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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Sep 19. 2023

대화가 필요해!-5 **

상상에 빠진 동화 0498 먼저 손을 내밀어 봐!

5. 먼저 손을 내밀어 봐!



사람들이 몰려왔다.

유나와 민서가 그리는 그림 보려고 산을 오르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다.

나물 파는 할머니도 사람들 틈에 서서 한 참 그림을 바라봤다.


"잘 보고 간다!"
할머니는 또 장사를 하겠다며 산을 내려갔다.


"할머니!

그림 다 그리고 인사하러 갈게요."

하고 민서가 대답하자


"그래!

너무 늦게까지 그리지 말고 해 떨어지기 전에 집에 가."

할머니는 유나와 민서가 걱정되었다.


"네!"

유나와 민서가 대답했다.


"고사리!

<남한산성> 고사리 사세요."

할머니는 길가에 접어두었던 돗자리를 펼치고 장사를 시작했다.


"이것도 주고 이것도 줘야지!"

할머니는 검정 봉지에 고사리 두 봉지와 버섯 두 봉지를 담았다.

유나와 민서가 오면 한 봉지씩 줄 생각이었다.


"할머니!

고사리 주세요."

한 아주머니가 고사리를 사러 왔다.


"얼마나 줄까?"

할머니가 묻자


"이거!

국산 맞죠?"


"당연하지!

내가 봄에 <남한산성> 주변을 돌아다니며 꺾은 거야."

할머니는 지난봄에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며 장사도 하지 않았다.


"그럼!

전부 다 살게요."


"알았어!"

할머니는 남은 고사리를 모두 봉지에 담아 아주머니에게 팔았다.


"장사가 안 될 때는 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군!"

유나와 민서를 만나러 간 걸 할머니는 후회하지 않았다.


유나와 민서는 그림을 다 그렸다.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며 가방을 챙겼다.

양손에 가방을 든 유나와 민서가 <남한산성> 입구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할머니!"

멀리서 유나와 민서가 걸어오며 할머니를 불렀다.


"다 그린 거야?"

할머니가 묻자


"네!"


"배고프지?"


"아니요!"


"안 고프긴!

내가 도시락 빼앗아 먹어서 배고플 거야.

자장면 사줄까?"

할머니가 묻자


"엄마에게 혼나요!"


"내가 엄마에게 전화해 줄게!

전화번호 불러 봐?"

할머니는 핸드폰을 꺼내 유나와 민서를 보며 전화번호를 불러달라고 했다.


"할머니!

괜찮아요."

유나가 말했지만 할머니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도시락 빼앗아 먹은 것 이야기하려고 해!

어서 전화번호 말해 봐."

할머니가 계속 부탁하는 바람에 유나는 어쩔 수 없이 엄마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여보세요!

유나 어머니죠?"


"네!

누구세요?"

유나 엄마가 전화를 받고 물었다.


"난!

<남한산성> 입구에서 나물 파는 할머니라고 합니다.

내가 유나랑 민서가 싸 온 도시락을 빼앗아 먹었어요.

그래서

이 녀석들에게 자장면을 사주고 싶은데 괜찮다고 대답해 주세요."

하고 할머니가 말하자


"세상에!

유나와 민서가 도시락을 주었다고요."


"그래요!

그림 그리는 걸 구경하려고 했는데 도시락까지 얻어먹었어요.

그러니까

내가 자장면 한 그릇씩 사주도록 허락해 주세요."


"할머니!"


"이만 끊을 게요!"

하고 할머니는 전화를 끊었다.


"모두 들었지!

엄마에게 내가 허락받았으니 자장면 먹으러 가자."

할머니는 펼쳐 논 돗자리를 접고 앞치마를 훌훌 털었다.


"할머니!

괜찮아요."

유나와 민서는 어쩔 줄 몰랐다.


"걱정 마!

이 나물은 엄마 같다 주고 알았지."

나물 파는 할머니는 유나와 민서에게 검정 봉지를 하나씩 주었다.


"네!"

유나와 민서는 얼떨결에 대답하고 받았다.


할머니는 두 소녀를 데리고 자장면집에 갔다.

자장면을 세 그릇 시켜 맛있게 먹었다.


"혼자 먹는 것보다 세 배는 맛있다!"

할머니는 두 소녀와 자장면을 먹으며 맛있다고 했다.


"할머니!

자장면 너무 맛있어요."

유나와 민서도 처음 보는 할머니가 사주는 자장면이 맛있었다.


"너희들 덕분에 고사리 다 팔았다!"

할머니가 자장면을 먹으며 말하자


"정말!

오늘 고사리 다 팔았어요?"

하고 유나와 민서가 물었다.


"그래!

너희들 그림 보고 왔더니 어떤 아주머니가 와 고사리 다 사갔다."


"와!

고마운 아주머니다."


"그렇지!

고마운 아주머니지.

너희들도 고맙고!"

할머니는 오랜만에 행복한 자장면을 먹었다.


"할머니!

다음에 또 오면 들릴게요."

유나와 민서는 할머니에게 인사하고 버스를 탔다.


"잘 가!"

할머니도 두 소녀를 향해 손 흔들며 인사했다.


유나와 민서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행복했다.

나물 파는 할머니 이야기도 많이 했다.

다음에

또 <남한산성>으로 그림 그리러 가기로 약속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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