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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5. 2022

늑대의 절규!

달콤시리즈 107

늑대의 절규!





대나무 숲을 지나자

자작나무 숲이 나타났다.


자작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화가의 집이 있었다.
자작나무를 그리는 여류화가는 은빛 숲이 가진 매력에 빠져 있었다.

밤이 되면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가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화가는 그림 그리는데 집중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오늘은 유난히 늑대의 울음소리가 가까이서 들리는 것 같았다.
한 두 마리가 아닌 수십 마리의 울음소리였다.

"저 녀석들이 오늘따라 유난을 떠는군!"
화가는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면서 한 마디 했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말이 없었다.

"배가 고픈 녀석들!"
화가는 은빛 숲에 살면서 늑대가 잡아먹을 사냥감을 본 적 없었다.
토끼나 들쥐 한 마리도 본 적이 없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화가는 가까이서 들리는 늑대의 울음소리에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정말!
시끄럽게 하는군!"
화가는 붓을 놓고 거실 창문을 열었다.

"조용히 해!
먹을 게 없으면 눈을 부릅뜨고 더 빨리 달려야지."
하고 외친 화가는 다시 창문을 닫았다.

"오늘 밤에 완성하긴 틀렸군!"
화가는 부엌에 달린 창고 문을 열었다.

"와인이나 한 잔 해야겠군!"
화가는 몇 달 전에 도시에 나가 사다둔 와인을 꺼냈다.

"저 녀석들을 잡아 안주를 하면 좋을 텐데!"
늑대 울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화가는 잡아서 안주할까 생각했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식탁에 앉아 와인을 따르는 데 늑대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이 녀석들이 어디까지 온 거야?"
화가는 등골이 오싹했다.

"안주는 뭘로 할까?"
냉장고 문을 열고 한 참 찾았다.

"치즈도 없고 과일도 떨어지고!"
화가는 마땅한 안주를 찾지 못했다.

"그렇지!
김이랑 간장이 있지."
화가는 박스에서 김 몇 장을 꺼낸 뒤 작은 옹기에 간장을 조금 부었다.

"참기름!"
참기름 병을 꺼내더니 간장에 몇 방울 참기름을 떨어뜨렸다.

"하하하!
오늘 와인 안주는 김과 간장이면 충분하다."
화가는 손가락에 묻은 물감을 보면서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늑대 울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아니!
저 녀석들이 마당까지 오다니."
화가는 무서웠지만 창문을 열였다.

"여긴!
너희들에게 줄 게 없다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야지."
화가는 한바탕 외치고 창문을 닫고 식탁의자에 앉았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자작나무 뒤로 몸을 숨긴 늑대들이 화가의 집 창문을 향해 더 크게 외쳤다.

"도대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화가는 와인을 마시면서 궁금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배가 고프다고! 배가 고프다고!
이건 아니야.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너를 잡아먹을 거야! 너를 잡아먹을 거야!"
늑대 울음소리를 해석하던 화가는 소름이 돋았다.

"나를 잡아먹겠다고!
나를 잡아먹겠다고!"
화가는 집 가까이 다가와 울부짖는 늑대 울음소리가 무서웠다.

"총이 한 자루만 있으면 좋을 텐데!"
화가는 영화에서 본 장면이 생각났다.
늙은 남자가 늑대를 향해 긴 총을 쏘는 장면이 떠올랐다.

"설마!
내게 덤비진 않겠지."
화가는 다시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다른 생각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늑대의 울음소리가 영혼을 감싸고 맴도는 것 같았다.

"아니!
그건 아니야!"
자꾸만 머릿속에서 늑대가 달려드는 장면이 떠올랐다.
화가는 무서웠다.
자작나무 숲에서 살면서 처음으로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과 사별한 뒤에도 줄곧 이곳에서 살았지만 무섭지 않았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늑대들은 집요하게 울었다.
그리고 화가의 집을 둘러싸고 더 크게 울부짖었다.

"미치겠다!
도대체 저 녀석들은 언제 자는 거야?"
화가는 잠을 청하고 싶어도 늑대의 울음소리에 잠이 깨곤 했다.
침대에서 이리저리 뒹굴면서 잠을 청하려고 하면 밖에서 늑대 울음소리가 들렸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오늘 밤에 널 잡아먹을  테야."
갑자기 밖에서 늑대의 울음소리와 함께 들렸다.

