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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6. 2022

마녀의 비밀!

달콤시리즈 111

마녀의 비밀!





함박눈이 내리던 밤이었다.

어둠 속에 누군가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마녀였다.


마녀는 

빈 깡통에 무엇인가 하나하나 접어서 넣었다.

어둠 속에서 

마녀의 행동을 지켜보는 고양이 한 마리와 들쥐 세 마리가 있었다.


"잘 숨겨야지!"
마녀는 깡통을 들고 뒷마당으로 나오더니 땅을 팠다.

달빛이 

마녀가 삽질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달빛과 어둠 속에서 마녀의 그림자가 제법 멋지게 움직였다.


"히히히!

여기에 숨기면 아무도 못 찾을 거야!"

마녀는 깡통을 땅속에 넣고 흙을 덮었다.


"히히히!

이젠 누구도 찾지 못할 거야."

마녀는 삽을 들고 오며 기뻤다.


"도대체!

무얼 숨긴 거야?"

고양이 썰렁이는 궁금했다.

들쥐들도 마녀가 숨긴 깡통이 궁금했지만 썰렁이가 지키고 있어 숨어  지켜봤다.


"땅을 파야겠군!"
썰렁이는 마녀의 방 창문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녀의 동태를 살폈다.


"불을 켜야지!"

마녀의 방은 어두웠다.

마녀가 방 안에서 움직이는 것 같은데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단 말이야!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깡통을 땅속에 묻는단 말이야."

썰렁이는 

그동안 마녀가 숨긴 깡통을 생각했다.


"벌써!

다섯 개나 묻었어."

썰렁이는 마녀가 숨긴 깡통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은

땅이 꽁꽁 얼어 땅을 파헤치기 힘들었다.

봄이 오길 기다리는 썰렁이는 

땅속에 묻은 깡통이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조용히 해!"

들쥐 세 마리는 

마녀가 숨긴 깡통을 찾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들쥐들은 

마녀가 숨긴 깡통을 모두 찾아 창고에 갔다 놓았다.

썰렁이는 그것도 모르고 봄이 오길 기다리다니 바보 같았다.


"헤헤헤!

좀 무거운데!"
대장 들쥐 깜돌이는 마녀가 숨긴 깡통을 찾아들어봤다.

그동안 

찾은 깡통보다 조금 무거웠다.


"대장!

먹을 것이 들어있을까?"

들쥐 한 마리가 물었다.


"헤헤헤!

마녀가 먹을 것을 넣진 않았을 거야."

깜돌이가 말하자


"대장!

그럼 마법 일기일까?"


"그럴지도 모르지!"

깜돌이가 대답하자


"대장!

그럼 깡통을 열어서 빨리 마법 주문을 외워 봐."

들쥐들은 마녀의 마법을 훔치는 게 소원이었다.


"집에 가서 열어보자!"

깜돌이는 그동안 찾은 것을 다 열어볼 생각이었다.


"헤헤헤!

그 녀석이 알면 우릴 죽이려고 할 거야."

깜돌이는 썰렁이를 무서워했다.


"대장!

마법을 외워 고양이를 죽이던지 무당벌레로 만들어 버리자."

들쥐 한 마리가 말하자


"아니야!

지금은 고양이 시대니까 함부로 건드리면 우리들이 죽을 수 있어."

깜돌이는 고양이 문명이 도래했다는 걸 알았다.

누구보다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세상의 중심에 자리한 고양이를 함부로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잠들었어!"
썰렁이는 마녀가 잠들자 뒷마당으로 나갔다.


"오늘은!

깡통 다섯 개를 다 찾아 속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해야지."

뒷마당에 도착한 썰렁이는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었다.


"히히히!

마녀가 숨긴 깡통 속에 뭐가 들었을까?

마법일까 아니면 마법을 외우는 주문일까?"

썰렁이는 땅을 파며 노래 불렀다.


"대장!

고양이가 땅을 파고 있어."

들쥐 한 마리가 썰렁이를 보고 깜돌이에게 말하자


"헤헤헤!

걱정 마.

빈 깡통을 넣어두었으니."

깜돌이는 걱정하지 않았다.

깡통에서 내용물만 빼고 빈 깡통을 다시 땅속에 묻어두었다.


"대장!

빈 깡통이란 걸 알고 우릴 의심하지 않을까?"

들쥐 한 마리가 묻자


"당연하지!

저 녀석이 우릴 의심하고 잡으려고 할 거야."

깜돌이는 썰렁이가 빈 깡통을 보고 들쥐를 의심할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든 잡히면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대장 고양이!

