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너머에는!
들판을 누비는 쇠똥구리에게
친구들은 <똥개>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쇠똥구리는
들판에 있는 똥만 보면 모두 굴려서 집으로 가져갔다.
쇠똥구리는 친구들이 똥개라고 불러도 열심히 똥을 찾아다니며 살았다.
"똥개!
그렇게 똥이 좋아?"
아침이슬을 먹던 사마귀가
똥을 찾아 나서는 쇠똥구리를 보고 물었다.
"무엇인가!
꾸준히 한다는 건
좋아서 하는 것이지 싫은데 하는 사람은 없어."
쇠똥구리는 친구들이 묻는 질문에 답하고 열심히 걸었다.
"그 많은 똥을 어디에 쓸 거야?"
사마귀는 쇠똥구리를 따라가며 물었다.
"뭐!
그 많은 똥.
또 어디에 쓸 거냐고?
이봐!
할 일 없으면 장미 넝쿨에 올라가 낮잠이나 자."
하고 말한 쇠똥구리는
눈을 크게 뜨고 들판 이곳저곳을 다니며 똥을 찾았다.
"어디에 쓸 건지!
내게 귀띔해 주면 안 돼."
하고 사마귀가 묻자
"안 돼!"
쇠똥구리는 자꾸 질문하는 사마귀가 귀찮았다.
"이야기해 주면 나도 들판에서 똥 찾아줄게!"
하고 사마귀는 포기하지 않고 쇠똥구리에게 말했다.
"정말!
똥이 어디에 필요하다고 꼭 말해야 해."
하고 쇠똥구리가 멈추고 말하자
"말해야지!
다른 동물들은 똥에 관심 없잖아."
하고 사마귀는 쇠똥구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넌!
도대체 뭘 먹고 사니?"
하고 한심하다는 듯 사마귀를 쳐다보며 쇠똥구리가 말했다.
"아침 이슬!
햇살이랑 풀잎."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그런 것들이
만들어지기까지 똥이 필요한 거야.
이 바보 멍청아!"
하고 쇠똥구리가 대답했다.
"뭐!
내가 바보 멍청이라고."
사마귀는 기분이 상했다.
"그래!
똥은 더럽고 냄새나지만
모든 식물에게 절대로 필요한 거야.
알았어!
알았냐고."
"그렇구나!
그런데
식물들이 왜 더러운 똥을 먹는 거야?"
사마귀는 아주 작게 물었다.
"그거야!
똥에 영양분이 많으니까 그렇지."
쇠똥구리는 정말 귀찮은 듯 크게 말했다.
"영양분!
우리 몸에 좋은 영양."
사마귀는 알 것 같으면서도 무슨 말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집에 가서 아침이슬이나 먹으라고!"
사마귀는
똥보다는 아침이슬을 많이 먹고살기 때문에
똥에 가치를 잘 몰랐다.
"알았어!
내가 똥 찾으면 부를 테니 달려와."
하고 말한 사마귀는 더 이상 쇠똥구리를 따라가지 않았다.
두꺼비는
풀숲에 앉아 조용히 있었다.
"호호호!
이게 누구야.
눈이 큰 사마귀잖아!"
풀숲에 있던 두꺼비가 사마귀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놔!
이거 놔.
다리가 부러질 것 같아!"
사마귀는 두꺼비 손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호호호!
내가 널 놔줄 이유가 없지.
오늘은 사마귀를 아침밥으로 먹어야겠다."
"안 돼!
나보다 더 맛있는 쇠똥구리 데려다줄게."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뭐라고!
쇠똥구리."
두꺼비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쇠똥구리는 똥을 많이 먹어서 정말 맛있어."
사마귀는 어떻게든 두꺼비 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무슨 똥을 먹는 데?"
하고 두꺼비가 묻자
"똥개는!
아니 쇠똥구리는 들판에 있는 똥을 다 먹어."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그럼!
도깨비 똥도 먹는 거야?"
"물론이지!
세상에서 도깨비 똥을 제일 좋아하는 쇠똥구리야."
"정말!
그런데 도깨비가 똥 쌀까."
두꺼비는 놀랐다.
쇠똥구리가 도깨비 똥을 먹는다는 말에 귀가 쫑긋 했다.
"똥 싸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은 똥을 싸.
나도
똥 싸는 데 내가 지금 싸줄까?"
하고 사마귀가 한심하다는 듯 두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니!
사마귀 똥은 싫어."
하고 두꺼비가 말하자
"그럼!
