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먹어야 따뜻해요!

상상에 빠진 동화 0276 지금 먹어야 따뜻해요!

by 동화작가 김동석

04. 지금 먹어야 따뜻해요!




동수는 엄마가 끓여준 삼계탕을 들고 외할머니 집에 갔다.

지렁이랑 미꾸라지를 잡아 먹인 닭 한 마리를 잡았다는 게 속상했지만 외할머니를 위해선 할 수 없었다.


"미안해!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았어."

동수는 무거운 삼계탕을 내려놓고 풀 위에 앉으며 말했다.


"외할머니가 먹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동수는 비록 죽은 닭이지만 그동안 키으며 정이 들었었다.


"엄마가 또 병아리 사주겠지!"

동수는 내려놓은 삼계탕을 들고 다시 길을 나섰다.


"외할머니!"

고추밭에서 고추 따는 할머니를 보고 동수가 불렀다.


"동수냐!

어서 오너라."

허리가 구부러진 외할머니는 동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외할머니!

삼계탕 가져왔어요."


"정말?"


"네!

빨리 가서 잡수세요."


"알았다!

저기 고추 담긴 바구니 들고 와라.

내가 이거 들고 갈 테니까!"


"네!"

동수는 빨간 고추가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 외할머니 뒤를 따랐다.


"아이스크림 줄까!

수박 줄까?"

외할머니는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를 열고 동수에게 물었다.


"수박!

수박 주세요."


"알았다!"

외할머니는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 칼로 잘랐다.


"외할머니!

빨리 삼계탕 잡수세요.

지금 먹어야 따뜻해요!"


"알았다!"

외할머니는 수박을 잘라 동수에게 주고 삼계탕 보자기를 풀었다.


"냄새가 좋구나!"


"외할머니!

그 삼계탕 외할머니가 준 병아리가 큰 걸 잡아 끓인 거예요."


"정말!

세상에 벌써 그렇게 많이 컸단 말이야?"


"네!

제일 큰 닭을 잡았어요."


"죽지는 않았어?"


"네!

열 마리 다 중닭이 되었어요."


"잘 키웠구나!"


"네!

벌써 삼십 마리나 되었어요."


"뭐!

닭이 삼십 마리나?"

할머니는 깜짝 놀랐다.


"네!"


"우리 동수 이제 부자 되겠다!"


"네!

알을 낳으면 장에다 팔 거예요."


"그래!

그래야지.

돈 많이 벌어야지!"


"네!"

동수는 수박을 먹으며 할머니랑 많은 이야기를 했다.


"대추랑 밤도 넣었구나!

아주 맛있다."

외할머니는 삼계탕을 덜어 먹기 시작했다.


"자!

이 닭다리 먹어라."

외할머니는 동수 앞에 닭다리 하나를 찢어 접시에 담아 주었다.


"외할머니 드셔야 하는 데!"


"어서 먹어!

할머니는 국물이 좋아.

이가 아파서

이제는 고기 씹기도 힘들어!

그러니까

어서 맛있게 먹어.

소금 같다 줄게!"

외할머니는 일어나 부엌으로 소금을 가지러 갔다.


"내가 먹었다고 하면 엄마에게 혼날 텐데!"

동수는 닭다리 앞에서 망설였다.


"날씨가 더우니까 소금을 좀 찍어 먹어!"


'"네!"

동수는 대답하고 닭다리를 들었다.

소금을 조금 찍어 다리살을 이로 쭈욱 찢어 먹었다.


"맛있어요!

외할머니!

너무 맛있어요."


"그렇지!

닭 사료를 좋은 것만 먹였구나?"


"네!

지렁이, 미꾸라지, 붕어, 개구리 등을 잡아 주었어요."


"세상에!

그렇게 좋은 것을 먹였단 말이야."


"네!"

삼계탕은 정말 맛있었다.

동수는 할머니가 준 닭다리를 다 먹고 남은 수박을 마저 먹었다.


"동수야!

이 돈으로 병아리 또 사거라."


"외할머니!"


"받아!

병아리 잘 키워서 또 이렇게 맛있는 삼계탕 끓여다 줘."


"네!"

동수는 외할머니가 주는 돈을 어쩔 수 없이 받았다.


"내일 장날

아주 튼튼한 병아리를 사서 키워."


"네!"

동수는 외할머니가 준 돈을 주머니에 넣고 빈 냄비를 들고 집으로 향했다.

키운 닭을 잡아먹은 것도 잊고 장터에 가서 병아리 살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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