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시리즈 405
마음도 발이 달렸구나!
엄마는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음을 놓아버렸다.
마음의 기능은 생각하는 것인데
엄마가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삶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인간!
동물과 다른 것은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딸은 엄마를 볼 때마다 큰 것을 따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 들면서 변하지 않았던 엄마의 마음이 무엇인가에 흔들리는 것 같았다.
“사색!
영감이 강한 엄마였는데.”
엄마의 영감은 최고도의 반열에 오른 듯했다.
신의 경지까지 도달한 인간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처럼 영감이 강한 엄마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이 엄마를 찾게 만들었다.
“평화로움!
가벼운 일상.”
엄마가 항상 소중히 여긴 것들이다.
자신을 평화로움의 틀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생각하고 행동했다.
또 가벼운 일상이 소소한 행복을 준다고 엄마는 믿었다.
그런데 평화로움과 가벼운 일상이 무너지면서 엄마의 마음은 변할 수밖에 없었다.
“방황의 시작이야!”
젊은이들이 미래를 이야기하며 방황하듯
엄마는 마음을 내려놓으면서부터 방황이 시작되었다.
엄마의 방황은 인간들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그 방황은 아빠가 죽은 뒤로 더 강한 충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엄마도 사람이지!”
하고 말하던 순간이 기억난다.
아빠를 기억하는 연민보다 더 강한 무엇인가가 엄마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어둠을 밝히는 태양!”
어두운 모든 곳에 태양은 빛으로 말을 걸고 대화를 시작했다.
엄마의 어두운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태양처럼 조건 없이 말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좀처럼 엄마의 닫히고 변한 마음을 열 수 없었다.
“내 마음의 부드러움!”
딸은 엄마를 부드럽게 바라보던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이유는 딸 하나!
엄마가 치매로 기억을 하나씩 잊어가고 있었다.
엄마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의 마음부터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욕심이 없는 경지!”
물욕이 강한 인간이 욕심이 없는 경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엄마가 지향했던 욕망의 그늘과 물욕과의 거리 두기가 실패했을 때 가장 크게 마음을 상실한 것 같았다.
그전까지만 해도 엄마는 풍류를 알고 멋진 삶을 살았다.
“왜 그랬을까!
욕심이 없는 경지의 위치까지 오른 엄마가 왜 갑자기 변한 것일까.
치매의 늪에 빠진 것의 결과물일까.
아니면 엄마의 마음을 지배하는 또 다른 무엇일까.”
딸은 엄마를 지켜보면서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인간의 문제가 인간화된 사회를 지향하는 데 큰 방해가 되었다.
“인간화된 사회!”
모두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아니었다.
인간이 숨 쉬고 살 수 있는 사회였다.
인간의 정이 넘치고 정의와 진리가 살아 숨 쉬는 사회였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사회는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모를 정도의 심한 충격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인간을 속박하는 현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자연의 이치를 부르짖었다.
하지만 인간을 속박하는 절규에 시달리고 자유스러움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도 모른 체 우리는 자신의 길만 가려고 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한다.”
이런 말은 잊은 지 오래되었다.
살려는 의지마저 꺾어버린 사회가 되었다.
그래도 희망은
남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스스로의 길을 재촉하는 인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엄마!
놓아버린 마음이 도망갔어요."
하고 딸이 말하자
“어디로?
찾으러 가야지."
엄마는 아직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았다.
“엄마가 없는 곳으로!”
“이런! 이런!
마음도 발이 달렸구나”
엄마는 아쉬워했다.
“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발을 가진 녀석이에요."
엄마와 딸은
도망간 마음이나 변해버린 마음을 탓하지 않았다.
그것도
의심하지 않고 자연의 이치라며 단정 짓고 찾지도 않았다.
엄마와 딸은
성숙한 인간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놓아 버린 마음이 도망간 것을 탓하지 않았다.
가끔
기억할 뿐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