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가 알을 낳았어!

상상에 빠진 동화 0271 병아리가 알을 낳았어!

by 동화작가 김동석

02. 병아리가 알을 낳았어!



동수는

닭장 앞에 앉아 병아리들을 지켜봤다.


"호호호!

삼십 마리가 알을 다 낳는다면 하루에 삼십 개!

일주일이면 이백십 개!

한 달이면 도대체 몇 개가 될까?"

동수는 방바닥에 누워 닭들이 낳을 알을 계산하다 그만두었다.


"너무 많이 낳으면 어떡하지!

순이도 주고 영수도 주고 옥자도 줄까?"

동수는 아직 낳지도 않은 알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았다.


"달님!

닭들이 무럭무럭 자라게 해 주세요."

창문을 열고 동수는 둥근달을 보고 기도했다.


"달빛을 먹고 잘 자랄 거야!

그런데

자연의 이치를 나도 막을 수 없단다."

창문을 통해 달빛이 동수 방을 비추더니 말했다.


"달님!

빨리 커서 알도 많이 낳게 해 주세요."


"알!

그건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야.

어른이 되고 때가 되어야 알을 낳는 거야!"

달빛은 조급한 동수에게 기다리면 모든 일이 일어난다는 말을 해줬다.


"알을 빨리 팔아야 해요!

운동화도 사고 사탕도 사 먹고 싶어요."

동수는 꾹 참고 있던 가슴속 비밀까지 달님에게 말했다.


"병아리가 중닭이 되었으니 곧 알을 낳을 거야!

그러니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다."


"네!

꾹 참고 기다릴게요."

동수는 달님이 구름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 뒤 창문을 닫았다.


"병아리가 알을 낳으면 좋을 텐데!"

동수는 문득 어른 닭보다 병아리가 알을 낳았으면 했다.


"병아리가!

병아리가 알을 낳았다고."

동수는 꿈속에서 병아리가 알 낳는 모습을 봤다.


"병아리도!

알을 낳을 수 있구나."

동수는 꿈속에서 알 낳는 병아리를 자세히 지켜봤다.


"알이 작아!

메추리알보다도 더 작아.

팔 수도 없고 프라이도 해 먹을 수 없겠다!"

동수는 병아리가 낳은 알이 너무 작아 속상했다.


"병아리가 알 낳기를 바라면서 얼마나 큰 알을 기대한 거야?"

알을 낳은 병아리가 동수를 보고 물었다.


"이만한 알을 원했지!"

동수가 두 손을 크게 벌리고 말했다.


"뭐라고!

나보다 더 큰 알을 원했단 말이야.

바보!

내가 알을 낳으면 토끼똥만 할 거야."


"그래!

알은 다 크잖아."

동수는 어른 닭들이 낳은 알을 생각하며 병아리에게 말했다.


"꿈이어서 다행인 줄 알아!

넌 닭을 키울 자격도 알을 팔아 하얀 운동화를 살 자격도 없어."

병아리가 말하고 멀리 사라졌다.


"뭐라고!

내가 닭 키울 자격이 없다고?"

동수는 꿈속에서 병아리에게 따졌다.

하지만

사라져 버린 병아리에게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동수는

꿈에서 깨어났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꿈속에서 만난 병아리를 생각했다.


"병아리가!

병아리가 알을 낳았어.

크크크!

너무 좋아.

내가 키우는 병아리가 알을 낳을 거야."

동수는 다시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새벽이 올 때까지

동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도자기 작품 나오미 G(고양이 & 병아리)/바람을 타는 뽀득이(병아리) 출간 동화 컬랙션/양평카포레 판매
표지 그림 나오미 G






매거진의 이전글사고 싶은 운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