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산다는 건 말이야! **

유혹에 빠진 동화 215

by 동화작가 김동석

더불어 산다는 건 말이야!





청개구리는 들판에서 헤매고 있었다.

똥 굴리는 쇠똥구리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을까?"

청개구리는 들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쇠똥구리를 찾았다.


'깩깩깩깩깩!'

들판 한가운데서 청개구리는 울었다.

쇠똥구리가 듣고 찾아오길 기대했지만 소용없었다.


"누굴 찾는 거야?"

풀잎 위에서 놀던 사마귀가 청개구리를 보고 물었다.


"쇠똥구리 찾아!

혹시 봤어?"


"쇠똥구리!

그 녀석 저기 장미 넝쿨 밑에서 퀴즈 게임하고 있던데!"

조금 전에 장미 넝쿨에서 놀다 온 사마귀가 말했다.


"장미 넝쿨 밑에서 퀴즈게임을 한다고?"


"그래!

들판 친구들 앉혀놓고 놀고 있어."


"고마워!"

청개구리는 사마귀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달렸다.


멀리 장미 넝쿨이 보였다.

파리, 나비, 꿀벌, 하루살이, 고양이, 들쥐 등이 보였다.

들판 친구들이 보이자 청개구리는 더 빨리 뛰었다.


"안녕!"

청개구리가 인사했지만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모두 쇠똥구리가 내는 퀴즈게임에 몰두해 있었다.


"쇠똥구리야!"
청개구리가 퀴즈문제를 내고 있는 쇠똥구리를 불렀다.


"기다려!

아니! 아니지!

청개구리 너도 퀴즈게임에 참석해."

쇠똥구리가 말하더니 퀴즈문제를 설명했다.


"더불어 산다는 건 말이야!

모두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돼.

그런데

노력하지 않아도 더불어 사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것은 무엇일까?"

쇠똥구리가 퀴즈문제를 내고 들판 친구들의 답을 기다렸다.


"꿀벌!"

하고 꿀벌이 대답했다.


"왜?"

하고 나비가 물었다.


"꿀벌은 힘들게 모은 꿀을 사람들에게 주잖아!

그러니까 더불어 사는 거지."

꿀벌이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

꿀벌이 꿀을 사람들에게 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빼앗아 가는 거지."

하고 개미가 말하자


"맞아! 맞아!"


"꿀을 사람들이 빼앗아가는 건 맞아!"

고양이도 한 마디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쇠똥구리가 원하는 답이 아니었다.


"난!

개미라고 생각해."

무당벌레가 말하자


"개미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 개미 들일 수도 있겠다."

하루살이도 개미들이 더불어 산다고 생각했다.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개미들은 모두 열심히 일하는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아."

파리가 말했다.


"왜?"

들쥐가 파리에게 물었다.


"개미들은 일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80% 가까운 개미가 그냥 돌아다니기만 한다고 했어."


"누가?"

고양이가 묻자


"학자!

인간이라는 학자가 연구한 논문에 그렇게 나왔어."

하고 파리가 말했다.


"넌!

인간이 연구한 걸 어떻게 알았어?"

하고 고양이가 또 파리에게 물었다.


"그거야!

인간들이 말하는 걸 들었지."

파리는 도서관을 날아다니며 인간들이 하는 말을 들었었다.


"아닐 거야!

개미들은 모두 열심히 일할 거야."

무당벌레도 하루살이도 수많은 개미가 놀고먹는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실이야!

나도 개미들이 열심히 일하는 가 유심히 지켜봤는데 노는 녀석들이 많더라."

쇠똥구리가 말하자 앞에 앉아있던 개미 한 마리가 슬그머니 뒤로 나갔다.


"세상에!

개미들이 부지런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니."

청개구리도 놀랐다.

나뭇가지 위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개미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80%나 되는 개미들이 먹고 논다는 말에 청개구리는 놀랐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을 수 있어!"

나비도 개미들이 제일 열심히 일하며 서로 돕고 산다고 생각했었다.


"조용! 조용!

마지막으로 한 번씩 대답을 해봐.

이번에도 틀리면 알지?"

쇠똥구리가 마지막 기회를 앞에 있는 들판 친구들에게 주었다.


쇠똥구리가 낸 퀴즈를 맞추지 못한 들판 친구들은 모두 쇠똥구리가 준 똥을 한 숟가락씩 먹었다.


"더불어 산다는 것!"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침이슬만 먹던 청개구리도 퀴즈게임에 참석하는 바람에 처음으로 똥을 먹었다.

더럽고 냄새나는 똥이었다.

하지만 들판 친구들은 퀴즈게임에 참석한 이유로 모두 똥을 먹어야만 했다.



그림 나오미 G



"오늘은 여기까지!"

쇠똥구리는 퀴즈게임을 마쳤다.

들판 친구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무슨 일이야?"

쇠똥구리가 남아있는 청개구리에게 물었다.


"물어볼 게 있어!"

하고 청개구리가 묻자


"뭔데?"


"개구리는 '개골개골' 하고 우는 데

청개구리는 왜 '개골개골' 하고 울지 않을까?"

청개구리가 물었다.


"넌!

'개골개골' 하고 울지 않아?"


"응!

난 청개구리니까 개구리처럼 울지 않지."

청개구리가 대답했다.


"개구리가 '개골개골' 하고 울면

청개구리는 '청개골 청채골' 하고 울겠구나?"

하고 쇠똥구리가 물었다.


"아니!

그렇게 울지 않아."


"그럼!

