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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Nov 23. 2023

어떻게 해야 할까!-1 **

상상에 빠진 동화 0527  인터넷으로 살면 될 거야!

1. 인터넷으로 살면 될 거야!




며칠째

아파트 단지에 전기공사 차량이 들락거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아파트 전기 공사를 한다는 방송을 했다.


“어쩌나!”

아파트 단지 전기 공사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성수> 엄마는 33층까지 걸어 올라갈 일이 까마득했다.

아파트 관리소에 전화했지만 여섯 시간 후에나 전기가 들어온다고 했다.


<성수> 엄마는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아파트 입구 커피숍으로 갔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그리고

사과주스 두 잔, 치즈 케이크 두 조각을 샀다.

앞으로 여섯 시간을 카페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아이들은 주스를 마시며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자리가 불편한 지 아들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짜증을 냈다.


“엄마!

전기가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

아들 <성수>가 물었다.


“오빠!

전기가 없으면 인터넷으로 살지.”

하고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딸 <연주>가 말했다.


“호호호호!

맞아.

인터넷으로 살지.”

하고 엄마도 웃으며 아들에게 말했다.


“엄마!

정말 인터넷으로 살 수 있어요?”

하고 아들 <성수>가 물었다.

엄마랑 동생이 말하는 것을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너희들!

핸드폰 가지고 인터넷만 하잖아.

그러니까

인터넷만 하면 잘 살 거야.”

엄마는 아들과 딸이 핸드폰을 가지고 검색하며 노는 모습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럼!

엘리베이터가 안 되면 인터넷으로 올라갈 수 있어요?”

하고 <성수>가 물었다.

인터넷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당연하지!

오빠. 

인터넷으로 드론 택시를 부르면 되잖아!”

어린 동생 <연주>가 오빠가 생각하지 못한 말을 했다.


“맞아! 

드론 택시! 

그걸 부르면 되겠다.”

하고 오빠 <성수>가 엄마를 보며 말했다.

요즘 

<성수>는 관심이 많은 드론 택시를 부르자 했다.


“드론 택시 부르면 올라갈 수 있는데 엄마가 창문을 모두 잠그고 나왔어.”


“그럼 어떡해!”

아들은 엄마 말을 듣고 실망하는 눈치였다.


“엄마!

그럼 아파트 옥상에 가서 내리면 되잖아!

그리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비상문을 열어달라고 하자.”

딸은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 엄마에게 말했다.

아파트 가장 높은 층에 사는 성수 엄마는 딸이 생각하는 게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전화해.”

딸 <연주>는 커피를 마시는 엄마에게 재촉했다.


“연주야!

아파트 관리소 직원이

33층까지 올라가려면 너무 힘들어서 안 돼!”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두 자녀를  키우는 엄마에게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다.


“엄마! 

그럼 철물점에 가서 밧줄을 사자!”

하고 딸이 말하자


“뭐 하려고?”

오빠가 동생에게 물었다.


“옥상까지

드론 택시를 타고 간 뒤

옥상에 밧줄을 매달고 오빠가 내려가서

창문으로 들어가는 거야!”

하고 동생 <연주>가 신나게 말했다.


“엄마가 창문을 모두 잠갔다고 했잖아!”

오빠는 안타까운 마음에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럼!

가장 작은 유리창을 깨고 오빠가 들어가면 되겠다.”

동생 <연주>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어떤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호호호호!

그것도 좋겠다.

그런데 

유리창을 깨면 돈이 들고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는데!”

엄마는 딸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도 자세히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엄마!

유리창을 깰 때는 우리가 옥상에서 소리치면 되니까 걱정 없어요.”

하고 <연주>가 말하자


“맞아!

엄마 그렇게 할까요?”

오빠 <성수>도 동생이 말하는 대로 하면 될 것 같았다.


“엄마! 

빨리 결정해요.”

카페에서 한 시간을 넘게 있던 딸 <연주>는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엄마! 

그냥 있을 거예요?”

아들 <성수>도 빨리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좋은 수가 없을까!”

엄마는 조금 남은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이삿짐센터의 사다리차가 좋을까!

아니면

소방서에 전화해서 소방헬리콥터를 이용할까!”

