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요정! **

유혹에 빠진 동화 214

by 동화작가 김동석

삶의 요정!



사마귀가

장미 넝쿨에서 내려와 들판을 향했다.

들판 한가운데 있는 꽃밭에서 사마귀는 나비를 만났다.


"나비야! 나비야!

세상에서 제일 갖고 싶은 게 뭐니?"

장미꽃 넝쿨을 붙잡고 놀던 사마귀가 나비에게 물었다.


"갖고 싶은 건 없어!

그런데 고양이 <샘>처럼 베풀고 사는 마음을 갖고 싶어!"

나비는 못된 고양이들만 보다 베푸는 삶을 실천하는 고양이 <샘>이 좋았다.


"베푸는 삶!

고양이가 베풀기는 뭘 베푼다는 거야?"

사마귀는 할미꽃 가지를 길게 당기며 물었다.


"베푼다는 건!

꼭 무엇을 줘야 하는 건 아냐.

샘처럼

다른 고양이를 괴롭히지 않고

먹을 것을 보고도

다른 고양이들이 먹을 수 있게 자리를 피해 주는 것이야!"


고양이 샘은

무엇이든 어린 고양이들을 생각하고

또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고양이였다.



사마귀는

한가운데 꽃밭으로 들어갔다.


"꿀벌아! 꿀벌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좋으니?

아니! 아니!

들판에 사는 동물 중에 누가 제일 좋으니?"

하고 사마귀가 또 물었다.


"샘!

고양이 샘이 나는 제일 좋아!"

꿀벌은 남을 배려하고 무엇이든 양보하고 베푸는 샘이 좋았다.


뭐라고!

고양이 샘!"

사마귀는 조금씩 화가 났다.

들판에 사는 동물들의 입에서 사마귀를 좋아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꽃밭에서 나온 사마귀는

아카시아 그늘을 향해 달렸다.

그곳에

파리가 앉아 쉬고 있었다.


"파리야!

넌 들판에서 누굴 제일 존경하니?

아니! 아니!

파리 넌 사마귀를 제일 존경하지?"

하고 꽃가루를 잔뜩 몸에 묻힌 파리에게 사마귀가 물었다.


"사마귀를!

누가 존경한다고!

이 파리가 사마귀를 존경한다고!

웃기는 소리!

아니! 아니!

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거야!

나는

나보다 더 양보하고 베푸는 삶을 사는 고양이 <샘>을 존경하는데!"

하고 파리가 대답했다.


"뭐라고!

똥만 먹는 주제에 고양이 샘을 존경한다고."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그래!

똥만 먹었더니 눈에 뵈는 게 없다.

어쩔래!"

하고 파리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어쭈!

나보다 눈도 작은 게 까불기는."

사마귀는 긴 앞다리로 파리를 한 대 때리려고 했다.


"이러면 안 되지!

묻는 질문에 정확한 답을 했으면 알아들어야지."

하고 대답한 파리가 사마귀 앞다리를 피해 날아갔다.


"똥이나 실컷 먹어라!"

사마귀는 날아가는 파리를 향해 외쳤다.


"세상에

똥보다 더 맛있는 건 없어.

넌 이슬만 먹고살아서 똥 맛을 모를 거야!"

하고 하늘을 날던 파리가 말했다.


"뭐라고!

세상에서 똥이 가장 맛있다고.

웃겨!

난 죽어도

똥은 안 먹을 테니까 걱정 마."

사마귀는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똥 맛이 궁금했다.


사마귀는

들판을 돌고 있었다.


"도대체!

고양이 <샘>을 존경하는 이유가 뭐야."

못된 고양이 <망치>는 모든 고양이들이 존경하는 샘이 싫었다.


"샘은

천상에서 내려온 고양이 악동이야.

우리에게

베푸는 삶이 무엇인지 말없이 가르치고 있는 고양이야!

그래서

모든 고양이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거야!"

하고 나이 많은 고양이 <블랙>이 말하자


"뭐라고!

베추는(베푸는) 삶.

고양이가 뭘 베푼다는 거야?"