마녀를 따라다니는 대장 고양이!

마녀가 죽으면 마녀가 될 대장 고양이!"

썰렁이는 땅을 파며 노래 불렀다.


"헤헤헤!

저 녀석이 빈 깡통 보면 어떻게 될까?"

깜돌이는 썰렁이가 힘들게 땅을 파고 빈 깡통을 볼 순간이 궁금했다.


"히히히!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구멍을 파서 깡통을 찾아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하겠지!"

썰렁이는 마녀가 땅속을 파는 동안 얼마나 깊이 파는지 관찰했다.

그리고 

정확히 한쪽 모퉁이를 마녀가 판 깊이만큼 파헤치고 깡통을 찾았다.


"히히히!

여기 있다."

썰렁이가 땅속에서 깡통을 찾아내며 말했다.


"히히히!

도대체 뭐가 들었을까?"

썰렁이는 손에 묻은 흙을 털더니 깡통을 열었다.


"아니!

빈 깡통이잖아.

이런! 이런!

빈 깡통을 넣을 리 없어.

누가!

누가 훔쳐간 걸까?"

썰렁이는 잠시 생각했다.


"이 녀석들이!"

썰렁이는 들쥐들을 의심했다.


"너희들은 죽었어!"

썰렁이는 빈 깡통을 던지며 들쥐들이 사는 감나무 밑으로 달렸다.


"당장 나와!"

썰렁이가 쥐구멍을 들여다보며 외쳤다.

하지만 

들쥐들은 나오지 않았다.

벌써 

죽지 않으려고 멀리 이사를 갔다.


"나오라고!

너희들이 깡통 속에 있는 물건을 훔쳐갔지?"

썰렁이가 더 크게 외쳤지만 이사 간 들쥐들이 쥐구멍에서 나올 리 없었다.


"누가 시끄럽게 하는 거야!"

감나무 밑에서 썰렁이가 들쥐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마녀가 창문을 열었다.


"누구야?"

마녀가 감나무를 향해 물었지만 썰렁이는 대답할 수 없었다.

썰렁이는 

감나무 그림자 밑에 숨어 마녀가 창문 닫기를 기다렸다.


"열어 볼까?"

깜돌이는 첫 번째 깡통에서 꺼낸 봉지를 들고 말했다.


"대장!

뭐가 들었을까?"

들쥐들은 마녀가 깡통에 숨긴 게 궁금했다.


"열어보면 알겠지!"

깜돌이가 첫 번째 깡통에 넣은 봉지를 열었다.


"우하하하!

누가 날 구해준 거야?"

봉지를 열자 그 안에서 도깨비가 나왔다.


"우하하하!

내 마법을 풀어주다니!"
도깨비는 마녀의 마법에 걸려 깡통에 갇힌 신세가 되었었다.


"우하하하!

도깨비방망이도 있구나!"

도깨비는 마법이 풀려 너무 좋았다.

하지만

도깨비를 본 들쥐들은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다.


"너희들이야!

마법을 풀어준 게 들쥐 너희들이야?"

하고 도깨비가 묻자


"네!"

하고 깜돌이가 대답했다.


"고맙다!"

도깨비가 인사하고 난 뒤 도깨비방망이를 향해 주문을 외웠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들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가득 만들어라!"

하고 말하자

들쥐 방에 먹을 것이 가득 쌓였다.

들쥐들은 앞으로 몇 달은 먹을 것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도깨비는 쥐구멍을 나갔다.

그리고 대나무 숲 뒤에 있는 도깨비집으로 향했다.


"세상에!

도깨비를 깡통에 숨겼다니."

들쥐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었다.


"이제!

어떻게 될까?"

들쥐 한 마리가 깜돌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되긴!

전쟁이 일어나겠지."

깜돌이는 도깨비가 마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린!

괜찮을까?"


"그럼!

도깨비가 이렇게 먹을 것도 많이 주었는데 우릴 지켜줄 거야."

깜돌이는 처음 보는 도깨비였지만 믿고 싶었다.




그림 나오미 G




"나와!

나오라고?"

썰렁이는 쥐구멍 앞에서 소리쳤다.

아직도 쥐구멍에 들쥐들이 있는 줄 알았다.


"이봐!

거긴 아무도 없어."

하고 감나무 위에서 놀던 까치가 말했다.


"뭐라고!

아무도 없다고?"

썰렁이가 묻자


"그래!

며칠 전에 들쥐들은 이사 갔어."


"어디로?"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난 들판으로 가는 것만 봤어."