엄마는 드론 택시보다는 사다리차나 소방헬기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엄마! 

소방헬리콥터 불러요.”

연주는 이왕이면 헬리콥터를 타고 싶었다.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려!

엄마가 잠깐 나갔다 올게.”


"네!"

하고 아들과 딸이 대답했다.


엄마는 아파트 관리소를 향해 걸었다.

전기가 언제 들어오는지 알고 싶었다.


그림 나오미 G



아파트 관리소가 보였다.

하지만 

가던 길을 멈췄다.


또! 

전기가 나가는 일이 있을 텐데.”

하고 말한 엄마는 뒤돌아서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성수야! 

연주야! 

가자.”

엄마는 의자에 앉아있는 아들과 딸을 불렀다.


“엄마!

헬리콥터 온데요?”

<연주>가 일어서며 물었다.


“아니!”


“그럼!

사다리차 불렀어요?”

아들 <성수>가 일어서며 엄마에게 물었다.


“아니!

우리는 걸어서 올라갈 거야.”

엄마는 결심한 듯 아들과 딸에게 말했다.


“오 마이 갓!”

<성수>는 지난번에 엄마랑 33층까지 한 번 걸어 올라간 뒤

다시는 걸어 올라가지 않겠다고 했었다.


“아들!

앞으로 전기가 나가는 일이 많아질 거야.

그러니까 

운동한다 생각하고 걸어올라 가자.”

엄마는 얼굴이 찌그러진 아들과 딸을 보고 말했다.


“싫어요!

너무 힘들단 말이에요.”

<성수>는 33층이 얼마나 멀고 힘든지 알고 있었다.

<성수> 눈가에 벌써 슬픈 표정이 보였다.


“오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 올라가자.”

동생 <연주>가 오빠 손을 잡고 말했다.


“넌!

33층을 걸어 올라가면 얼마나 멀고 힘든지 몰라서 그래.”

<성수>는 동생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성수야!

오빠가 싫다고 하면 동생이 무서워하지.

동생을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야지.”

엄마는 <성수>를 달래기 시작했다.


“그래도 싫어요!”

<성수>는 정말 33층까지는 걸어 올라가고 싶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자.”

아파트 입구에 들어선 엄마는 아들과 딸에게 1층 계단을 오르기 전에 말했다.


“우리 2층마다 올라가서 쉬자!

그리고

33층에 다 올라가서 집에 들어가면 엄마가 선물 줄게.”

하고 말한 엄마도 힘이 없었다.

하지만

자녀들 앞에서 강한 척해야 했다.


엄마는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전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었다.


“알았어요!”

딸 <연주>가 먼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성수>도 마지못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엄마!

다음에 1층으로 이사 가자.”

딸 <연주>는 1층에 살면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지 않아도 되니까 좋을 것 같았다.


“그럴까!

아빠에게 물어보자.”

엄마도 가끔 1층에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동안

펜트하우스에 산다고 친구들이 부러워했다.

하지만

전기가 나갈 때마다 1층으로 이사하고 싶었다.


“엄마! 

힘들어요?”

딸 <연주>가 시장바구니를 들고 제일 뒤에 올라오는 엄마에게 물었다.


“아니!
천천히 가.

힘들면 바닥에 앉아 쉬어 가고.”

엄마는 아들과 딸이 33층까지 올라간 후가 더 걱정이었다.

지난번에도

<성수>는 일주일 동안이나 다리가 아프다고 했었다.


“알았어요!”

<연주>는 천천히 올라가다 힘들면 계단에 앉아서 쉬었다.

<성수>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성수야!

잠바 벗어서 엄마 줘.”

성수는 잠바를 벗었다. 

그리고 엄마에게 주었다.

아파트 계단은 창문이 없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너무 더웠다.


“엄마!

이제 8층이야!”

숫자를 보고 <연주>가 말했다.


“힘들지!”

엄마는 멈춰 서서 아들 딸을 바라보며 물었다.


“응!”

처음 계단을 걷게 된 딸 <연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아파트 비상계단을 오르는 사람은 <성수> 가족뿐이었다.

앞장서서 걷던 딸 <연주>는 비상문을 열고 엘리베이터가 운행되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점검 중>이라는 글씨만 빨갛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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