야 하는구나.

사슴 똥을 먹으려면!"


"그래!

너처럼 놀기만 하는 녀석들에게는 더 지독한 똥냄새만 나는 거야."


"그 녀석!

망치도 일하지 않잖아."


"망치!

고양이 망치가 일하지 않는다고?"


"그래!

들판에서 신나게 놀기만 하더라."


"이런 바보 같으니!

세상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게 고양이 망치라고."


"무슨 일 하는 데?"


"그걸!

내가 다 말해줘야 해."


"난!

그 녀석 일하는 것 한 번도 못 봤어.

그러니까 무슨 일 하는지 말해 줘?"


"내가 속 터져 죽는다!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를 왜 너는 모를까.

제발 눈도 뜨고 귀도 열고 그 고양이 망치를 지켜봐라!"


"그러니까!

무슨 일 하냐고?"


"똥 모으고 또 똥 먹는 일 하잖아!"


"그게 무슨 일이야!"

베짱이는 망치가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 녀석!

망치는 말이야.

들판에 똥을 모아서 하나하나 말려 창고에 쌓아두었다가

봄이 오면 들판에 있는 꽃나무에 똥거름을 주는 걸 한 번도 못 봤단 말이야."


"뭐!

똥거름."


"그래!

이 멍청하고 게으른 녀석아."


"그렇구나!

똥 모으고 똥 먹는구나."

베짱이는 갑자기 머리가 아팠다.


"꺼져!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라고."

쇠똥구리는 크게 외치고 대문을 닫고 집으로 들어갔다.


베짱이는 머리가 아팠다.

망치가 똥만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똥을 모아 들판 꽃나무에 똥거름을 주는 걸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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