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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Oct 23. 2023

바람에 눈발이 날리고!-6

상상에 빠진 동화 0521 간절히 바라는 마음!

6. 간절히 바라는 마음!



영수는

겨울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갔어요.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난 영수는 

방학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즐거웠어요.


"김영수!"

담임 선생님이 불렀어요.


"네!"

하고 영수가 대답하자


"일기상 김영수!"

영수는 겨울방학 동안 악동들과 논 이야기를 쓴 일기로 상을 받았어요.


"악동들 덕분이야!"

영수는 공책 열 권과 연핀 열 자루를 부상으로 받았어요.


"이거 줄 게!"

영수는 친구들에게 연필 한 자루와 공책 한 권씩 주었어요.


"고마워!"
친구들이 모두 영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영수는 엄마를 찾았어요.

엄마는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엄마!

상 탔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영수가 상을 보여주며 엄마에게 말했어요.


"상!

웬일이니.

상을 다 타고 귀신은 뭐 했다냐."

하고 또 귀신 타령을 했어요..


"엄마!

귀신은 내가 상 타는 동안 잠자고 있었어요."

하고 영수가 말하자


"뭐!

귀신도 잠잔다냐.

너 같은 녀석에게 상을 다 주고!"

하고 또 말했어요.


"네!

귀신도 깜빡깜빡 자는 가 봐요."


"이런!

썩을 놈의 귀신을 봤나."
하고 말한 엄마는 아들이 타 온 상을 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갔어요.


"<둔치>야!

상 받았어."

마루에 올라온 고양이 <둔치>를 보고 영수가 말했어요.


"상!

그것 먹는 거 맞죠?"

하고 <둔치>가 물었어요.


"응!

먹는 것 맞아."


"그럼!

내가 먹어도 되죠."


"응!"

하고 영수가 대답하고 마루에서 일어섰어요.

영수는 대나무 숲을 향해 걸었어요.


"악동들아!"

대나무 숲 한가운데 서서 영수가 불렀어요.


"안녕!"
하고 악동들이 대답하는 것 같았어요.


"너희들 때문에 상 받았어!"

하고 영수가 크게 외치자 대나무 숲이 바람에 휘날렸어요.


"축하!

축하해."
보이지 않는 악동들이 영수를 축하해 줬어요.


"고마워!

첫눈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게."

하고 영수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영수는 학교에 열심히 다녔어요.

첫눈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가슴 한 구석에 숨기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엄마는 사계절 내내 귀신 이야기를 하고 살았어요.


"오늘 밤,

귀신이 널 잡으러 올 테니 조심해."

엄마는 아들이 맘에 안 들 때는 농담처럼 귀신 타령을 했어요.


"엄마!

악동을 귀신이라고 표현하는 것 맞죠."

하고 영수가 물었어요.


"웃기는 녀석!

귀신이 귀신이지 악동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

엄마는 이제야 아들이 엄마 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 좋았어요.


"엄마!

악동이 첫눈이 내리는 날 올 거예요."

하고 영수가 말하며 엄마를 꼭 안았어요.


"뭐야!

귀신이 내게 붙은 거야.

저리 가!"

하고 말한 엄마가 아들을 꼭 안았어요.


영수는 엄마 마음을 이제야 알았어요.

엄마는 힘들 때마다 귀신 이야기를 했어요.

귀신 이야기를 통해 엄마는 큰 힘을 얻었어요.


작년 섣달그믐날!

접시를 두 개나 깨뜨린 날도 엄마는 귀신 탓을 했어요.

영수는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 녀석이!

생각보다 빨리 어른이 되는 군."

엄마는 가끔 어린 아들이 빨리 어른이 되는 게 싫었어요.


"언제는!

빨리 크라고 하더니."

아빠는 엄마가 한 마디 하면 꼭 답을 했어요.


"아이고!

내가 두 아들을 섬기니 이렇게 늙지.

귀신은 뭘 하는지!"

엄마는 또 귀신 타령을 늘어놓기 시작했어요.


산골짜기!

영수네 집 호롱불이 꺼지고 온통 세상이 어둠으로 변했어요.

잔잔한 대나무 숲도 지난겨울의 추억을 감싸고 깊은 잠이 들었어요.


영수는

벌써 코를 골며 자고 있었어요.


꿈속에서

악동들을 만난 영수는 눈과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어요.


얼마나

즐거운지 이불에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어요.


첫 눈이 오려면!

봄, 여름, 가을이 지나야 했어요.

영수는

열심히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기로 했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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