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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소한 차이!

유혹에 빠진 동화 227

by 동화작가 김동석

근소한 차이!



거북이는 타조가 부러웠다.

목이 길어 멀리 볼 수 있고

다리가 길어 달리기 잘하는 타조가 부러웠다.


“안녕!

타조야.”

거북이는 들판에서 놀고 있던 타조를 만났다.


“안녕! 안녕!”

타조는 나이 많은 거북이에게 항상 공손히 인사했다.


“오늘은 누구랑 달리기 할 거야?”

거북이는 들판에서 놀고 있는 동물과 달리기 시합하는 타조가 부러웠다.


“오늘은

기린이랑 달리기 시합할 거야.”

타조는 벌써 기린이 놀고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나도 구경할래!”

거북이는 엉금엉금 기어 타조 뒤를 따랐다.


“천천히 와!”

타조는 거북이에게 인사하고 달렸다.




기린은 달리기 시합을 좋아했다.

누구에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저기!

바오밥나무 돌아오기.”

오늘 심판을 보는 토끼가 타조와 기린을 보고 말했다.


“좋아! 좋아!”

타조는 생각보다 멀지 않아서 좋았다.


“나도 좋아!”

기린도 멀지 않아 좋았다.


“출발 준비!”

토끼는 호루라기를 들고 타조와 기린에게 말했다.


“잠깐!

나도 달리기 시합에 끼워 줘.”

갑자기 나타난 표범 한 마리가 말했다.


“안 돼!”

타조가 말하자


“왜!

나도 너희들과 달리기 시합하고 싶어.”

표범이 타조와 기린을 보고 말했다.


“넌!

동물 중에서 제일 빠르잖아.

그리고

달리다가 우릴 잡아먹을 수도 있잖아.”

하고 타조가 말하자


“안 잡아먹는다고 약속할게!”

표범은 들판에 많은 동물이 지켜보고 있는 데 타조와 기린을 잡아먹을 수 없었다.


“그걸!

믿으라고?”

기린이 표범을 보고 물었다.


“정말!

안 잡아먹는다니까.”

표범은 동물을 잡아먹는 것보다 달리기에서 이기는 게 목적이었다.


“좋아!

절대로 안 잡아먹을 거지.”

하고 타조가 묻자


“그래!

타조 고기는 맛도 없어.”

하고 표범이 말하자


“그럼!

기린을 잡아먹겠다는 거야?”

하고 기린이 물었다.


“아니! 아니라고!

절대로 안 잡아먹는다고.”

표범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아!

오늘은 셋이서 달리기 시합을 한다.

달리기 시합 중에

다른 동물을 괴롭히거나 잡아먹으려고 한다면 사냥꾼이 총을 쏴 죽일 거야!

모두 알았지!”

하고 토끼가 말했다.


“알았어!”

모두 대답을 하고 달릴 준비를 했다.



들판 한 가운데

바위에 앉아있는 달팽이가 있었다.


“누가 이길까!”

하고 달팽이가 하늘을 나는 꿀벌에게 물었다.


“표범이 이기겠지!”

하고 꿀벌이 대답하자


그림 김민지/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무슨 소리야!

타조가 이길 거야.”

하고 바위에 올라오던 무당벌레가 말했다.


“타조가 빠르긴 해!

하지만 다리가 긴 기린이 이길 거야.”

하고 바위 밑에 앉아있던 고양이가 말했다.


“누가 이길지 지켜보면 알겠지!”

많은 동물들이 달리기 시합을 구경하기 위해 아카시아 나무 밑으로 모였다.


“준비!”


‘휘이익!’

토끼가 호루라기를 불었다.

타조, 기린, 표범이 달리기 시작했다.



출발과 함께

표범이 앞서 나갔다.

그 뒤로

기린이 달렸다.

타조는 마지막이었다.


“와!

표범이 빠르다.”


“와!

타조가 일등이야.

표범이 지친 것 같아!”

표범은 중간쯤 가다 뒤쳐지기 시작했다.


“기린 다리가 찢어질 것 같아!”

달리는 기린을 보고 나비가 말했다.




그림 양지우/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기린이 이길 것 같아!”

달팽이도 타조보다 기린이 이길 것 같았다.


“표범은 포기했어!”

열심히 달리던 표범은 너무 힘들어 달리기를 포기했다.


“그럼!

타조와 기린 중에 누가 이길까.”

꿀벌은 궁금했다.


“타조가 이길 거야!”

아카시아 나무 위에 던 원숭이가 달리는 선수들을 지켜보며 말했다.


“타조가 대단하군!

인간들에게 불도 가져다주고 동물들의 세계에서 달리기도 일등을 한다.

대단한 녀석이군!”

아카시아 나무 그늘에 누워 놀던 멧돼지가 말했다.


“타조! 타조!”

들판에서 타조들이 외쳤다.


“기린! 기린!”

기린들도 아직 끝나지 않은 달리기에서 기린이 이길 것으로 믿었다.


“창피하다!”

하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표범들은 숲으로 돌아갔다.




근소한 차이로

중간 지점인 바오밥나무를 타조가 먼저 돌았다.


“저기 온다!”

“막상막하야.”

타조와 기린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렸다.


“와!

누가 이길까.”

들판에서 지켜보던 동물들도 일어서서 멀리서 달려오는 타조와 기린을 봤다.


“타조! 타조!”


“기린! 기린!”


타조와 기린 친구들은 일어서서 박수 치며 외쳤다.

골인 지점에 점점 가까이 올수록 흙먼지가 일었다.


“눈을 뜰 수가 없어!

타조와 기린이 보이지 않아!”

타조와 기린은 흙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골인!”

타조와 기린이 골인했지만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었다.


“타조가 일등!”


“아니야!

기린이 일등이야."

타조와 기린 친구들은 큰소리치며 외쳤다.

하지만

먼지 속으로 사라졌던 타조와 기린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었다.


“타조! 타조!"


“기린! 기린!”


흙먼지 속에서 타조와 기린 친구들 목소리만 요란하게 들렸다.




"여러분!

오늘 달리기 시합은 타조와 기린이 공동우승입니다.”

하고 토끼가 말하자


“뭐야!

타조가 빨랐는데.”

하고 타조들이 말하자


“무슨 소리야!

기린이 다리가 길어서 골인 지점을 먼저 통화했다고.”

하고 기린들이 우겼다.


흙먼지 때문에 오늘 우승자를 가리지 못했다.

타조와 기린은 다음에 다시 달리기 시합을 하기로 했다.


달리기 시합에 출전했던 표범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두 동물이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것을 지켜봤다.


"누가 이겼어?"

달리기 시합이 끝나고 도착한 거북이가 친구들에게 물었다.


"공동우승!

타조랑 기린이 공동 우승했어."
하고 무당벌레가 대답했다.


"그랬구나!

타조는 오늘도 우승했구나."

거북이는 타조가 부러웠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빠르다는 표범이 꼴찌야."

하고 들쥐 한 마리가 말했다.


"이런! 이런!

타조보다 더 빠른 줄 알았는데 지다니."

거북이는 타조가 꼴찌 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맞아!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세상에 많아.

거북이만 봐도 그래!

세상에서

제일 느리다고 자랑했잖아.

그런데

거북이보다 더 느린 달팽이가 있잖아."

거북이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겸손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또 배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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