하고 말한 까치는 감나무에 아직 남은 홍시를 쪼아 먹었다.


"들판으로!

이것들이 이사 갔다는 거지."

썰렁이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깡통을 찾아야 해!"

마녀가 숨긴 깡통을 잃어버린 듯 썰렁이는 몹시 화나 있었다.


"들쥐!

잡히는 순간 너희들은 모두 죽을 줄 알아."

썰렁이는 들판을 향해 달렸다.


"대장!

썰렁이가 오고 있어."

들쥐 한 마리가 깜돌이에게 말하자


"걱정 마!

어떤 고양이가 와서 우리 냄새를 맡지 못할 거야."

하고 말한 깜돌이는 도깨비가 선물한 음식으로 유인할 생각이었다.


"대장!

이게 숨어야겠어?"

나무 위에서 망보던 들쥐가 내려오며 말하자


"알았어!

너희들은 쥐구멍으로 들어가 있어."

하고 말한 깜돌이는 고양이가 좋아하는 육포와 생선 통조림 뚜껑을 열고 들판에 놔두었다.


"크큭!

이게 무슨 냄새지?"

썰렁이는 들판을 달리가 달콤하고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히히히!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육포!

아니 이건 생선통조림이잖아."

썰렁이는 들판에 서서 육포와 생선통조림을 보고 놀랐다.


"히히히!

이 녀석들이 죽지 않으려고 내물을 받치다니."

썰렁이는 들쥐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소용없어!

너희들이 마녀의 깡통을 훔쳐간 이상 잡히는 순간 죽을 줄 알아."

썰렁이는 육포와 깡통을 들고 들판에서 들쥐들을 찾았다.


"대장!

육포와 생선통조림을 들고 들판을 헤매고 있어."

들쥐 한 마리가 쥐구멍으로 내다보며 썰렁이를 보고 말하자


"헤헤헤!

그렇지!

육포와 통조림을 가져갔으면 우릴 찾지 못할 거야."

깜돌이는 육포와 생선통조림 유혹을 썰렁이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 믿었다.


"냄새가 너무 달콤하군!"

썰렁이는 들판 한가운데 앉아 육포를 뜯기 시작했다.


"맛있어!

소고기 육포는 정말 맛있어.

생선은 뭘까?"

썰렁이는 한참 동안 통조림을 보더니


"역시!

살이 포동포동한 고등어군."

썰렁이는 생선 중에서도 고등어를 제일 좋아했다.

들쥐는 생각은 안 하고 썰렁이는 육포와 고등어 통조림을 맛있게 먹었다.


"대장!

두 번째 것도 열어 봐야지?"

들쥐가 말하자


"그렇지!

마녀의 깡통에서 꺼낸 나머지 봉투도 다 열어봐야지."

하고 깜돌이가 말하며 봉투를 꺼냈다.


"헤헤헤!

이 봉지 안에는 또 무얼 넣었을까?"

마녀가 숨긴 봉지를 들고 깜돌이는 온몸이 떨렸다.


"대장!

빨리 열어 봐?"

들쥐들은 봉지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궁금했다.


"알았어!"

깜돌이가 봉지를 열었다.


"으악!

이게 누구야?

저승사자가 나오다니."


"흐흐흐!

마녀의 저주를 너희들이 풀어주었군!

고맙다."

저승사자는 들쥐들의 도움으로 마녀의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


"그 마녀는 어디에 있지?"

하고 저승사자가 물었다.


"마녀는 숲 속 마녀의 집에 있습니다."


"그렇지!

마녀가 집에 있겠구나."

저승사자는 들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마녀의 집으로 향했다.


"헤헤헤!

세 번째로 꺼낸 봉지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

들쥐들은 마녀가 숨긴 봉투를 하나하나 열 때마다 마법의 세상을 구경하는 것 같았다.


"뒤로 물러 서!"

깜돌이는 세 번째 봉지를 열면서 들쥐들에게 말했다.


"뭘까?"

들쥐들도 궁금했다.

깜돌이가 무거운 봉지를 천천히 열었다.


"안녕!"


"아니!

넌 들판의 허수아비잖아?"


"맞아!

난 들판에 살던 허수아비야.

마녀가 날  깡통 속에 가뒀었지!"
허수아비가 말하자


"그럼!

그때 죽은 게 아니었어?"


"호호호!

허수아비가 죽는 것 봤어?

내가 비록 바람에 날려 넘어지긴 해도 죽진 않아."

하고 허수아비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마녀가 널 가둔 이유가 뭐야?"

깜돌이는 궁금했다.


"호호호!