쇠똥구리 똥을 좋아하는 거야?"
하고 대답한 사마귀는 도망갈 기회를 찾고 있었다.
"아니!
난 도깨비 똥을 먹어야 해.
그 똥을 먹으면 나도 사람이 될 수 있거든!"
하고 두꺼비가 말하자
"정말!
그 나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고 사마귀가 묻자
"사람이 나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두꺼비는 사람이 되는 게 소원이었다.
"그거야!
세상에서 가장 나쁜 동물은 사람이지.
동물을 잡아먹고 자연을 훼손시키고 아무튼 사람들이 제일 나빠!"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나는 사람들이 좋다고 하던데!"
두꺼비는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탓에 사람들이 괴롭히지 않았다.
"사람이 되면 뭐 할 건데?"
하고 사마귀가 묻자
"사람이 되면
제일 먼저 소풍을 가고 싶어."
하고 두꺼비가 말하며 붙잡고 있던 사마귀를 놔주었다.
"소풍!
어디로 갈 건데."
사마귀는 천천히 움직이며 대답했다.
"그거야!
별을 셀 수 있는 언덕으로 갈 거야."
하고 두꺼비가 말하자
"별!
여기서도 잘 셀 수 있는 데."
하고 사마귀가 두꺼비와 좀 떨어져서 말하자
"여긴!
풀잎이 너무 길어서 별이 잘 안 보여.
그리고
저 산 너머에 있는 별도 안 보이고!"
두꺼비는 사마귀를 잡아먹겠다는 생각도 잊고
자신의 꿈에 대해 말했다.
"이봐!
저 산 너머에는 별이 없어."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무슨 소리야!
저 산 너머에 가면 더 많은 별이 있다고 했는데."
두꺼비는 그동안 동물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다.
"개구리들은
그것도 모른다며 날 바보 멍청이라고 했어!"
하고 두꺼비가 말하자
"호호호!
개구리들이 바보 멍청이야.
저 산 너머에는 별이 없어!"
"정말이지?"
하고 두꺼비가 다시 물었다.
"그래!
별은 밤하늘에만 별이 있는 거야.
산 넘어에도
또 산 넘어에도 별은 없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별이 전부야!"
사마귀는
두꺼비 먹이가 될 것도 잊고 말했다.
"산 너머에는 별이 없다고!
정말이지.
하지만
산 너머에 가보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어!"
두꺼비는 사마귀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이 바보야!
내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야."
하고 사마귀가 아는 것처럼 말했다.
"너도 가보지 않았지?"
하고 두꺼비가 묻자
"가보지 않아도 알아!
산 너머에는 깊은 골짜기가 있을 뿐이야.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별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아!"
사마귀가 하는 말이 맞았다.
하지만
두꺼비는 사마귀가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림 나오미 G
"호호호!
바보 멍청이가 또 있다니!"
조금 전에 죽을 고비를 넘긴 사마귀는 장미 넝쿨을 올라가며 말했다.
"누가!
또 바보 멍청이 짓을 한 거야?"
장미 넝쿨에서 뒹굴던 무당벌레가 물었다.
"나보다 못한 바보 멍청이가 어디에 있다는 거야?"
하고 꿀벌이 물었다.
"조금 전에 만났지!
꿀벌보다 더 바보 멍청이가 들판에 있어."
하고 사마귀가 말하자
"누군데!
그게 누구야?"
하고 꿀벌이 묻자 무당벌레도 덩달아 물었다.
"두꺼비!"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독을 품은 두꺼비!"
하고 꿀벌이 묻자
"그래!"
하고 사마귀가 대답했다.
"두꺼비는 사람들이 부자가 된다며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동물인데!"
무당벌레가 말하자
'맞아!
사람들은 두꺼비를 좋아하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더 바보 멍청이겠다!"
하고 꿀벌이 말했다.
"호호호!
맞아! 맞아!
사람들이 제일 바보 멍청이지."
하고 사마귀가 웃으며 말했다.
"맞아!
자연을 훼손시키고 동물을 잡아먹고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만 채우는 바보 멍청이야!"
무당벌레도 들판을 훼손하는 사람들이 바보 멍청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꺼비가 왜 바보 멍청이야?"
꿀벌과 무당벌레 이야기를 듣던 개미 한 마리가 사마귀에게 물었다.
"저기!
산 너머에 별이 있다고 하잖아."
사마귀가 말하자
"산 너머에 별이 있는 게 아냐?"