망치는 정말 샘이 싫었다.


"샘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베출며(베풀며) 사는 공양이(고양이)야!"

하고 또 다른 고양이가 말하자


"시끄러워!

나도 샘만큼 베풀고 있다고."

하고 망치가 큰 소리로 외쳤다.


"큰소리치면 다야!

못된 고양이 주제에!

베풀기는

뭘 베풀었다는 거야!

남의 물건을 빼앗고

먹고 있는 음식도 빼앗아 먹는 아주 못된 고양이 주제에!"

하고

새끼 고양이를 낳은 엄마 고양이가 말했다.


"죽고 싶어!"

망치가 아주 예리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내밀며 말했다.


"저것 봐!

아주 못된 고양이답게 발톱만 봐도 무섭다."

하고 엄마 고양이가 말하자


"함부로 말하지 마!"

하고 말한 망치는 발톱을 감췄다.


고양이 공원에

지혜로운 고양이 <투투>가 있었다.

투투는

고양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사람을 믿으면 안 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가 바로 사람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못된 동물을 찾는다면 아마도 사람일 것이다.

지혜로운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착한 사람도 많아요!

그리고

고양이 밥을 주거나 동물들을 보살펴주는 사람들도 많아."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손을 들더니 말하자


"당연히 그래야지!

고양이가 쥐를 잡아주거나 즐겁게 쇼를 해주잖아."

지혜로운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들이 커가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했다.


"고양이가 사람과 가까워지는 게 아니야!

사람들이 고양이와 가까워지고 싶은 거지."

새끼 고양이 똑똑이가 말하자


"뭐라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하다니."

또 다른 새끼 고양이가 말했다.


"정말이야!

그동안 고양이보다 개를 좋아했는데 너무 시끄러워.

그래서 사람들이 개보다 고양이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새끼 고양이 똑똑이가 말했다.


"선생님!

똑똑이가 말하는 게 맞아요?"

하고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묻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

하지만

사람들이 고양이를 많이 키우고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야."

하고 지혜로운 고양이가 말했다.


"왜!

사람들이 갑자기 마음이 바뀐 거야."

멀리서 듣고 있던 망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싫었다.


"그래도 할 수 없어!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개를 키우는 것보다 고양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지혜로운 고양이는 망치에게 말해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은서는

강아지 <해피>를 데리고 공원에 산책 갔다.


"멍멍! 멍멍!"

은서가 데리고 나온 강아지 해피가 낯선 사람을 보고 짖었다.


"해피!

사람들을 보고 짖으면 어떡해.

웃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 줘야지."
은서는 어린 푸들 강아지 해피를 두 손으로 붙잡고 말했다.


"싫어요!

난 내 맘대로 할 거예요."

은서 손을 밀치며 해피는 벗어나려고 했다.


"넌!

아주 못된 강아지야.

널 팔고 고양이를 키워야겠어!"

하고 은서가 말하자


"멍멍! 멍멍!"

하고 해피가 더 크게 짖었다.


"시끄럽다니까!

고양이들은 시끄럽게 하지 않잖아."

은서는 언제부턴가

친구 소희가 키우는 고양이를 보고 자신도 고양이를 키우고 싶었다.


"어차피 날 버릴 거잖아요!"

해피가 은서에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버리다니!

내가 언제 버린다고 했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지!"


"그러니까!

날 버리고 고양이를 키울 거잖아요."

해피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아니!

해피도 키우고 고양이도 키울 거야."

하고 은서가 말하자


"그것도 싫어요!

난 고양이랑 같이 사는 게 싫어요."

해피는 은서랑 둘이만 살고 싶었다.


"해피!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지.

아직 고양이를 데리고 온 것도 아니잖아!"


"벌써!

마음속에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거잖아요."


"그건 맞아!

그렇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까지 못하게 하면 안 되지."

하고 은서가 말하자


"싫어요!

고양이 데리고 오는 것은 정말 싫어요."

하고 말한 해피는 지나가는 사람들만 보면 더 크게 짖었다.


고양이 <망치>는 심통이 부리고 싶었다.