청개구리는 어떻게 울어?"


"'깩깩깩깩깩'

이렇게 울어."

하고 청개구리가 울며 말했다.


"히히히!

'개골개골' 하고 울어야지 그게 뭐야?

'깩깩깩깩깩'

들쥐가 우는 소리 같다."

하고 쇠똥구리가 말했다.


"이상하지?"

청개구리도 말하면서 웃겼다.


"그래!

개구리가 '개골개골' 하고 울면

청개구리도 '개골개골' 하고 울어야지!

아니면

'청개골 청개골' 하고 울던지."

쇠똥구리도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이상했다.


"청개구리도 '개골개골' 하고 울어야겠지?"

청개구리가 묻자


"글쎄!

저 많은 개구리가 '개골개골' 하고 우는 걸 보면

청개구리도 '개골개골' 하고 울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말한 쇠똥구리도

청개구리 우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깩깩깩깩깩!'

청개구리가 개구리처럼 울려고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어떻게 하면 청개구리도 개구리처럼 울 수 있을까!"

청개구리는 수많은 개구리와 함께 '개골개골' 소리 내며 울고 싶었다.


"똥을 좀 먹어야겠다!"

쇠똥구리가 처방을 내렸다.


"무슨 똥!"

청개구리는 더럽고 냄새나는 똥을 먹으라는 말에도 두렵지 않았다.

개구리처럼 '개골개골' 하고 울 수만 있다면 똥이라도 먹을 참이었다.


"똥!

개똥, 소똥, 고양이 똥, 염소똥, 사슴 똥, 무당벌레 똥, 개미 똥 등 많은 데 뭘 먹어야 할까."

쇠똥구리도 말하고 난 뒤 생각했다.


들판에서 늑대들이 뭔가 먹고 '퀙퀙' 하는 소리를 들은 적 있었다.

청개구리도 뭘 잘못 먹어서 '개골개골' 하고 울지 않고 '깩깩깩깩깩' 하고 우는 것 같았다.


"스컹크!

스컹크 똥을 좀 먹어야겠다."

쇠똥구리가 말한 뒤 주머니에서 스컹크 똥을 한 주먹 꺼내 청개구리에게 주었다.


"으악!

너무 지독해."

스컹크 똥을 받은 청개구리는 독한 냄새에 쓰러질 뻔했다.


"그걸!

먹으면 아마도 '개골개골' 하고 울 거야."

하고 말한 뒤 쇠똥구리는 들판으로 똥을 찾으러 갔다.


"이걸!

먹어도 될까."

청개구리는 스컹크 똥을 들고 한 참 고민했다.


"먹어!

빨리 먹고 울어 봐."

옆에서 보고 있던 무당벌레와 나비가 말했다.


"죽진 않겠지!"

청개구리는 스컹크 똥을 입에 넣었다.


"으윽!

으으윽!

퀵! 퀵! 퀙!"

청개구리는 입안에 가득한 스컹크 똥을 토하고 말았다.


"도저히!

못 먹겠어.

퉤! 퉤! 퉤!

퀵! 퀵! 퀵!

깩깩깩깩깩!"

청개구리는 들판에서 한 참 동안 입안에 있던 똥 가루를 토해냈다.


'깩깩깩깩깩!'

집으로 돌아가는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멀리까지 들렸다.


"좀 더 먹어야겠어!"

쇠똥구리는 청개구리가 '개골개골' 하고 울지 않는 걸 들었다.


"바보 같은 녀석!

'깩깩깩깩깩' 하고 울면 될 것이지

'개골개골' 하고 울지 않는다고 걱정이라니."

쇠똥구리는 개구리처럼 살려고 하는 청개구리가 이해할 수 없었다.


'깩깩깩깩깩'

매화나무 가지에 앉아있던 청개구리가 울었다.


"이봐!

뭘 잘못 먹은 거야?"

하고 매미가 물었다.


"응!"


"뭘 먹었길래 그렇게 울어?"


"스컹크 똥!"

청개구리가 대답하자


"스컹크 똥?"

매미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니까!"

청개구리는 대답하는 것도 귀찮았다.


"나도 스컹크 똥을 먹으면 청개구리처럼 울까?"

매미가 물었다.


'맴맴맴'

모두 같은 소리로 우는 게 싫은 매미였다.


"너도!

스컹크 똥을 먹어야겠다."

청개구리가 말하자


"어디 가면 먹을 수 있어?"

매미가 물었다.


"쇠똥구리를 찾아 가!"

청개구리는 어리석은 매미를 보고 속으로 웃었다.


'깩깩깩깩깩'

하고 울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은 질문을 쇠똥구리에게 했는지 깨달았다.


'맴맴맴'

하고 울던 매미가 들판으로 날아갔다.

쇠똥구리를 찾아간 것 같았다.


"매미가 '깩깩깩깩깩' 하고 울까?"

매화나무에서 놀던 사슴벌레가 청개구리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내일부터 '깩깩깩깩깩' 하고 매미들이 울면 사람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파리는 매미의 울음소리와 개구리울음소리에 잠 못 드는 사람들 원망을 들은 적이 있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맴맴맴' 하고 울던 매미가

'깩깩깩깩깩'

하고 울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방송국마다 매미 울음소리가 이상하다며 많은 취재를 하러 올지도 모르겠다.


'깩깩깩깩깩'

청개구리는 청개구리답게 나뭇가지 위에서 울고 있었다.

똥을 먹은 뒤에야 청개구리는 개구리가 아닌 청개구리로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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