내가 마녀가 마법을 부릴 때 주문을 외우는 걸 엿들었거든."


"뭐라고!

마법 주문을 외울 수 있다고?"

하고 깜돌이가 묻자


"그럼!

마녀가 주문을 외우는 걸 두 눈으로 똑바로 봤어.

그리고 주문을 외우는 방법도 귀로 잘 들었지."


"주문을 어떻게 외우는 데?"

깜돌이가 묻자


"마법을 보여달라고?"


"응!

보고 싶어."

하고 깜돌이가 말하자


"좋아!

저기 서 있는 나무를 잘 봐!"
하고 말하더니 허수아비가 마법 주문을 외웠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나무는 마녀의 그림자가 되어라!"

하고 말하자 들판 한가운데 서있던 나무가 마녀의 그림자가 되어 하늘을 날았다.


"봤지?"


"세상에!

저 나무가 마녀 그림자가 되다니."

들쥐들은 허수아비가 주문을 외우자 나무가 마녀 그림자가 되는 걸 보고 놀랐다.


"어때? 

내가 마녀의 주문을 외운다는 게 신기하지?"


"그것 때문에 마녀가 깡통에 가둔 거야?"


"그렇지!

내가 마녀를 향해 주문을 외우면 영원히 마녀로 살아갈 수 없으니 날 가둔 거야."

하고 허수아비가 말했다.


"그랬구나!

허수아비가 없어서 우리는 찾았었지."


"그래!

난 이렇게 살아 돌아왔으니 마녀를 찾아가야지."


"왜?"


"호호호!

마녀가 날 깡통에 가뒀으니 나도 마녀를 가둬야지."

깜돌이는 마법에 갇힌 허수아비를 살려서 좋았다.

다시 들판에 서있는 허수아비에게 놀러 갈 수 있어서 좋았다.


네 번째 깡통에서는 소녀가 나왔다.


"안녕!

난 울보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야."


"뭐라고!

울보 순이었다고?"


"응!

난 김순이야.

시끄럽게 울기만 한다고 마녀가 날 깡통 속에 가둔 거야!"

하고 말하자


"세상에!

울보 순이었다니."

들쥐들은 이웃마을에 사는  울보 순이를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우와!

귀신이다."

다섯 번째 깡통에서는 처녀귀신이 나왔다.

들쥐들은 너무 무서워 쥐구멍으로 들어가 숨었다.


"우히히히히!

마녀를 찾아서 죽여야지."

귀신은 자신을 깡통에 가둔 마녀를 찾아 나설 생각이었다.


마녀가 숨긴 깡통에서 도깨비, 저승사자, 허수아비, 울보 순이, 처녀귀신이 나왔다.

이 사실도 모르고 썰렁이는 들판에서 들쥐들을 찾고 있었다.


"오늘 밤

달이 뜨면 회오리바람이 불 거야!

그때,

마녀를 잡아 깡통 속에 가둘 거야."

하고 도깨비가 말했다.


"좋아!

내가 도울 일은?"

허수아비가 묻자


"들판에 서서 회오리바람을 일으켜 줘!"

하고 도깨비가 말했다.


"나는 뭘 도와드릴까요?"

하고 저승사자가 물었다.


"우선!

마녀를 가둘 관을 하나 만들어 주시오."

도깨비는 마녀를 깡통 속에 넣은 뒤 관 속에 다시 넣어서 땅에 뭍을 생각이었다.


"알았습니다!"

저승사자는 숲에서 나무를 가져와 마녀를 넣을 관을 만들었다.


"제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요?"

하고 처녀귀신이 묻자


"마녀를 이곳으로 유인해 오면 좋겠어요!"

하고 도깨비가 말하자


"알겠습니다.

마녀를 이곳까지 유인해 오겠습니다."

하고 말한 처녀귀신은 마녀의 집으로 향했다.


"난!

울지 않을 거야."

울보 순이가 말하더니 도깨비 옆으로 다가갔다.


"순이야!

오늘 하루만 울어 줘?"

하고 도깨비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난 앞으로 울지 않는다니까."


"울음소리를 들으면 마녀가 이곳으로 올 거야!

오면 잡아서 깡통에 가둔 뒤 관 속에 집어넣을 거야."


"정말이지!"


"그럼!

우리를 깡통에 가둔 마녀를 혼내줘야지."

하고 도깨비가 말하자 순이가 울기 시작했다.

순이 울음소리는 멀리 마녀의 집까지 들렀다.


"썰렁아!

이리 와 봐!"

