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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19. 2023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4

상상에 빠진 동화 0519 불길한 예감!

4. 불길한 예감!



영수는 손을 씻고 

방에 들어와 밥상에 숟가락을 놨어요.

저녁상은 조촐했어요.

매일 먹는 된장국과 보리밥이었어요.


"아빠!

악동들이 왔어요."

영수가 저녁밥 먹으며 말했어요.


"악동!

귀신은 안 왔어?"

하고 엄마가 밥그릇에 밥을 담으며 물었어요.


"아니!

천상의 악동들만 왔어요."

하고 영수가 말하자


"밥 먹고 가서!

 귀신은 언제 오는지도 물어봐."

하고 엄마가 말했어요.


"네!"

하고 대답한 영수는 밥을 먹었어요.

하지만 

악동들이 왔다는 걸 믿지 않는 엄마 아빠 때문에 밥맛이 없었어요.


"안 먹을 거야!"

숟가락을 놓고 일어서는 아들을 보고 엄마가 물었어요.


"네!

천상의 악동들을 봤더니 배가 불러요."

하고 말한 영수는 자기 방으로 건너갔어요.


"웬일이야!

한 그릇씩 뚝딱 해치우던 녀석이."

엄마는 아들이 이상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어요.


"배고프면 먹겠지!"
아빠는 호기심 많은 아들을 이해했어요.

천상의 악동 이야기나 함박눈이 내린 하얀 세상 이야기를 하는 아들이 부러웠어요.


"악동들은 잘 있을까!

날씨가 추운데 얼어 죽지는 않을까."

영수는 책상 앞에서 일기장을 펼치고 악동들을 걱정했어요.


"일기를 쓰자!"
영수는 오랜만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악동들과 낮에 놀았던 이야기를 쓸 생각이었어요.



<새해 첫날!>


어젯밤에 엄마가 접시를 두 개나 깨뜨렸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함박눈이 밤새 내리면서 천상에서 악동들이 내려왔다.

엄마 아빠는 악동들이 내려왔다고 말했지만 믿지 않았다.


"귀신은 안 왔어?"

하고 엄마가 묻는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오늘 만난 악동이 귀신으로 변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두려웠다.


대나무 숲에서 폭포수를 봤다.

대나무 가지가 부딪치며 가지와 잎에 쌓인 눈발을 날리자 폭포수가 되었다.

정말 멋있었다.


악동들은 대나무를 타고 놀았다.

내게도 대나무를 밀쳐 주어 나도 탈 수 있었다.

대나무가 휘청거리며 하늘 높이 날자 공중곡예를 할 수 있었다.

악동들과 나는 하늘을 날았다.

아빠를 불렀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꿈속에서 악동들과 놀았을까 생각되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대나무를 내려왔다.

악동들은 지금도 대나무를 타고 놀고 있을까 궁금하다.

어둠이 내려온 대나무 숲은 새까맣게 보일 뿐 악동들은 보이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악동들은 눈 맞으며 대나무 숲에서 기다릴까!

빨리 아침이 오면 좋겠다.

대나무 숲으로 달려가 악동들을 보고 싶다.


일기를 쓰다 영수는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악동들을 만났다.


"영수야!"

악동이 영수를 불렀다.


"응!"

하고 대답하자


"우리는 이제 천상으로 올라갈 거야.

오늘 밤 눈이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이야."

하고 악동이 말했다.


"이제!

눈 안 오는 거야?"

하고 영수가 물었다.


"응!

내년 겨울이 되어야 올 거야."

하고 악동이 말하며 손을 흔들었다.


"잘 가!"
악동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걸 알았다.

한 참 동안이나 밤하늘을 지켜봤다.



일기를 다 쓴

영수는 책상에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았어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뚜르르!'


영수

손에서 연필이 책상 위로 굴렀어요. 

책상 위에서 일기장에 침을 흘리며 잠들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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