"날 잡아먹는다고!
이 늙은 화가를 잡아먹는다고.
어림없지!
내가 평생을 살아오며 가장 힘든 게 뭔지도 모르는 녀석들이 날 잡아먹어.
어림없지! 어림없어!"
화가는 화가 났다.
방에 불을 켰다.
그리고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오늘 밤에 널 잡아먹어야겠다."
밖에서 또 들렸다.
늑대를 이끌고 다니는 대장은 사람 말도 하는 것 같았다.

"어림없다고 했지!
내가 나를 지키는 게 얼마나 힘든 지 안다고!"
화가는 마당에 불을 켰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이봐!
여긴 너희들이 먹을 게 없다고.
내가 줄 것도 없으니까 저기 은빛 숲으로 가라고!"
화가는 크게 외쳤다.
깊은 밤 은빛 숲 골짜기에 화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널 잡아먹겠다고! 널 잡아먹겠다고!"
늑대 대장이 크게 외치는 것 같았다.

"너희들에게 잡아먹힐 내가 아니지!
난 이곳에 살면서 너희들보다 더 무서운 저승사자도 봤어.
저승사자가 오기 전에 숲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화가는 크게 외치고 문을 닫고 들어왔다.
늑대들을 향해 크게 외쳤지만 조금 무서웠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집 앞 뒤에서 들리는 늑대 울음소리가 더 요란했다.

화가는 식탁 위에 올려놓은 와인병을 들고 한 잔 더 따랐다.
오늘 밤은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았다.
순간, 늑대들과 한바탕 소란을 피울 것만 같았다.

"아니!
그건 아니야.
내가 늑대들과 싸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화가는 무서웠지만 늑대들과 싸울 생각도 없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이제는 창문 밑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이번에는 부엌으로 통하는 뒷문 바로 앞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시끄러워!
조용히 하라고!"
식탁에 앉아있던 화가가 소리쳤다.
하지만 늑대 울음소리는 더 크게 화가의 귓가에 들렸다.

..

'똑똑'
누군가 화가의 현관문을 노크했다.

"누구세요?"
화가는 두렵고 무서웠다.
늦은 시간에 은빛 숲에 있는 화가의 집을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똑똑똑!'
다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화가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누구세요?"
화가는 더 크게 물었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혹시!
늑대가 노크했을까?"
화가는 더 무서웠다.
그동안 늑대 울음소리를 들으며 살았지만 오늘처럼 무서운 날은 없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널 잡아먹으러 왔다고!
은빛 숲에는 먹을 게 없어."
대장 늑대의 목소리였다.
숲에 먹을 게 없자 늑대들은 사람이라도 잡아먹을 계획이었다.

"날!
날 잡아먹겠다고?"

"그래!
널 잡아먹어야 우리가 살 수 있어."
대장 늑대는 결심한 듯 울부짖으며 말했다.

"어림없지!
날 잡아먹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화가는 그동안 숲에서 살면서 남은 것이라고는 배짱 하나였다.

"총으로 한 방에 널 죽일 수 있어!
그러니까 죽기 싫으면 숲으로 돌아 가!"
총도 없는 화가는 사실인 것처럼 말을 했다.

"히히히!
총도 없으면서 배짱은 두둑하군!
그런 사람을 잡아먹어야 고기가 더 맛있지."
대장 늑대는 오래전부터 화가를 잡아먹겠다는 늑대들을 막았었다.
하지만 숲에 먹을 게 없자 늑대들을 막을 수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먹어야 했다.

"미안하지만 널 잡아먹어야겠다!"
대장 늑대는 주먹으로 문을 크게 내리치며 말했다.

"죽고 싶다 이거지?"
화가는 부엌에서 꼼짝도 못 하면서 큰소리쳤다.

"내가 총을 들고나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화가는 싱크대 서랍을 열고 무엇인가 찾았다.
하지만 늑대와 싸우며 사용할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널 잡아먹어야겠다! 널 잡아먹어야겠다!"
집 밖에서 늑대들이 모두 합창했다.

"나는 늑대들을 죽여 바비큐 파티를 해야겠다!"
화가도 무서웠지만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노래 불렀다.

"이놈들!
감히 인간을 잡아먹겠다고?"
은빛 숲의 신령이 늑대들을 보고 외쳤다.

은빛 숲에서 잠자던 신령은 늑대들의 울음소리를 찾아 화가의 집까지 왔다.

"나도 건드리지 않는 인간을 너희들이 잡아먹겠다고?"
화가의 마당에 도착한 숲의 신령은 대장 늑대에게 물었다.

"누가 왔나?"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화가는 잔뜩 긴장했다.

"숲으로 돌아 가!"
숲의 신령이 늑대들을 향해 더 크게 외쳤다.