맘에 안 드는 고양이를 괴롭히고 못살게 굴었다.


"샘!

넌 좋겠다.

많은 곤충과 동물들이 존경하고 좋아하니까!"

하고 망치가 샘을 보고 말했다.


"무슨 소리!

난 존경받을만한 일을 한 게 없는데."

하고 샘이 말하자


"똥만 보면 쇠똥구리를 부른다고 나비가 말하던데!"

하고 망치가 말하자


"똥만 보면 뭘 부른다고?"

하고 샘이 물었다.


"쇠똥구리!

쇠똥구리를 불러 똥을 치우게 한다며."

하고 망치는 듣지도 못한 거짓말을 샘에게 했다.


"누군가는 똥을 치워야 해!

쇠똥구리가 들판에 가득한 똥을 치워주어 너무 고맙지.

나보다 쇠똥구리가 존경받고 칭찬받아야 해!"

하고 샘이 말하자


"더러운 똥을 치우는

고양이와 쇠똥구리를 들판에 사는 동물들이 존경하고 좋아한다니!"

망치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고양이나 곤충들이 없어서 속상했다.


"마음을 곱게 써 봐!

그러면 널 존경하는 동물들이 많아질 거야."

샘은 더 이상 망치에게 할 말이 없었다.


"마음을 곱게 쓰라고!

고양이에게 마음이 있기나 해.

바보! 멍청이 같은 소릴 하다니!"

망치는 자꾸만 샘에게 시비를 걸고 싶었다.


"새끼 고양이들이나 괴롭히지 마!"


"그건!

새끼 고양이들이

용감하고 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혼내주는 거야."

하고 망치가 말하자


"용감하고 강한 게 뭔지나 알아!"

샘이 물었다.


"알지!

고양이가 사람들에게 덤비지 않는 것."

하고 망치가 대답하자


"사람들에게 덤비지 않는 것!"

하고 말한 샘은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개만 좋아하니까 고양이들이 사람들에게 덤비지!"

망치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말하자


"틀렸어!

사람들은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

지금은 자기 자신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하고 샘이 말하자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뭘 몰라도 한 참 모르는군."

하고 말한 망치는 날카로운 발톱을 움켜쥐었다.


"사람도 아닌 데 내가 뭘 알겠어!"

하고 샘이 말하더니 숲 속을 향해 걸었다.




그림 나오미 G




꽃밭을 거닐던 은서는 나비를 만나서 좋았다.


"나비야! 나비야!

꿀벌이 좋아! 고양이가 좋아?"

은서가 오랜만에 들판에 나가 호랑나비를 봤다.


"고양이가 좋아요!"

하고 나비가 대답했다.


"나비야! 나비야!

그럼 사람이 좋아.

아니면

고양이가 좋아?"

하고 다시 은서가 물었다.


"그거야!

나비가 좋아요."

하고 나비가 대답했다.


"그럼!

나비야! 나비야!

은서가 좋아.

고양이 샘이 좋아?"

하고 은서가 묻자


"응!

샘! 샘이 좋아.

더 이상 묻지 마세요!"

하고 말하더니 멀리 날아갔다.


"치!

나를 안 좋아하는구나."

은서는 조금 서운했다.

하지만 멀리 날아간 나비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안녕! 사마귀!"

장미 넝쿨에 앉아 노는 사마귀를 은서가 불렀다.


"또 뭘 물어보려고 오셨어요!"

사마귀가 은서에게 물었다.


"내가 물어볼 게 있어!

은서와 고양이 <샘> 중에서

사마귀 너는 누가 제일 좋아?"

하고 은서가 묻자


"저는 둘 다 싫어요!"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왜! 왜! 왜!"


"사람과 고양이를 비교하면 반칙이죠!"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미안!

내가 정말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구나."

은서는 동물들에게 사과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마귀는

고양이 <망치>를 무섭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상해!

누구와 비교하는 걸 좋아한다니.

망치야!

넌 사람이 좋아.

아니면

고양이 샘이 좋아?"

