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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첼로! **

착각에 빠진 동화 382

by 동화작가 김동석

은빛 첼로!



바흐!

<무반주 첼로> 곡이었다.

고요의 풍요로움이랄까!

안개 자욱한 아침의 고요를 아우르는 첼로 연주는 심장을 넘어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가을이 활짝 꽃피던 날!

전시장에서 은빛 첼로를 만났다.

목관악기의 편견을 깨뜨린 스테인리스 첼로라니 믿을 수 없었다.


가을 햇살 사이로

첼로 멜로디가 들려왔다.

마음을 사로잡는 리듬과 멜로디였다.

목관악기보다

더 간절하고 처절한 울림이었다.


"누가!

연주하는 것일까.

첼리스트일까!

아니면

천상의 악동들일까!"


아!

첼로 연주자는 조각가였다.

그의 손길이 움직이는 데로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은빛 첼로!

그것도 스테인리스 첼로가 연주를 한다.


"믿을 수 없어!

아니

말도 안 돼!"


은빛 첼로!

그 선율은 전시관에 울려 퍼졌다.

은은하게

묵직하게

잔잔하게

고요의 경계를 넘어 관객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은빛 첼로(스테인리스) 도흥록 조각가/거제섬꽃축제(2023)


소유!

처음으로 작품을 탐냈다.

은빛 첼로!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밤마다

천상의 악동이 내려와 연주할 것만 같았다.


얼마나

긴 시간의 작업이었을까.

은빛 첼로가 만들어지기까지!

나는 보고 소유하고 싶을 뿐!

조각가의 고뇌와 힘든 여정을 잊고 있었다.


은빛 첼로!

그 선율에 가슴 깊은 곳에서 기쁨과 설렘이 꿈틀거렸다.



은빛 첼로 도흥록 조각가/양평카포레/상설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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