"싫어요!
우리도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도 잡아먹어야 살 수 있다고요!"
늑대들은 숲의 신령 앞에서 울부짖으며 말했다.

"늑대들이 사냥해야할 동물을 찾아야지!
눈을 부릅뜨고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가 봐!
어딘가에 먹을 게 많을 거야.
인간을 잡아먹겠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마.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숲에 사는 동물들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거야."
숲의 신령은 인간이 어떤 동물인지 알았다.

인간을 위협하는 어떤 것도 가만두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죽음을 불러온다는 걸 알았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늑대들은 억울한 듯 더 슬프게 울부짖었다.
배고픈 늑대들은 숲의 신령이 말려도 화가를 잡아먹을 기세였다.

"너희들이 잡아먹을 들쥐, 두더지, 고양이도 세상엔 아직 많아!"
숲의 신령은 늑대들을 향해 호통 며 숲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늑대들은 마지막 울분을 토한 뒤 숲으로 돌아갔다.

화가는 밖이 조용해지자 창문을 열고 내다봤다.
마당에는 늑대도 숲의 신령도 보이지 않았다.

"울부짖던 늑대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가 늑대들을 쫓았을까?"
화가는 갑자기 사라진 늑대들이 궁금했다.

"혹시!
숨어 있는 건 아니겠지?"
화가는 마당에 켠 불을 끄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벌써!
새벽이 오는 군!"
밖에서 아침 일찍 일어난 새들이 노래 부르고 있었다.
화가는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숲의 신령은

화가의 집에 불이 다 꺼지자 숲으로 돌아갔다.




그림 나오미 G




"대장!

이제 어떡하지?"

숲으로 돌아온 늑대들이 대장에게 물었다.


"배고파 죽겠다고!"


"벌써!

일주일이나 먹지 못했어."

굶주림에 늙은 늑대는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은 듯했다.


"더 깊은 숲으로 가자!"

대장 늑대는 앞장서서 더 깊은 숲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신령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해!"

늑대들이 따라오면서 말했다.


"숲의 신령이 없는 곳이 있을까?"


"시베리아!

시베리아로 가면 없을 거야."

젊은 늑대는 먹을 것이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시베리아!

그곳은 얼마나 가야 하는데?"


"아마도!

몇 달은 달려야 할 거야."


"그렇게 멀리?"


"그래!

늑대들이 살기 위해서는 깊은 숲으로 들어가야 할 거야."

젊은 늑대의 말처럼 살아남기 위해선 늑대들도 깊은 숲으로 들어가야 했다.


"도시로 가면 안 될까?

그곳에는 먹을 것도 많을 텐데."

어린 늑대들은 깊은 숲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면 도시로 내려가고 싶었다.


"안 돼!

그곳에는 우리 사촌인 강아지들도 버린다고."

젊은 늑대는 어린 늑대들에게 반려동물로 키우는 강아지를 버린다는 말을 해주었다.


"우리 사촌!

강아지를 왜 버리는데?"

어린 늑대들은 궁금했다.


"키우다 귀찮으면 버림받는다고!

인간들은 자신들의 행복만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언제든지

키우는 강아지가 귀찮으면 버린단 말이야!"

젊은 늑대의 말처럼 누군가는 키우던 강아지를 버리기도 했다.


"사람들이 무서워!"

어린 늑대들은 사람들이 무서웠다.

어른 늑대들이 사람을 잡아먹겠다고 하며 화가의 집으로 달려간 순간을 생각했다.


"더 빨리 뛰어!"

젊은 늑대가 새끼 늑대들을 향해 외쳤다.

대장 늑대를 따라가려면 열심히 뛰어야 했다.


'우우우후응! 우우우후응!'

앞서가던 대장이 멈추더니 울부짖었다.

젊은 늑대와 어린 늑대들이 보이지 않자 멈춘 것이다.


"설마!

밖에서 날 기다리진 않겠지."

화가는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 일어났다.

하지만 쉽게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여보세요!"

화가는 도시에 사는 딸에게 전화했다.


"엄마!

웬일이야?"

딸은 갑자기 울린 전화에서 엄마 목소리가 들리자 놀랐다.

한 달에 한 번 전화를 할까 말까 하는 엄마였다.


"어젯밤에!

늑대가 날 잡아먹으러 왔었어."

화가가 말하자


"하하하!

엄마를 잡아먹으러 뭐가 왔다고?"

딸은 웃으며 다시 물었다.


"늑대!

늑대들이 왔다니까."

화가가 다시 말하자


"엄마!

세상에 사람을 잡아먹는 늑대가 어디 있어?"