하고 개미가 묻자
"이런 멍청이!
별은 밤하늘에 있지.
산 너머에 별이 어디 있어!"
하고 큰 소리로 사마귀가 개미에게 말했다.
"아니!
별은 밤하늘에 있는 것 맞지!
그런데
두꺼비 말은
여기서 보이지 않는 밤하늘 별을
산 너머에 가면 볼 수 있다는 뜻이야."
하고 개미가 말하자
"이 바보야!
여기서 밤하늘까지 얼마나 높고 먼 곳인지 알고 말하는 거야?"
하고 사마귀가 묻자
"몰라! 몰라!
난 그런 거 몰라.
열심히
일만 하는 개미라고!"
하고 말하더니
개미는 들판을 향해 달렸다.
"세상에!
바보 멍청이가 너무 많아.
밤하늘에 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것들이 별을 세고 싶다고?
이런! 멍청이! 멍청이!"
하고 말한 사마귀는 잠을 청했다.
유난히
밤하늘 별이 반짝반짝 빛났다.
"사마귀 말이 맞을까!"
꿀벌은 하늘을 날며 나비에게 물었다.
"오늘 밤에
우리가 저 산 너머에 가보자!"
하고 나비가 말하자
"그래!
우리가 산 너머에 가서 별이 있는지 보고 오자."
꿀벌도 산 너머에 가보고 싶었다.
"좋아! 좋아!"
꿀벌과 나비는
오늘 밤에 들판 끝자락에 있는 높은 산을 넘어갈 계획이었다.
"똥개야!"
여우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두꺼비가 불렀다.
"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쇠똥구리가 대답했다.
"저기!
산 너머에 가면 별이 많이 있을까?"
두꺼비가 묻자
"머리 위에 있는 별도 많은 데
산 너머에 있는 별은 뭐 하려고!"
하고 쇠똥구리가 대답했다.
"별을 천만 개 세면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고 했어!"
하고 두꺼비가 말하자
"누가!
그런 바보 멍청이 같은 말을 해."
하고 쇠똥구리를 이상한 듯 쳐다보며 말했다.
"여우가!
어린 왕자와 여우를 만나고 왔다는 여우가 그랬어."
들판에서 만난 여우를 생각한 두꺼비 대답이었다.
"그걸!
그 거짓말을 믿는 거야?"
하고 쇠똥구리가 묻자
"거짓말이라니!"
두꺼비는 며칠 전에 만난 여우가 한 이야기를 쇠똥구리에게 말해주었다
"믿을 걸 믿으라고!
그 거짓말쟁이 여우 말을 믿다니.
한심하다! 한심 해!
그 여우는 어린 왕자와 여우도 만나지 않았어."
하고 말한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집으로 향했다.
"정말이야!
별을 천만 개 세면 어린 왕자와 여우를 만날 수 있다고 했어."
하고 두꺼비는 쇠똥구리를 향해 크게 말했다.
"세상에!
거짓 말뿐이야!
아니지
거짓말쟁이가 너무 많아!"
쇠똥구리는
들판 친구들도 사람들처럼 거짓말쟁이가 늘어나는 게 싫었다.
"거짓말쟁이들!
똥이나 실컷 먹여야겠어."
가끔
쇠똥구리는 거짓말쟁이들에게 똥을 먹이고 싶었다.
"출발!"
나비와 꿀벌은 산 너머에 있는 별을 찾기 위해 출발했다.
"나도!"
"나도!"
모기와 잠자리도 함께 나비와 꿀벌을 따라나섰다.
"산 너머에 별이 있을까!"
하고 모기가 묻자
"가 보면 알겠지!"
하고 꿀벌이 대답했다.
마지막에 파리까지 함께 한 곤충들은 하늘을 날며 높은 산을 향해 날았다.
"히히히!
바보 멍청이(멍청이)!
내가 그 먼 곳을 가지 않아도 되다니!"
두꺼비는 들판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바위에 올라 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런!
나쁜 두꺼비."
잠을 자려고 장미 넝쿨에 누워있던 사마귀가 들었다.
여우 똥 위에 누워 잠을 청하려던 쇠똥구리도 들었다.
"히히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두꺼비잖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두꺼비를 잡아먹는 게 나는 제일 좋아!"
땅을 파고 올라온 두더지가 기지개를 켜며 바위 위에 앉아있는 두꺼비를 봤다.
두더지는 엉금엉금 바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바위 뒤편에서도
구렁이 한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며 바위를 오르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