하고 사마귀가 망치에게 묻자


"고양이 샘!

망치가 아니고 샘이라고?"

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망치가 다시 묻자


"그래!

사람과 고양이 샘."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이봐!

사람하고 망치 중에 누가 더 좋아하고 물어야지."

하고 망치가 말하자


"히히히!

널 사람과 비교하면 세상 고양이들이 다 비웃지."

하고 사마귀가 웃으면서 말하자


"뭐라고!

이런 바보 멍청이."

망치는 화가 잔뜩 났다.

하지만 사마귀를 잡아 죽일 수는 없었다.


"한 번만

더 그런 질문하면 죽을 줄 알아."

망치는 자손심이 상했다.

하지만

사마귀를 잡아먹거나 죽이지 않았다.


"뭐라고!

협박하는 거야.

그러니까

못된 고양이지!"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이게!

어디서 감히 못된 고양이라고 해."

하고 말한 망치는 사마귀를 잡아 멀리 던졌다.


"으아악!"

다행히 사마귀는 장미 넝쿨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못된 고양이!

세상에서 가장 못된 고양이는 망치."

장미 넝쿨에 떨어진 사마귀가 노래 불렀다.


"베푸는 삶!"

망치는 샘의 베푸는 삶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 먹을 것도 없는데!

베풀기는 뭘 베풀어."

하고 말한 망치는 들판을 향해 달렸다.


"망치야!

누군가는 널 좋아하고 존경할 거야.

그러니까

못된 짓을 그만하고 살아야지!"

달려가는 망치를 보고 사마귀가 크게 말했다.


"나비야!

세상에 모든 꽃을 피우는 나비야.

고맙다!"

하고 샘은 하늘을 나는 나비를 보면 말했다.


"샘!

나비를 잡아봐요."

하고 하늘을 나는 나비 한 마리가 샘에게 말했다.


"알았어!"

하고 대답한 샘이 하늘을 향해 점프하며 나비를 잡으려고 높이 뛰었다.


"더 높이!

더 높이 뛰어야지."

나비는 하늘을 날면서 뛰어오르는 샘에게 말했다.


"안 돼!

더 멀리

더 높이

뛸 수 없어!"

샘은 금방 지쳤다.


"꿀벌아! 꿀벌아!

나비 좀 붙잡아."

하고 샘이 말하자

꿀벌은 하늘 높이 날아 나비와 함께 멀리 날아갔다.


"이런!

나비도 꿀벌도 다 놓치다니."

샘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샘도 나비와 꿀벌처럼 하늘을 날고 싶었다.


"멋진 세상!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을 텐데."

샘은 가끔 사람이 되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사람보다는 고양이로 사는 게 더 좋았다.


"샘!"

들판에서 노는 샘을 은서가 불렀다.


"해피는?"


"응!

집에서 혼자 놀아.

개도 혼자 놀고 싶은 세상!

사람들도 혼자 놀고 싶은 세상!

다들 고양이처럼 살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

은서는 샘을 안고 속상한 이야기를 했다.


"혼자라는 삶!

고양이처럼 사람도 혼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해."


은서는

고양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고양이는 혼자 사는 게 아니에요!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거예요."

하고 샘이 말했다.


"그렇지!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지."

은서는 샘을 꼭 안아주었다.


"샘!

개도 좋고 고양이도 좋지만 나는 사람이 더 좋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같이 살아갈 거야!"


"그래야죠!

개도 고양이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죠."


"미안해 샘!

자꾸만 개나 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걱정이다."


"아니에요!

개나 고양이가 사람들의 영역을 많이 차지하니까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거죠."

샘은 사람들이 개나 고양이를 더 많이 사랑하고 의지라는 게 걱정되었다.


"혼자는 못 살지!"

하고 말하며 은서는 샘을 꼭 안아주더니 집으로 돌아갔다.


"베푸는 삶의 요정!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어렵겠지만

베푸는 삶의 요정이 되어야 해!"


은서는 걸으면서 다짐했다.

그리고!

가슴에 도장을 찍듯 꼭꼭 각인시켰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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