딸은 엄마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


"얘는!

어젯밤에 늑대들이 왔다니까."

화가는 딸이 믿지 않자 서운했다.


"엄마!

무서우면 알지.

이제

도시로 나와 살지?"

엄마 말을 다 들은 딸이 말하자


"싫어!

난 도시는 숨 막혀서 살 수 없어."

화가는 죽어도 도시로 들어가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엄마!

늑대랑 같이 살아야겠다."

딸은 수십 번이나 엄마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오늘도

딸은 엄마를 혹시나 하고 설득했지만 엄마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


"수고!"

화가는 딸과 전화를 끊고 현관문을 열었다.

가슴이 쿵쿵 뛰는 걸 느끼며 밖으로 한 발짝 옮겼지만 어디에도 늑대는 없었다.


"없다!

어디로 갔을까?"

화가는 마당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그리고

천천히 집 주변을 샅샅이 살펴봤다.

늑대들은 없었다.

어젯밤에 창문 밑까지 와서 울부짖던 늑대들은 한 마리도 없었다.


"대장!

우리가 살 길은 인간을 잡아먹는 거야."

늙은 늑대 한 마리가 대장 늑대를 설득했다.


"아직!

아직은 안 돼!"

대장 늑대는 인간을 두려워했다.


"왜 반대하는 거야?

도시로 내려가면 쉽게 인간을 잡아먹을 수 있는데."

늙은 늑대가 대장 늑대에게 큰소리치며 말했다.


"숲의 신령이 죽기 전에는 안 돼!"

대장 늑대는 인간보다 숲의 신령이 더 두려웠다.

지팡이 한 번만 들었다 놨다 해도 늑대는 죽은 목숨이라는 걸 알았다.


"대장!

도시로 가고 싶은 늑대들만 데리고 갈게."

늙은 늑대는 포기하지 않았다.

굶어주고 싶지 않았다.

대장 늑대는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젊은 늑대들과 늙은 늑대들은 대장 말을 듣지 않았다.


"가면 죽어!

너희들은 인간을 상대할 수 없어.

그러니까 도시로 가면 다 죽는다고!"

대장 늑대는

늙은 늑대를 따라가겠다는 젊은 늑대들을 말렸다.

하지만

배고픈 늑대들은 모두 늙은 늑대를 따라 숲을 떠났다.


"할 수 없지!

우리는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간다."

대장 늑대는 남은 늑대들과 어린 늑대들을 데리고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갔다.


"인간이 무서워요?"

어린 늑대가 엄마 늑대에게 물었다.


"무섭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니 무섭지."

엄마 늑대는 인간들을 공격하면 안 된다는 말을 어린 늑대에게 말했다.


"인간이 무섭구나!"

어린 늑대들은 인간이 무섭다는 걸 알았다.

절대로

인간을 상대로 싸우거나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았다.


"엄마!

도시로 간 늑대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어린 늑대가 며칠 후 엄마 늑대에게 물었다.


"죽었지!

모두 총에 맞아 죽었지."

엄마 늑대는 말하면서도 힘이 없었다.


"총이 뭐야?"

어린 늑대는 엄마 늑대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총!

빵 하고 소리 나는 건데 늑대들은 한 방만 맞아도 죽는 거야."


"그렇게 무서운 거야?"


"그렇지!

아주 무섭지!

사람보다 무서운 게 총이야."

엄마 늑대는 사냥꾼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었다.

사냥꾼이 쏜 총을 두 번이나 맞은 엄마 늑대는 아직까지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총!

사람보다 무섭구나."

어린 늑대는 사람보다 무서운 총을 보지 않았지만

엄마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두렵고 무서웠다.


깊은 숲으로 들어간 늑대들은

배고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나 둘 죽어갔다.


"대책이 필요해!"

대장 늑대는 멀리 사냥을 떠났다.

어린 늑대 한 마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선 먹을 게 필요했다.


며칠 동안

숲에 눈이 내렸다.


은빛 숲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화가는 오랜만에

커피를 마시며 은빛 숲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있었다.


"난!

숲이 좋아.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난 숲이 좋아!

이젠 늑대 밥이 되어도 좋아.

한 줌 흙이 되는 것보다

늑대 밥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

화가는 늑대가 잡아먹으러 온다면

기꺼이

몸을 내줄 생각이었다.


"오늘은

커피 맛이 좋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시는 커피 향은 진했다.

화가는

마음을 비울수록 아름다움이 보였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다.


화가는

낮에는 열심히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고

저녁에는

와인을 마시며 은빛 숲이 주는 행복을 만끽하며 지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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