하고 들판에서 잠자는 썰렁이를 도깨비가 불렀다.

밤마다 같이 놀던 도깨비가 사라진 뒤 썰렁이는 혼자 들판 모퉁이에 있는 공동묘지 부근에서 살았다.


"아니!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오랜만에 도깨비를 본 썰렁이가 물었다.


"어디 가진!

깡통에 갇혀 죽는 줄 알았어."


"뭐라고!

깡통에 갇혔다고?"


"그래!

마녀가 날 깡통에 가두고 땅속에 묻었어."


"정말!

그게 사실이야?"


"그렇다니까!

들쥐가 구해준 덕분에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었어.

저승사자, 허수아비, 처녀귀신, 울보 순이도 모두 들쥐 덕분에 깡통에서 나올 수 있었어."

하고 도깨비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썰렁이에게 해주었다.


"들쥐가 구해주었단 말이지?"


"그렇다니까!

그 녀석들 머리는 좋더라고."

도깨비 말을 들은 썰렁이는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작은 녀석들이 나보다 머리가 좋다니!"

썰렁이는 들쥐들이 훔쳐간 깡통 속에 든 내용물 찾는 걸 포기했다.

도깨비 말처럼 깡통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았으니 더 이상 들쥐를 찾을 필요가 없었다.


"안녕!

마녀야."

도깨비가 마녀를 보고 인사하자


"넌!

깡통 속에 갇힌 도깨비잖아?"

하고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마녀가 물었다.


"호호호!

내가 살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지?"

도깨비가 웃으며 묻자


"세상에!

깡통을 누가 열어준 거야?"

마녀는 땅속 깊이 묻은 깡통을 찾아 열어준 게 누군지 궁금했다.


"누구긴!

바로 들쥐들이지."

하고 도깨비가 말하자


"이 녀석들을 당장 죽여야지."

마녀는 들쥐를 가만두고 싶지 않았다.


"그럴 필요 없어.

우리가 널 깡통 속에 가둘 테니까."

하고 도깨비가 말하다 어둠 속에서 저승사자, 허수아비, 처녀귀신, 울보 순이가 나왔다.


"아니!

이럴 수가!

누가 다 구해준 거야?"


"호호호!

누구긴 누구야?

바로!

들쥐들이지."


"뭐라고!

들쥐들이 구해 주었다고?"


"그래!

지혜로운 들쥐들이 모두 구해주었지."

하고 도깨비가 말하며 마녀를 붙잡았다.


"놔!

노란 말이야."

하고 저항하며 마녀가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깡통 속에 갇힌 친구들 덕분에 마녀를 깡통 속에 가둘 수 있었다.

멀리서,

썰렁이와 깐돌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마하수리!

도깨비, 저승사자, 처녀귀신, 허수아비, 울보 순이를 다시 깡통에 가둬라!"

하고 마녀가 외쳤다.

하지만 마녀의 마법 주문은 통하지 않았다.


"호호호!

헤헤헤!

주문을 외워도 소용없어!"

하고 울보 순이가 말했다.


결국,

마녀는 깡통 속에 갇힌 신세가 되었다.


"마녀를 관속에 넣어야 해!"
하고 도깨비가 말하자 모두 달려왔다.


"싫어!

난 마녀라고.

너희들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마녀라고!"
마녀가 몸부림치며 외쳤다.

하지만 마녀를 관속에 넣은 뒤 도깨비가 못질을 했다.


"와!

마녀를 관속에 넣었다."

울보 순이는 이제 마녀가 무섭지 않았다.

다시는 

마녀가 찾아오지 못하게 관 뚜껑에 더 많은 못질을 했다.


마녀는 마녀의 집 뒷마당에 묻혔다.

땅을 깊이 판 뒤 다시는 나올 수 없게 관 위에 돌을 올리고 흙을 덮었다.


"봤지!

들쥐들이 얼마나 영리한 녀석들이라는 걸?"

하고 허수아비가 썰렁이에게 묻자


"영리하긴!

나보다 어리석은 녀석들인데."

하고 썰렁이가 대답한 뒤 들판을 향해 달렸다.


"깡통에 갇힌 자들아!

들쥐 도움으로 살아 돌아온 자들아!

마녀와 맞서 싸운 들판의 친구들아!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자!"

들쥐 한 마리가 노래를 불렀다.


마녀는 깡통 속에서 흐릿하게 들리는 노랠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썰렁이는 들판에 앉아 생각했다.

들쥐를 죽일 생각만 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세상이군."

들판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알았다.

썰렁이는 들쥐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들고 깜돌이를 찾아 나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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