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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5. 2022

그릴 수 있을까!

달콤시리즈 103

그릴 수 있을까!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러스트 대회가 열렸어요.

각국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일러스트 작가의 꿈을 가지고

참가했어요.


일러스트 작품은 A4 용지 4장에 그려야 했어요.

4일 동안 진행되는 데 오늘은 A4 용지 1장을 그려서 제출해야 했어요.


많은 국가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주제를 뽑았어요.

학생들의 주제는 모두 달랐어요.

어떤 주제가 나올지 학생들이 긴장하고 있었어요.


프랑스 미술대학 교수들이 일러스트 주제를 출제했어요.

이번 작품은 파리 미술대학 입시에 포트폴리오로 제출할 수 있어서 참가하는 학생들은 중요한 대회였어요.


제일 먼저

뉴질랜드에서 온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인간이란 무엇인가?


“와! 이걸 어떻게 그리죠?”

여학생 엄마가 문제를 보고 말했어요.

문제가 어려웠어요.



주제 :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


두 번째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소크라테스가 문제에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뽑은 친구들의 주제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것 같아요.


“그릴 수 있을까!”

미국에서 온 여학생이 주제를 보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세 번째로

한국에서 온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인생이란 무엇인가?


아직

어린 여학생에게 인생을 묻는다는 문제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았어요.


네 번째로

미국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걸 그리라고!”

미국 여학생은 무척 어려운 것 같았어요.

학생들과 함께 온 학부모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어요.


“주제가 철학적이야!

이걸 그릴 수 있을까?”

주변에 기자들이 이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어요.



다섯 번째

영국에서 온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탈레스의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만물의 근원은 물인데 도대체 무엇을 그리라는 것일까!



여섯 번째

러시아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프로타고라스의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일곱 번째

덴마크에서 온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너무 어렵다!

아는 것도 없는데!”

이 학생은 주제를 보더니 긴 한숨을 쉬었어요.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다.

이건 좀 쉽지 않을까요?”

한 기자가 누군가와 이야기했어요.



여덟 번째 

프랑스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신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하고 말하더니 이 학생은 주제가 쉬운 지 웃으면서 들어갔어요.


“와!

신은 존재하는가!

어떻게 그릴 수 있지?”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더 커졌어요.


“하나님을 그리면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요?”


“맞아요!”

“뭔가 의미를 담아야 할 것 같아요!”


주제를 듣고

많은 사람들이 놀랐어요.

모든 문제가

그리기 힘들 것 같았어요.



아홉 번째

이탈리아에서 온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유토피아는 가능한가?


“세상에 유토피아는 없어!”

하고 말하며 한 참 주제를 쳐다보더니

“자연으로 돌아가면 진정한 유토피아가 가능할 거야!”

하고 말하더니 웃으면서 자리로 돌아왔어요.



열 번째 

일본에서 온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예술가는 보이지 않는 것도 그려야 되지!”

하고 말하더니 문제가 쉬운 듯 웃으면서 들어갔어요.



주제 : 역사는 순환하는가?


열한 번째 중국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순환하지!"

중국 남학생은 쉬운 듯 말했어요.




그림 홍정우 (전) 계명대학교 미술학과 교수





열두 번째 브라질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과정과 결과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한 참 문제를 보더니


“결과가 중요하지!”

뭔가 알겠다는 듯 소곤거리며 자리로 돌아갔어요.


“모든 주제가 다 어렵겠어요.”


“네.”

중국에서 온 학부모가 브라질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철학과 인문학을 모르면 손도 댈 수 없겠어요!”


“역사를 몰라도 정말 손도 못 대겠어요!”

미국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열세 번째 

아르헨티나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데카르트의 ‘나는 사유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주제 : 정의란 무엇인가?


열네 번째로 캐나다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정의! 세상에 정의가 존재할까!”

학생은 세상에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주제 :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열다섯 번째로 케냐의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로마는 왜 무너졌는가?


열일곱 번째로 독일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문명은 순환하는가?


열여덟 번째로 그리스 남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조용히 해주세요.”

장내 아나운서가 안내 방송을 했어요.


주제를 뽑을 때마다

학부모들과 기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시장을 방불케 했어요.



열아홉 번째 

스페인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주제 : 권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권력을 가진 자의 힘이니까 절대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지!”

학생은 권력에 대해서 상대적이라 생각하면서도 현대 사회를 짓밟는 절대 권력을 생각했어요.


이제 두 명 남았어요.

호주의 남학생이 두 개 남은 주제 중에서 하나를 뽑았어요.



주제 : 셰익스피어는 죽었는가 살았는가!


“셰익스피어는 살아있지!”

지금도 셰익스피어 작품이 세상 사람들 곁에서 숨 쉬는 것을 보면 살아있었어요.



.

주제 : 행복이란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인도 여학생이 주제를 뽑았어요.




일러스트 대회에 온

학생과 학부모들은 작은 충격을 받았어요.

주제에 맞게 그리려면 역사를 알아야 했어요.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문제가 많이 나와서

더욱 충격을 받는 것 같았어요.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드로잉 대회였어요.

셰익스피어가 죽은 지

몇 백 년이 되어가는 데도

우리 사회에서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를 찾는 재미에 푹 빠져봐야겠어요.


여러분!

여러분의 일러스트 작품도 감상하고 싶어요.

그리고

문학, 역사, 철학을 많이 공부하는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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