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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18. 2023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3

상상에 빠진 동화 0518 천상의 악동들!

3. 천상의 악동들!



새해 아침!

함박눈이 내린 세상은 하얗게 변했어요.

영수는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에 쌓인 눈을 치웠어요.


'뽀드득! 뿌드득!'


눈 치우는 소리가 요란했어요.

세상은 고요하고

영수가 눈 치우는 소리만 들렸어요.

울타리에 살던 참새들도 조용했어요.


"아빠!

대나무 숲이 이상해요."

대나무 숲이 유난히 흔들리면서 눈발이 날렸어요.


"바람 부니까 그렇지!"

아빠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아빠!

천상에서 악동들이 내려와 노는 것 같아요."

영수가 대나무 숲만 보면 악동들이 노는 것처럼 대나무가 흔들리며 눈발이 날렸어요.


"악동들을 찾아봐!"

아빠는 농기구를 손질하며 대답했어요.


"이상해!

대나무들이 꿈틀거리며 흔들리는 게 이상해."

영수는 천천히 대나무 숲으로 향했어요.


'스사삿! 스삿! 스사사사삿! 스삿!'


대나무 가지가 부딪치며 이상한 소리를 냈어요.


"천상에서 악동들이 내려왔을까!"

영수는 대나무 숲이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쿵쾅 뛰었어요.


'스사삿! 스삿! 스사사사삿! 스삿!'


"으악!"

영수가 대나무 숲에 들어서자 눈발이 날렸어요.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듯 눈발은 끊이지 않고 떨어졌어요.


"와!

폭포수 같아."

하얀 눈발이 정말 폭포수처럼 보였어요.


"대나무 숲에 폭포수라니!"

영수는 보고도 믿기지 않았어요.


"멋지다!

하얀 눈발이 쌓여 바람에 흩날리며 폭포수를 만들다니."

영수는 머리와 어깨에 떨어지는 눈발을 맞으며 한참 동안 서 있었어요.

대나무 숲은 다시 고요해졌어요.


'스사삿! 스삿! 스사사사삿! 스삿!'


또다시 대나무 가지가 부딪치며 소리 냈어요.


그림 나오미 G




갑자기!

대나무들이 요란하게 흔들렸어요.


"안녕! 안녕! 안녕!"

천상의 악동들이 영수를 보고 인사했어요.



대나무 숲에는

천상의 악동들이 내려와 있었어요.

영수는 깜짝 놀랐어요.


"안녕!"

영수도 악동들을 보고 인사했어요.

천상의 악동을 처음 본 영수는 가슴이 쿵쾅쿵쾅 거세게 뛰었어요.


"정말!
천상에서 악동들이 내려왔어."

영수는 꿈속에서 봤던 천상의 악동을 알아볼 수 있었어요.


"영수야!

너도 대나무 위로 올라 와."

하고 악동이 말하며 휘청거리는 대나무 한 그루를 영수 앞으로 밀어줬어요.


대나무 가지에 쌓여있던 눈이 쏟아졌어요.


"우와!"

영수는 대나무가 부러지지 않고 한없이 휘어지는 걸 보고 놀랐어요.


"빨리!

대나무 위로 올라와 봐."

하고 악동이 더 크게 말했어요.


"알았어!"

하고 대답한 영수는 대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대나무가 서서히 하늘을 향해 휘청거리며 올라갔어요.


"와!

내가 대나무를 타고 하늘을 날다니."

영수는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느낌이었어요.


"여기 봐봐!

이렇게 다리를 옮기면서 대나무를 흔드는 거야."

하고 악동이 말하며 대나무 위에서 춤추는 걸 알려줬어요.


"고마워!"

영수는 악동이 알려준 대로 대나무 위에서 발을 움직이며 춤추기 시작했어요.


"와!

눈발이 날린다."

대나무가 움직일 때마다 하얀 눈발이 폭포수처럼 아래로 떨어졌어요.


"영수야!

발에 힘을 힘껏 주고 대나무를 밀쳐 봐.

우리처럼 날며 곡예를 할 수 있을 거야."

하며 악동이 하늘을 날며 몸을 몇 바퀴 돌았어요.


"멋지다!"

영수는 악동들의 공중곡예를 보고  놀랐어요.


"너도 할 수 있어!

자신을 믿고 대나무를 힘껏 발로 밀쳐."

악동의 말을 들은 영수는 두 다리에 힘을 주었어요.


"으아악!"

하고 소리친 영수가 하늘 높이 날았어요.


"와!

내가 하늘 위에 떠 있다니."

영수는 너무 좋았어요.


"하늘을 나는 기분이 이런 거구나!"
영수는 정말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어요.

멀리

창고 앞에서 농기구를 손질하는 아빠가 보였어요.


"아빠!"

하고 영수가 불렀어요.

아빠는 두리번거리다 말고  다시 농기구를 손질했어요.


영수는 

대나무 숲에서 몇 시간 동안 신나게 놀았어요.


"영수야!"

엄마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자 아들을 불렀어요.


"네!"

대답한 영수는 휘청거리는 대나무를 타고 내려왔어요.

악동들과 헤어진 뒤 집으로 향했어요.


"우리도 한숨 잘까!"

악동들은 놀다 지쳤는지 모두 대나무를 붙잡고 잠이 들었어요.

대나무 숲이 고요해졌어요.

바람도 불지 않았어요.

눈발도 날리지 않고 어둠을 맞이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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