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생일!

상상에 빠진 동화 0282 아빠 생일!

by 동화작가 김동석

07. 아빠 생일!



동수는

미술 시간에 돼지와 병아리를 많이 그렸다.

스케치북에 그린 새끼 돼지와 병아리가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


"이 녀석들이 모두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을 그리고 난 뒤 동수는 스케치북 속의 새끼 돼지와 병아리가 욕심났다.


"동수야!

지금은 병아리 몇 마리야?"

이웃집 사는 만수였다.

만수는 소를 두 마리나 키우는 부자였다.


"모두 오십구 마리야!

어제 장날 열 마리 더 샀어."

동수는 기분 좋게 말했다.


"동수야!

병아리 다 팔면 송아지 살 수 있을까?"

하고 만수가 다시 물었다.


"송아지가 얼마지?"


"아마!

오십만 원은 할걸."

하고 만수가 말하자


"병아리 다 팔아도 십만 원도 안 돼!

그러니까

송아지는 살 수 없을 거야."

하고 대답한 동수는 기분이 나빠졌다.


동수도

송아지를 키우고 싶었다.

동수는 계획이 있었다.

병아리를 잘 키워 계란을 팔아서 새끼 돼지를 사 키울 생각이었다.

새끼 돼지를 잘 키워 또 팔면 송아지를 살 계획이었다.

그런데

송아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


동수는

스케치북에 더 많은 새끼 돼지와 병아리를 그렸다.


"철수야!

그림 속에 있는 새끼 돼지랑 병아리도 팔면 좋겠지?"

하고 만수가 또 물었다.


"응!

팔 수 있으면 수천 마리 그리겠다."

동수는 진심이었다.

만수가 키우는 두 마리 소를 생각하면 그림 속에 있는 새끼 돼지도 병아리도 다 팔고 싶었다.


동수는

집에 오는 길에 짜증이 났다.

만수가 송아지 이야기만 하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엄마 잔소리보다 더 짜증이 났다.


동수는

마루에 가방을 던지고 삽과 바구니를 들고 들판으로 나갔다.

논두렁 끝자락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을 생각이었다.


"잘 키워야지!

아주 잘 키워서 어미 닭이 되면 알을 많이 낳을 거야.

티클 모아 태산!

욕심을 부리지 말자."

동수는 닭이라도 잘 키우고 싶었다.


"동수야!"

도랑에서 미꾸라지 잡는 아들을 엄마가 불렀다.

동수는 엄마가 부를 때마다 걱정이 앞섰다.

엄마는

동수를 부를 때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외할머니 집에 갔다 와야 한다거나 닭 한 마리 잡아야 했다.

미꾸라지 다섯 마리를 잡은 철수는 집으로 향했다.


"설마!

오늘도 닭 한 마리 잡으라고 하지 않겠지."

동수는 한 마리씩 줄어드는 닭이 걱정이었다.


"동수야!

닭 한 마리 잡자.

내일 아빠 생일인데 닭백숙 한 마리 해드리자."

하고 엄마가 말했다.


"아빠 생일!

닭백숙 해준다고요?"


"그래!

다음 장날 엄마가 또 병아리 사줄게."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네!"

동수는 안 된다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아빠 생일만 아니었어도 싫다고 했을 것이다.


동수는 힘없이 뒷마당 닭장으로 향했다.

잡아온 미꾸라지를 칼로 조각조각 잘랐다.


"어떡하지!

미꾸라지를 준 다음에 잡을까.

아니야!

미꾸라지를 먹기 전에 잡아야겠지."

동수는 닭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닭장 안으로 들어갔다.


'꼬꼬꼬! 꼬꼬꼬꼬!'

닭들이 동수를 보고 도망쳤다.

동수는 닭장 밖에서 잡으려고 찜한 닭을 뒤쫓았다.


'꼬꼬꼬! 꼬꼬꼬!'

수탉이었다.

수탉도 자신을 잡으려고 하는 걸 눈치채고 도망쳤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동수 손에 잡히고 말았다.


'꼬꼬꼬! 꼬꼬꼬꼬! 꼬꼬꼬!'

수탉은 몸부림쳤다.

동수는 닭 한 마리를 안고 닭장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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